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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만병통치약 황도 간수메(통조림) 본문

문화의 향기/추억을 길어올리는 우물

어렸을때 만병통치약 황도 간수메(통조림)

썬도그 썬도그 2008. 7. 1. 01:07


어렸을때 몸이 아파서 하루종일 방안에 누워있으면 아버지는 가게에 가서 황도간수메, 백도간수메를
사오셨습니다.  어렸을때 간수메라는 단어가 상표명인둘 알았습니다. 그런데 통조림 어디에도 간수메라는
단어는 없더군요. 그 통조림을 아픈몸을 일으켜 먹으면  정말 신기하게도 빨리 낫는것 같습니다.

만병통치약이였죠.  그렇게 복숭아간수메는  아프면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또한 아픈사람이 있는 병원에
가면 복숭아 간수메를 먹었구요.  제가 고1때 어머니가 몸이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여름방학때
보충수업이 끝나면  충무로에 있는 병원에 가서 병간호(병간호 할것도 별로 없지만)를 하면서 손님들이
사온 각종 통조림을 먹었습니다. 복숭아 간수메는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20살떄였나. 술먹고 새벽에 들어와 헤롱거리고 있을때
식탁위에 놓은 복숭아간수메를 보고서 너무나 먹고 싶더군요. 반쯤 따진 통조림에는
절여진 복숭아가 가득들어있더군요.  몰래 하나먹고 가슴을 좀 조렸습니다.  아프지도 않는데 먹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혹시 식구중에 누군가가 아픈데  환자가 먹는 것을 먹은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하나이상을 못먹었습니다. 다 먹고 싶었는데 말이죠. 해장할것이 없어서 국물 쭉 들이키고 싶었는데

그리고 나이가 들고 한참후에 알았죠.  복숭아 간수메의 간수메는 통조림의 전라도 사투리이구(부모님이 전라도 분시임) 아무때나 먹어도 되는 음식인데 단지 당분이 많아서 환자들에게 좋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모르고  평상시에는 그걸 사먹어도 된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내 지나간 모습을 보니 아둔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사실 복숭아 간수메 먹고싶을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프지 않으니까 먹으면 안된다는
자기검렬이 있었죠.

 몇일전에 마트를 갔다가 복숭아통조림을 보고 하나 챙겨들었습니다.
아플떄가 아닌 멀쩡할때 먹어보자 하고요. 제가 병이 잘 없어서 병원에 누워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30살이 넘고도  몸 멀쩡할떄도 먹어보지 못했네요. 또한 복숭아통조림보다  먹을게 넘치고 넘쳤으니 그걸 먹을 기회는 더 없었죠.

하지만 어렸을떄 추억도 살리면서 그 자기검렬의 장막을 뛰어넘어보고자 했습니다.
복숭아통조림은 약이 아니다.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냥 음식이고 그것도 생복숭마보다 천한 음식이다
라고 읇조리면서 집에서 한조각을 떠먹었습니다.  말랑말랑한 복숭아가 목을 힘있게 넘어갔습니다.

끈적끈적거리는 과육이 든 과즙이라고해야하나?  국물을 한모금 했습니다. 예전에 그 국물 한방울이라도
방바닥에 떨구면  집안 개미들이 잔치상을 벌렸는데 
그런데 맛이없습니다. 그냥 달기만합니다. 느끼해서 못먹겠더군요. 그래도 복숭아는 말랑말랑해서
잘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렸을떄 먹던 그 맛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복숭아통조림은 아파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
그래서 당분간 먹지 못할것 같습니다.  최근에 아픈적이 별로 없는데  감기 제대로 걸리면 다시 먹어봐야
겠습니다.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습니다.

그 어렸을떄 먹은 그 추억의 맛 복숭아간수메..  죽기전에 먹어봐야겠습니다.
캔뚜겅을 따면 찰랑찰랑 넘실넘실되던 그 국물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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