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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8년만에 음악시디를 사게한 영화 원스

by 썬도그 2008.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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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에는 누구나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라디오에서 DJ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음악을 소개받으면서 하루를 정리했었죠.
지금 10대 20대도 그렇지만 정말 그 나이떄는  음악을 정말 많이 듣는것 같습니다. 

유행가요의 가사가 내 심정을 대변하는것 같으면 사랑에 빠진것이고   이별노래를 듣다가 울컥하면
심한 실연을 당한것이구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음악을 듣지 않게되더군요.  거기에  불법MP3가 대량으로 유통되던 2천년도 어디쯤에서
나의 음악사서듣기는 PAUSE버튼이 눌러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공짜로 듣는 MP3재미에 푹 빠져 살았죠.
그 이후로  음악시디를 안샀습니다. 음악의 값어치가 떨어지다보니(쉽게 무료로 구할수 있으니) 음악에
대한 애정도 사라지더군요.  뭐 나이덕도 있긴합니다. 결국은 음악시디도 안사고 MP3 다운받는것도 2년전부터는 아예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음악을 잘 안듣습니다. 가끔 심심할떄면 예전에 샀던 음악시디를
틀어놓고  잘들기는 하는데 그것도 가끔 입니다.

그렇게 음악은 나에게서 떠나갔습니다.


오늘 영화 원스를 봤습니다. 하도 입소문이 대단해서 벼르고 벼르고 벼르다가 상영이 끝났습니다.
개봉관이라고 해봐야 10개도 안되는 영화 원스,  내가 사는곳에서 하는곳이 없고 가장 가까운곳이
월드컵 경기장이더군요.  결국 못갔죠. 

그런데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금천구에 유일하게 있는  멀티플렉스관인 프리머스에서
프리머스 뮤직영화제를 하더군요. 멀티플렉스관에서도 영화제를 하네요.  영화제라고 하기엔 옹색하지만
보고 싶던 원스를 하더군요.   비도 오고 쌀쌀한 날씨속에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안보신분들은 유념하십시요
사실 스포일러를 알고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저도 어느정도 내용을 알고 봤거든요

영화는 음악영화답게 시작하자 마자 어큐스틱 사운드가 흘러넘치더군요.
길거리 음악가인 남자는  오늘도  아일랜드 시내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껄렁한 녀석이 와서는 신발끈을 묶는척하면서  주위를 서성이더군요. 남자는  이 녀석이
거리공연해서 모은돈을 훔칠려고 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손대지 말라고 윽박지른디 노래를 부르는데
이 녀석이 돈이든 기타케이스를 들고 튑니다.  남자는 쫒아갑니다. 그러고 둘은 지쳐서 헉헉거립니다.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닌듯 하더군요.  남자는  그 녀석에게 돈이 필요하면 달라고 합니다.

녀석은 5유로를 요구합니다. 남자는  자기생활도 궁색한데  돈을 선뜻 줍니다.
뭐야이거~~  너무 착한 영화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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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남자는 너무 착합니다.  착하다못해 순박해 보입니다.


그 여자 남자에게 다가오다


밤에도 남자는 공연을 합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그의 노래를 한 여자가 듣습니다.
10센트를 내면서 듣지 못한 노래다,  너의 노래가 맞느냐고 말을 먼저 건냅니다.  
여자는 잡지를 사라고 권유합니다. 남자는 손사래를 치면서 돈이 없다고 합니다.
여자는 노래를 들으면서  헤어진 그녀생각을 아직도 하느냐며 묻습니다.  남자는 어이없어하면서
그럴리 없다라고 잡아때죠. 하지만 여자는 압니다. 이 남자의 노래속에  여자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다는것을요.
사실 사랑을 깊이 해본사람은 압니다.  이 가수가 정말 사랑을 해본 가수인지 아닌지를요.
그래서 10대가수들의 노래가 깊은 울림이 없는것은  거짓감정으로  노래를 부르기 떄문이죠.
특히 기획사에 의해 키워진 가수들은  노래에 감정이 없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테크니션들이지 그 노래에
자신의 감정을 싣지 못하다 보니 잘 안듣게 되더군요.  가수들의 가장 명곡들은  그 가수가 사랑에 상처받고
힘들어 할떄 만든 곳들이죠.  그래서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듣고 있으면 이 사람 상처 심하게 받았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에 대한 상처를 한눈에 알아봅니다. 남자는 흠찟놀라면서 이 여자가 좋아집니다.
자신의 노래 한곡 듣고 발가벗겨으니까요.  둘은 그렇게 친해집니다


디지털캠코더로 찍은 가난한 영화와 가난한 두주인공

남자는 진공청소기 수리공입니다. 아버지를 도와서 수리공일도 하지만 거리공연도 합니다.
하지만 벌이는 변변치 못해 차도 없습니다.  여자는  체코출신의 이민자입니다. 거리에서 꽃을 파는게
그 여자의 직업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떄문에 피아노를 배웁니다. 이 설정을 보고서  와 이거~~~ 무슨 신파영화냐~ 했습니다. 참 유치한 설정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화 그 설정을 유치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두 주인공도 가난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영화제작사도 가난합니다.   얼마나 영화가 가난하게 찍었는지   캠코더로 찍은 흉내를 낸  클로버필드
를  보는줄 알았습니다.  영화는 조악한 카메라와 조명  정말 기본도 안되어 있더군요. 상업영화라면 이영화
관객모독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35mm로 찍을 돈이 없어 디지털 캠코더로 찍은 독립영화입니다.
정말 영화는 영상미는 하나도 없습니다.  촛점도 안맞은 화면  실내에서는 노이즈 과다 발생,
카메라는 트라이포드도 없는지 멀정한 씬에서도 흔들립니다.
마치 2백만화소 똑딱이로 촬영한 영화같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의 마법은 거기서 생겨납니다.
두 가난한 주인공을  고급스런 카메라로 담았다면 이 영화  자체에서 느낄수 있는 느낌은 사라졌을것입니다.


남자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다

10년전에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를 궁금해하는  여자에게 남자는 사랑을 느낍니다.
남자와 여자는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여자가 잘 아는 악기점에서 둘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춥니다

이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남세스럽게 왠 눈물인가 하면서 이상했습니다. 왜 눈물이 나지?
한 1분동안 이 정체모를 눈물에 대해서 스스로 이해시켜야 했습니다. 슬픈가? 아닌데 슬플장면도 아닌데
뭐야 슬퍼서 흘리는 눈물도 아니면  웃겨서 배꼽잡으면서 나오는것도 아니고   정체를 모르겠더군요.
다만  이 노래를 부른 실제 인디밴드의 리더인 글렌 핸사드의 얼굴과 노래 그의 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것
같더군요.  카타르시스인가요. 그런것 같습니다.  노래듣다가 눈물 흘려보긴 참 오랜만이네요.


그러나 여자는 그 남자의 사랑을 거부합니다.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직감합니다. 다음날  여자에게 사과를 합니다. 그리고 여자는 자기를 보여줍니다.
여자는 딸을 가진 여자였습니다.  여기서 충격을 먹을만한데 남자는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갑자기 남자3명이 들어옵니다.  그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TV가 있는 집이 자기집이라서 TV볼일이
있으면 들어온다고 합니다.  ㅠ.ㅠ  아일랜드에도 저런곳이 있구나.   다 동유럽 이민자들입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노래를 하나 선물합니다. 가사는 직접 지어보라고 하면서

여자는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만듭니다


이 장면도 참 아름다운 장면이죠.  이 장면을 보면서 이 영화 뮤지컬 영화같다고 느껴지더군요.
노래가 두 남녀의 심정을 대변하면서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뭔가 다릅니다. 노래가 소재가 되지만 주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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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여행을 떠납니다. 남자는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에게 한나절의 일탈을 선사해줄 요량으로
아버자의 오토바이를 몰래 끌고 나옵니다.  20대초 운전면허 따자마자 사랑하는 여자를 드라이브 시켜주기
위해 아버지차 끌고 나온 모습이라고 할까요.  30대중반즘  되어  보이는 남자는  20대 초의  풋풋함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 오토바이 장면도 참 뭉클하더군요.  저런 비단결같은 심성의 사람이 진짜 있긴 할까? 하면서도
두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하더군요. 그런데 그 짧은 여행에서 여자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자는 2년전에 결혼했구 지금 별거중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몰라주는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남자의 어꺠에 기대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남자는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유부녀라는 사실을 또 쉽게
받아들입니다. 쉽지는 않겠죠. 억장이 무너지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또 그녀를 만날수 있을테니가요
거기서 길길이 날뛰고 했으면  여자가 부담스러워서 남자 만나겠어요. ^^

남자 음반내다.

남자는 음반을 낼 생각입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여자에게 자기노래의 반주를 해달라고 합니다.
여자는 자기일처럼 스튜디오계약할떄 악다구니를 써서 돈을 깍아서 계약합니다. 그리고 스튜디오의 PD는
그저 그런 놈들이라고 생각하고 대충 레코딩 해줄려고 합니다

그러나 PD는 노래를 듣더니 심상치 않음을 압니다.   이 녹음 장면도 참 좋더군요.  결국 그 레코딩을 담당한
직원은  자기차에 녹음멤버들을 태우고  카테스트(녹음후 최악의 스피커로 듣는 테스트)겸 가까운 바닷가로
갑니다.  마치 그 PD가 저와 같더군요.

그냥 입소문이 좋은 영화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 영화 올해 아니 근 몇년사이에 본 영화중
최고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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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 중간의 휴식시간에 여자는 남자가 작곡해주고 자신이 작사한 곡을 부르면서 흐느껴 웁니다.
남자는  자신과 함께 런던에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여자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단어가 나왔을때
둘은 현실을 인식합니다. 여자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머니와도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남자는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지만 여자에게 사랑은 현실입니다.
남자에게 사랑은 과거지만 여자에겐 현실이고 현재형입니다.

그렇게 밤샘녹음을 마치고 두 남녀는 헤어집니다. 남자는 자기집에서 차한잔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여자는 거부합니다. 아무일도 없이 아무목적도 없이 남자의 집에 가면 불장난을 할게 뻔하기 때문이죠.
남자는 오빠~~ 믿어라고 말하지만 여자는 사랑에 대해서만은 순진하지 않습니다.  결국 여자는 약속을
합니다. 내일가겠다고.   하지만 여자는 오지 않습니다

남자는 런던으로 앨범계약을 하러 가는 마지막날 여자집을 찾아가지만 여자를 만나자 못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10년전 헤어진 애인에게 전화를 합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요. 아마 여자가
용기를 준듯하네요.    남자는 런던으로 떠나기전에 아버지가 준 돈으로 여자에게 큰 선물을 하나 해주고
갑니다. 그 선물은 직접 보시는게 좋을듯하네요.


참으로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본듯 합니다. 입소문이 좋은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좋은 영화일줄이야
지금 이글을 쓰는 이밤이 행복해 질 정도네요.  영화가 신파조의 인물배치에 처음에 식상할 준비를 했다가
두 남녀의 결말을 보면서  보통의 신파조 영화와 많이 다른 열린결말인것 같아 좋았습니다.
정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모든것을 주고 싶다고 하는데 그 느낌을 온전하게  전달 받은듯 합니다.
그것도  구차하고 시끄러운 대사보단  음악으로 관객에게 들려주는 모습은 세련되어 보이더군요

한편의 아일랜드 영화가   지구 반대쪽에 있는 나에게 감동을 주다니  계속 감탄만 하고 있는 밤이네요
영화를 보고 내려오는길에  음악시디를 샀습니다 싼 가격은 아니더군요 요즘 시디가격이 1만4천원
하는지 원스떄문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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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구석에 있는  시디플레이어를 오랜만에 먼지를 털어야 겠네요. 한동안 이 영화의 노래속에
살것 같습니다.  지금 보니 DVD로 발매 되었네요. 안보신분들은  꼭 보셨으면 합니다. 특히 음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별점 무척 짠놈입니다만  ★★★★1/2 주고 싶습니다.
별 다섯에서 1/2이 모자르네요.  그 1/2은  여러분들이 많이 보시면 채워질것입니다.

P.S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을 올라가고 있었지만 극장안에 있던 10명은 한명도 일어서지 않았습니다.
엔딩크레딧까지 다 보고 일어섰습니다.  그 엔딘크레딧에는 재미있는것이 하나 있었는데
이 원스의  노래가사에 대한 번역을  클래지콰이의 알렉스가 했더군요.



  http://www.yes24.com/event/00_Corp/2008/0407BlogFestival_Info.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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