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성수동 카페 거리는 젠트리 현상으로 5년 안에 붕괴될 듯

by 썬도그 2023. 3. 26.
반응형

서울이 멋진 도시일까요? 아니 구체적으로 말해서 관광으로서의 서울은 좋은 도시일까요? 전 결코 관광하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높은 물가, 볼만한 관광지가 많지 않은 점 등등 짧은 시간 머무르면서 즐기기에는 많은 것이 아쉽죠. 물론 장기 체류하면서 한국의 멋과 맛을 느끼면 말이 좀 달라지지만 짧은 시간에는 도쿄와 서울과 북경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이 저뿐일까요? 한국은 관광수지가 무려 21년 연속 적자입니다. 한국 사람도 여행을 국내가 아닌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100만원 들고 한국에서 보내는 것보다 동남아 같은 저렴하지만 서비스 좋고 즐길 것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게 현명합니다. 솔직히 한국 유명 관광지는 풍광만 좀 볼만하지 각종 바가지 상술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그래서 전 국내 여행을 가도 그 지역의 맛집이나 먹거리를 찾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관세 없이 살 수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하 면세 관광을 하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사드 사태 이후 그리고 앞으로도 올 것 같지 않자 관광수지 적자는 2017년 147억, 2018년 131억 적자 등등 꾸준히 100억 달러 이상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한국은 관광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는 나라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핫플레이스라는 곳이 하나 같이 이미지기 비슷해서 여기나 저기나 별 다른 것이 없습니다.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 성수동 카페 거리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5년 전에 처음 가봤습니다. 응봉산 개나리 사진 찍고 서울숲을 좀 보다가 뒷길로 나오니까 별천지였습니다. 평범한 70~80년대 우후죽순으로 지어진 붉은 벽돌 다세대 주택가가 1층이나 건물 전체를 카페나 식당, 팝업 스토어로 운영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독특했습니다. 성수동은 독산동과 비슷한 곳으로 준공업 지역입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보시면 성수역 일대의 카페 거리는 일반 주거 징ㄱ이 아닌 준공업지역으로 공장과 주택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풍경 자체는 공업 지역 냄새가 꽤 납니다. 독산동과 비슷하죠. 그러나 이 공장들이 서울의 높은 땅값 상승으로 인해 공장주들이 공장 지역을 팔고 그 돈으로 시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파주, 시흥 가보세요. 곳곳에 공장이 가득합니다. 공장이 떠난 곳에 독산동은 오피스텔을 올리지만 성수동은 카페나 식당이나 홍보 매장을 올리고 있습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누가 봐도 작은 공장 건물을 허물지 않고 페인트와 리모델링만 해서 카페로 변신시켰고 이런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이런 이색 주제의 카페와 쉼터 같은 공간이 성수동에 꽉꽉 차 있습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이 건물 보세요. 누가 봐도 서울 어디 가도 볼 수 있는 붉은 벽돌 다세대 주택이잖아요. 1층도 집이었고 담이 있었겠죠. 그런데 1층은 와인바로 변신했어요. 이런 식의 주택은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웠어요. 한국은 주택지역, 상업지역을 분리하거든요. 그래서 근린생활 시설을 주택가 주변에 배치합니다.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을 분리해야 소음과 냄새 등으로부터 자유롭잖아요. 

반응형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오랜만에 찾은 성수동은 활기가 넘쳤습니다. 성수동의 매력 중 하나는 아파트가 안 보인다는 겁니다. 제가 사는 곳만 해도 10년 전에는 아파트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군부대 떠나고 공장 떠나자 그 자리에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바로 솟아 올랐어요. 대형마트도 생기고 상가도 많이 생겨서 생활 편의는 대폭 증가했는데 매력은 전혀 없어요. 그러나 이런 성수동 풍경은 아파트가 안 보여서 좋네요. 무엇보다 고층 빌딩이 안 보이니 하늘이 많이 보여서 좋아요. 눈 오고 비 오면 그 날씨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고요. 개성 넘치는 상점들이 많고 꽤 많이 생기고 있어요.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이런 건물들을 보면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뜯어온 듯 해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사진 찍기 바쁘더라고요. 성수동 카페 골목 돌 때마다 일본, 미국, 유럽을 수시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연진이가 좋아하는 디올 매장도 있고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경성풍이라고 하지만 일본 제국 지배 시절 유행했던 유럽 디자인을 재해석한 일본풍 인테리어 집도 있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근대 디자인 중 하나죠. 

그런데 이상하게 5년 전과 달리 감탄 보다는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특히 이 시계를 보면서 우울감은 더 커졌습니다. 여기가 유럽인가?부터 시작해서 이 시계는 최근에 지어진 건물 앞에 많이 보여서 유럽 사대주의인가 라는 생각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성수동 핫플레이스의 인기도 앞으로 조금 더 상승한 후 10년 후에는 인기가 많이 떨어져 2년 전 삼청동 꼴이 날 것 같아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성수동 카페 거리의 미래와 그 이유 3가지 

성두동 카페 거리는 미래가 밝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1. 홍대, 망원동, 세로수 길과 뭐가 달라? 특색 없는 풍경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위 사진은 어디 같으세요? 10년 전이라면 이런 공간이 서울에 많지 않았습니다. 홍대 일대만 이런 풍경이었죠. 그런데 현재는 망해버린 가로수길의 대체 길인 세로수길과 망리단길이라고 하는 망원동,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는 느낌의 경리단길과 심지어 경주에는 황리단길도 있습니다. 어딘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공간이 전국에 너무 많아졌어요.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차별성이 없습니다. 그것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맛집이나 그곳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제품을 파는 상점은 그나마 낫지만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나 문화 공간, 음식점은 그냥 집 근처 가는 게 낫죠. 차가 있는 분들이라면 주말에 파주, 일산, 시흥 등등 교외로 나가지 점점 비슷한 공간이 늘어가는 다국적 이색 상점 지역을 일부러 찾는 발길이 늘지는 않을 겁니다. 성수동에서만 파는 상품을 여의도에서도 팔고 종로에서도 팔면 가까운 곳으로 가죠. 그리고 성수동은 서울 중심이 아닌 점도 아쉬운 점입니다. 너무 동쪽에 있어요.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이런 점점 비슷한 지역이 많이지면서 분산 효과로 상권이 위축될 수 있는데 그걸 막는 방법으로는 하나의 주제로 뭉친 상점가입니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으로 많은 상점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10년 전만 해도 서울 곳곳에 전문 특화 상점이 뭉쳐 잇는 곳이 많았습니다. 이태원 엔틱 거리나 가구 거리 등등 특정 카테고리 제품만 파는 상가 지역이 많았습니다. 

성수동은 수제화로 유명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수제화 파는 곳이 다른 지역보다는 꽤 많았지만 전문 상가 거리 느낌은 없었습니다. 가끔 하나씩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성수동을 가고 싶게 만들게 끔 하는 뭔가가 있으면 해요. 그나마 있다면 브랜드들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들이 엄청 많은 점이 차별화의 하나이긴 한데 이 팝업 스토어 원조는 가로수길이었습니다. 

각종 IT 신제품 발표회를 가로수길에 해서 수시로 찾아 같었는데 요즘 가로수길은 상점의 20~30%가 임대 딱지가 붙은 빈 상점들이 가득합니다. 성수동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젠트리 현상이 성수동에도 터질 수 있습니다. 

2. 임대료 폭등 젠트리 현상이 본격 시작되는 성수동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제가 성수동을 가보고 싶게 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특정 브랜드 체험 매장이자 팝업 스토어가 유독 성수동에서만 운영하더라고요. 집에서 너무 멀어서 가기 싫은데 팝업 스토어에서 제품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어서 가보고 싶은데 그 마저도 포기하게 할 정도로 멉니다. 성수동 곳곳에는 팝업 스토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팝업스토어도 가로수길처럼 사람들이 떠나면 다른 곳에 생깁니다. 

사람들이 떠나게 하는 이유는 많죠.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젠트리 현상 일으키면 됩니다. 임대료를 기존보다 2배 이상 올려서 상인들이 가격을 기존보다 2배로 올리게 하면 손님이 줄고 손님이 줄면 장사가 안 돼서 폐업을 하고 그러면 삼청동이 되고 가로수가 되는 겁니다. 성수동은 안 될 것 같죠? 됩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서 성수동 일대가 임대료가 4년 만에 무려 2배나 폭등했다고 해요. 젠트리 곧 시작될 겁니다. 이 고금리에 가처분 소득은 계속 떨어지는데 누가 비싼 돈 주고 즐기려고 하겠어요.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성수동 상권은 대림창고 인근의 연무장길과 뚝섬역과 서울숲 인근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중에서 연무장길은 최근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습니다. 다른 골목보다 길이 넓어서 걷기다 좀 더 좋더라고요. 그런데 연무장길도 임대료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하죠. 

성동구 발표 연무장길 일대의 2022년 기준 평당 임대료는 15만원이라고 하죠. 10평이면 150만 원입니다. 이 가격 높은 가격이 아닙니다. 참고로 핫플레이스도 아닌 집 근처 대형 아파트 단지 상가 10평짜리 임대료가 250만 원이나 합니다. 10평에 250만 원 정도는 여의도 같은 수요가 받쳐주는 곳이나 가능한 가격인데 미친 임대료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완공된 지 이제 6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빈 점포가 많습니다. 최근 임대료를 낮추니 그나마 점점 채워지고 있습니다. 

10평에 150만원 정도는 괜찮습니다. 버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로수길과 삼청동처럼 250만 원을 넘어가서 300만 원 이상 넘기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작렬할 겁니다. 그런 높은 임대료를 견딜 수 있는 상점은 많지 않습니다. 있다면 프랜차이즈 정도죠. 그렇게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나마 있던 개성 넘치던 상점들이 사라져서 사람들은 안 찾게 되고 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성수동의 미래가 이 임대료 때문에 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평균 임대료는 전체 상가의 임대료로 2층, 3층 포함입니다. 아시겠지만 상점은 1층이 가장 비쌉니다. 1층으로만 국한하면 평당 25만원으로 10평에 250만 원을 매달 내야 하는 젠트리 초입 단 게의 임대료에 도달했네요. 

위에서 소개한 수제화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 주장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그나마 있던 수제화 상점들이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성수동은 핫플이 아닌 삼청동, 가로수길을 잇는 3대 젠트리 현상 지역으로 불리울 겁니다. 그나마 삼청동은 5년 이상 빈 상점으로 채우더니 최근 임대료가 낮아졌는지 다시 하나둘씩 갤러리와 상점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나마 성동구가 젠트리 현상을 잘 알기에 프랜차이즈 입점 금지와 가파른 임대료 상승을 막는 행정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게 잘 안 되면 또 하나의 경리단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주변에 특별한 관광 거리가 없다

서울에 관광지는 많지 않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지역인 4대문 안 쪽인 종로구, 중구나 꽤 볼게 많지 다른 지역은 딱히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한강이 여가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지 딱히 매력적인 관광지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볼 것이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서울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풍경입니다. 성수동도 초기에는 신기하다 했는데 이번에는 홍대와 망리단길과 다를 게 없더라고요. 이색 카페도 희소성이 있어야지 지금은 인테리어 맛집이 너무 많아요. 이게 다 인스타가 만든 풍경이 아닐까 해요.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성수동 일대는 관광지가 없습니다. 있다면 서울 숲과 뚝섬 일대 한강 유원지 정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보면 서울숲은 노란 은행나무길이 가을에만 예쁘지 다른 계절에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한강도 굳이 여기 한강을 봐야 할까? 여의도가 더 잘 꾸며 놓았는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유원지라고 하는데 뚝섬 유원지는 수영장 말고 딱히 즐길 것도 없습니다. 놀란 것은 이 뚝섬 유원지에 20,30대들만 가득하더라고요. 제가 최고 연령자 였을 정도로 노인 분들은 전무하고 온통 20,30대 분들만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중노년은 산으로 올라가고 젊은 사람들은 강가에서 노나 봅니다. 이건 무슨 사회 현상인가요? 뭐하나 봤더니 술 마시는 분도 있고 음식 먹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피크닉이더라고요. 집 주변에 공원이 없다 보니 이 멀리까지 와서 노네요.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제가 놀란건 또 있는데 그 유명한 자벌레라는 공간은 10년 전에 들릴 때는 문화 공간으로 각종 전시회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들어가 보니 그냥 도서관이더라고요. 아니 도서관 운영할 거면 뭔 자벌레 형태로 만들었나 했네요. 1층에 갔더니 거기도 카페형 도서관이었어요. 누가 한강에 공부하러 오겠어요. 서울시민 세금으로 만든 공간을 이렇게 허비하고 있네요. 그럼에도 그나마 한강에서 놀다가 저녁을 성수동에서 먹을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음식 가격이 오르면 성수동도 젠트리 직격탄을 맞고 붕괴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수동 카페 거리 젠트리 현상

성수동 카페 거리에서 벗어나서 좀 걸으니 이런 연립주택 공간들이 많이 보이네요. 보통 이런 곳은 싹 밀고 아파트를 올리는데 옛 모습 그대로 있네요. 하지만 여기만 이렇지 대로 건너에는 대형 아파트 단지가 완공 준비 중이더라고요. 성수동 상권 붕괴의 신호탄은 팝업스토어들의 이동일 겁니다. 성수동에 유동인구가 줄면 기업들이 먼저 알고 다른 핫플레이스를 물색할 겁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