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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신림 2구역 재개발 지역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다

by 썬도그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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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와 관악구는 이웃구입니다. 그런데 관악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금천구에서 관악구 가려면 구디역 근처의 남부순환도로로 가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고 또 하나는 관악산을 관통하는 산복터널을 지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울대 미술관에서 좋은 전시회를 하기에 버스를 타고 호압사 입구에서 내렸습니다. 서울대 가는 버스를 타려다가 날이 너무 좋아서 걸어가 볼까 생각에 걸었습니다. 산복터널을 지나서 

관악구 아파트들이 나오는데 멀리 마을이 보이네요. 

건너편에는 교회가 있고요. 미림여고 앞 도로라서 이 길을 잘 압니다만 주로 차를 몰고 지나가서 이런 마을이 있는지 몰랐네요. 

전형적인 달동네입니다. 제가 가던 길을 멈추고 이 마을에 들어간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 경험 때문입니다. 저도 90년대 후반까지 달동네에 살았다가 이사를 갔습니다. 이사를 하고 한참 지나서 첫 디카를 사자마자 옛 동네를 디지털 사진으로 담으려고 갔는데 마을은 사라지고 거대한 아파트가 인사를 하더라고요. 

추억이 그냥 다 사라졌습니다. 동네에서 촬영한 사진도 거의 없고 동네를 기록한 사진도 없어서 지금도 내가 태어난 동네는 기억 속에만 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에 오즈모 포켓도 있겠다 이 동네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내려가 봤습니다. 

관악산 자락인 삼성산 계곡에 마을이 생성되었는데 배산임수의 아주 살기 좋은 조건입니다. 텃밭도 가꾸고 있네요. 

거주하는 분들이 있어서 재개발 예정이 없나 했는데 

대부분의 집은 빈집이었습니다. 몇 몇 분들이 아직 살고 있지만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정체를 몰라서 검색해보니 여기가 바로 신림 2구역 재개발 예정지네요. 

곳곳에 경고문구가 보입니다. 재개발을 앞둔 곳의 전형적인 풍경입니다. 
이 신림 2구역은 1960년대에 형성된 전형적인 서울 변두리 마을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많은 20,30대 분들과 서울 중심에 살다가 쫓겨난 철거민들이 국유지에 무허가로 건물을 짓고 살면서 형성된 무허가 주택 지역입니다. 철거민 문제는 꽤 심각했습니다. 지금은 벽산아파트가 있는 금천구 시흥5동도 철거민들이 산기슭에 무허가 주택을 지어서 살았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서울 한 가운데 도시 빈민들을 꼴 보기 싫다고 그냥 강제 철거하고 사람들을 트럭에 태워서 서울 변두리인 관악구, 금천구와 성남시 같은 곳에서 버리고 갑니다. 그렇게 형성된 것이 신림동 천막촌이고 그 천막촌이 그대로 70년대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됩니다. 

한 두곳이 아니죠. 살고 있던 집을 공권력을 동원해서 밥 먹고 있는데 포클레인으로 때려 부스던 시절이 60년대였어요.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그 살벌한 세상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마을 중 하나가 여기 신림 2구역입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문재인 정부는 재개발, 재건축을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런 마을 불도저로 밀고 아파트 세우면 시공사들이 분담금을 요구합니다. 헌 집 밀고 새집 살려면 아파트 높이를 올리는 높은 용적률로도 감당이 안되기에 1억 이상의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죠. 그런데 그 1억이 있어야죠. 결국 아파트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받고 떠납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는 외지인이 살게 됩니다. 

즉 원주민 정착률이 너무 낮다보니 이명박식 뉴타운 사업인 재개발 사업을 막기 위해서 도시재생 사업을 들고 나옵니다. 제가 사는 독산동 우시장 일대가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가끔 돌아보면 이게 도시재생인가? 할 정도로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지역이 낡고 허름하고 살기 불편한 이유는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이 풍기는 누추함이 있습니다. 

이에 도시재생은 먼저 도로를 포장하고 벽화도 그리고 가로등을 LED로 바꾸고 CCTV를 더 달고 화단을 가꿉니다. 이 방식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뭐냐. 거주지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지 않다는 겁니다. 좁은 골목 때문에 소방차도 못 들어오고 택배 차량도 못 지나가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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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원주민이 떠나지 않으면서도 마을을 가꾸는 사업인 도시재생 사업은 지방에서는 먹히는 사업이고 그게 맞지만 서울 같이 부동산 열기가 높은 지역은 오히려 그게 방해가 됩니다. 재개발, 재건축 여력도 계획도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 확실한 곳에서는 도시재생이 맞지만 서울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 도시재생 1호라는 창신동 주민들 결국 다시 재개발 추진한다고 하잖아요. 이게 뭐겠어요. 도시재생해봤더니 삶의 질도, 거주 만족도가 전혀 늘지 않다 보니 집주인들이 오히려 조합 만들어서 재개발해달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런 마을들은 재개발 밖에 해답이 없습니다. 

사진 찍는 분들은 정겹다고 하는 골목이고 저도 정겨운 골목이라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주택이 너무 노후되고 낡아서 새로운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하는 게 낫겠죠. 다만 세입자들이 문제입니다. 집주인들은 무허가 주택이라도 서울시가 그걸 인정해주기에 입주권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무허가라서 건축대장에 등록이 안 되었는데 어떻게 인정하나 했는데 항공사진을 보고 판단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이 신림 2구역은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지나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로 하네요. 총 1487가구의 롯데와 대우건설이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떠나서 집들은 무너지고 있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집도 생물이라서 사람이 안 살면 금방 늙더라고요. 이미 90% 이상의 집은 빈집이었습니다. 

재개발이 되면 뒤에 있는 아파트보다 더 높은 아파트가 올라가겠네요. 

집들을 보면 1970년대 전후로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으로 보입니다. 

이날 날이 좋아서 햇볕에 몸을 녹이는 고양님도 있었습니다. 귀가 짤려 있는 걸 보니 중성화 수술을 받았네요. 이런 재개발 지역이 발생하면 영역 동물인 고양이들이 많이 죽는다고 해요. 그래서 동물보호단체들이 고양이들을 인근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작업도 요즘은 하는데 이게 지자체가 나서지 않으면 민간이 하기는 어렵겠더라고요. 지자체들이나 시공사들이 지원을 해줘야 해요. 요즘은 시공사들도 잘 도와주기도 합니다. 

기록 사진으로 담으려고 왔지만 좀 늦게 왔네요. 너무 많이 무너졌어요. 그럼에도 공간의 형태라도 담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골목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기억의 마중물이 될 사진이겠네요. 

아직 떠나지 못한 분들도 꽤 살고 계시는데 널어 놓은 수건을 누가 가져가나 봅니다. 골목마다 CCTV가 있어서 누가 훔쳐가는지 다 담기는데요. 

 

한국은 건물 수명이 너무 짧죠. 이런 집들은 더더욱 짧습니다. 한국 아파트 수명이 30년이라고 하잖아요. 왜 그런가 봤더니 자재를 싸구려 쓴 것도 크고 일교차와 연교차가 엄청난 나라예요. 여름엔 40도, 겨울엔 영하 20도로 무려 50도 이상의 연교차가 있습니다. 이러니 건물이 내구성 높지 않으면 안 되는데 대충 만들었잖아요. 게다가 배관이 문제예요. 배관만 교체 가능하면 오래된 아파트도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는데 배관 교체가 불가능한 건물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그냥 허물도 새로 지는 것을 더 선호하고 새 아파트가 오죽 최신 기술이 많이 들어가야죠. 그러니 새 아파트가 그렇게 비쌉니다. 저도 이사를 생각하는데 2010년 이후로 지은 아파트를 살펴보려고 해요. 

이사 가면서 버린 쓰레기들이네요. 이런 건 왜 바로바로 수거를 안 해갈까요? 어차피 재개발되는데 그때 치우자는 걸까요?

벽화들이 참 많았습니다. 

몇몇 집에서 TV 소리가 나네요. 

이쪽 집들은 다 빈집이네요. 저 뒤에 교회의 라틴 십자가가 있네요. 

조금 더 내려오니 90년대 지어진 듯한 연립주택들이 좀 보입니다. 

여기도 재개발 하려고 조합 만들고 허물 고를 엄청 반복했나 봅니다. 결국은 재개발이 되네요. 부동산 광풍으로 인해 재개발의 순풍이 잘 불었네요. 참고로 제가 사는 독산1동이 이사 온 후 30년 동안 변화가 없었어요. 정말 동네 안 변하더라고요. 그런데 2년 전부터 단독주택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빌라가 올라가고 공장이 떠나고 오피스텔이 대나무처럼 올라가서 풍경 자체가 변했습니다. 

너무 개발이 안되고 슬럼화 되자 서울시와 현 정부가 도시재생이라도 하라고 지정했는데 신기하게도 아파트 가격, 부동산 가격 오르니까 도시재생 이상의 효과가 나오고 있네요. 독산1동이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되려다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지정 포기를 했거든요. 도시재생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오를까 봐 선정 포기했다가 좀 잠잠해지자 지정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더 폭등하자 도시재생 지정이 오히려 방해가 되어 버릴 정도로 개발이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네요. 

저 멀리 경찰차가 서 있네요. 

구름다리가 있네요. 밑을 보니 계곡이 있네요. 물소리가 졸졸졸 납니다. 신림천의 상류 지역이네요. 아마 재개발할 때 이 계곡을 이용한 경관을 만들 듯합니다. 지금은 복개되어서 일부만 보여요. 

이 빌라들도 함께 개발될듯 합니다. 여기저기 인기척은 없고 이사 가면서 버린 쓰레기가 많이 보이네요. 

작년에 거주자 실태조사를 했네요. 거주자 확인과 이주대책을 마련했네요. 

재건축, 재개발이 꼭 아파트 일 필요가 있나 생각도 해봤는데 아파트만이 용적률을 올리고 추가 분담금을 줄일 수 있고 워낙 아파트가 살기 좋아야죠. 대형 빌라촌 만들어도 좋지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주차 시설 모든 걸 생각하면 아파트가 가장 적합한 형태입니다. 다만 외형이 두부 잘라 놓은 듯해서 보긴 좋지 못하는데 지금 재개발 계획도를 보면 그럼에도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가 나올 듯합니다. 

여기까지가 신림 2구역 재개발 예정지입니다. 

뒤로 돌아보니 신림 2구역 빌라와 건물들이 가득 보이네요. 저 뒤에 있는 산이 관악산입니다. 

그리고 이 앞이 2구역 개발 다음으로 개발될 신림 1구역입니다. 신림 1구역은 신림천까지 이어지고 1구역 중간 신림 천에 신림선 경전철 역이 생깁니다. 예정 가구수는 무려 4,250가구로 대규모 개발이 에정되어 있습니다. 이야길 들어보니 GS컨소시엄을 선정하느냐 마냐로 시공사 선정 단계에 있나 봅니다. 

이미 신림 1구역도 이주한 주민들이 꽤 많네요. 

GS 컨소시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컨소시엄이라는 것이 여러 업체들이 같이 들어와서 아파트를 올리기에 여러자기 건축 문제나 개발 중간과 개발 후 문제가 발생하면 골치가 아파집니다. 우리 업체 책임이 아니다 맞다로 엄청 싸우는 것 때문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나 보네요. 그냥 한 업체가 다 하면 모든 책임 소재 묻기가 편리하고 빠르게 수정하잖아요. 

신림 1구역 지역을 걸으면서 이런 풍경이 서울에 있구나 할 정도로 옛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아파트가 안 보여요. 고개를 돌려서 아파트 안 보이는 서울 지역이 거의 없는데 여긴 저 멀리 좀 있지만 거의 안 보입니다. 

낮은 1층 상가들이 가득하고 마을버스가 지나갑니다. 

호기심에 이면 골목으로 들어가니 골목이 엄청 좁네요. 

이런 골목이 즐비했습니다. 재개발을 안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도시 정비가 필요한 곳입니다. 다만 이런 재개발 지역에는 부동산 업자들이나 투기꾼들이 들락거리고 실제로 여기 아파트 공사비가 6억인데 실제 들어오려면 12억 이상 든다고 하네요. 주변 새 아파트 시세가 14억이니 12억 정도가 맞다고 해요. 엄청난 가격입니다. 

 

집에서 먼 지역은 아니지만 처음 와본 동네라서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부동산 이야기가 많았네요. 게다가 지나가다가 들려서 시간도 없어서 주로 대로 위주로 담았습니다. 이번 주말에 다시 들려서 가능하면 주간과 야간 모두 사진으로 다시 담아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신우초 근처는 3구역으로 거기도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도로 밑으로 계곡이 흐를까요? 딱 복개도로 같은 느낌인데요.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지 LPG통들도 많이 보이네요. 

 

뉴타운 사업이 전형적인 재개발 방식인데 뉴타운 사업의 폐해가 너무 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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