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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가 가져온 독서율 하락이 더 심해지다

썬도그 2022. 1. 1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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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 달에 3권에서 많으면 10권 정도 읽었던 저였지만 지금은 한 달에 1권 아니 1년에 5권 이하의 책도 겨우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마저도 요즘은 책 읽을 시간에 유튜브 보는 게 낫지, 넷플릭스가 더 재미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안 읽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효용 잘 알죠. 좋은 점 잘 압니다. 그런데 세상이 변했습니다. 책의 효용만큼 좋은 매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 관련 지식이나 견해나 식견은 라디오 경제방송이나 유튜브, 팟캐스트가 더 좋습니다. 시의성도 아주 좋고요. 그러나 제가 책을 멀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4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신도서정가제 덕분입니다. 

구간도 신간도 제값 주고 사라는 신도서정가제. 도서구입비를 크게 올리다

2014년 신도서정가제가 도입이 됩니다. 이전에는 신간은 정가대로 팔고 출간한 지 18개월이 지난 구간은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70%까지 할인해서 판매를 했습니다. 할인율에 제한이 없었죠. 제가 이 구간 중에 볼만한 책들을 30%에서 50% 정도 저렴하게 참 많이 구매했습니다. 지금도 제 책장의 50%는 이때 산 책 대략 300권 이상이 꽂혀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읽어보곤 합니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좋은 책입니다. 다만 IT나 경제 관련 서적 같이 변화의 흐림이 빠른 책들은 헌책이 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2014년 11월 21일부터 신간 및 구간까지 마일리지 포함 최대 15% 이상 할인을 금지했습니다. 18개월이 지난 책도 비싸게 사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할인율이 50% 정도 되는 구간들이 베스트셀러에 계속 등장하자 신간 서적을 출간하는 저자나 출판사들이 피해를 보고 동네 서점들이 피해 본다는 명목 아래 구간 할인을 금지시켰습니다. 대신 18개월이 지난 구간은 가격을 다시 책정해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팔리지도 않는 책을 18개월이 지나서 스티커를 하나하나 붙여서 재정가를 할까요? 오히려 베스트셀러 같이 회전율이 좋은 2만 원 하던 책을 18개월 지난 후에 1만 원으로 재정가 해서 판매하죠. 그리고 제가 지켜보니 18개월 이후 재정가 하는 책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책을 비싸게 사게 되어버립니다. 마치 이동통신 시장의 휴대폰 단통법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도서 단통법이 신도서정가제(도서정가제)라는 말이 있었죠.

그 2014년 이후 책 구입을 확 줄였고 지금은 1년에 1권 살까 말까 합니다. 그럼에도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책을 꾸준히 읽었는데 점점 책과 멀어지다 보니 이제는 대여도 안 하고 책도 안 읽게 되었네요. 다!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 때문입니다. 

매년 떨어지는 성인 독서율 도서정가제의 영향

2년마다 조사하는 국민 독서율 조사가 최근 발표가 되었습니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성인 6천명과 초등학생 4학년 이상 초중고생 3,300명을 대상으로 국민독서실태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기에 여기서 제외 하겠습니다. 성인 쪽만 보죠. 성인은 자기 계발이나 여가시간 활용이나 재미 등 다양한 이유로 책을 구매합니다. 학생들처럼 책을 억지로 살 필요도 없고 시간도 많지 않아서 정말 열정이 강해야 책을 구매하고 읽을 수 있습니다. 

보시면 성인 독서율은 94년 86.8%였다가 90년대는 꾸준히 70%였습니다. 2013년은 오히려 72.2%까지 다시 오르는 등 성인 독서율은 70%대를 꾸준히 유지했죠. 그런데 보시면 2014년부터 하락합니다. 2015년 67.4%, 2017년 62.3%. 2019년에는 55.7% 그리고 2021년 47.5%로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3년과 비교해서 무려 25%나 하락했습니다. 

이게 무엇 때문일까요? 인터넷의 발달? 유튜브의 등장? 넷플릭스의 등장? 그런 것도 큰 영향이 있지만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도서정가제 때문입니다. 책 가격을 한 순간에 2배 정도 올려놓는 효과를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멀리하게 되고 책 살 돈으로 넷플릭스나 동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다른 여가 활동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도서정가제 때문입니다. 실제로 요즘 동네서점 거의 다 망했습니다. 동네서점 살리겠다고 만든 도서정가제가 대형 서점 책 납품 가격과 동네 서점 책 납품 가격 차이를 줄이지는 못하고 애먼 책 구입 가격만 올려서 동네서점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있는 건 독립서점 같이 독특한 책을 파는 서점들은 분명히 도서정가제의 온기를 받지만 일반 인기 서적을 파는 동네 서점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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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일몰제인 도서정가제를 연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에 민원을 넣고 국민청원 서명운동까지 하면서 도서정가제 해지해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정부는 싹 무시하고 오히려 강화했습니다. 동네 도서관이나 대학교 도서관에서는 책 구입할 때 5% 마일리지를 받고 이 마일리지 모아서 다른 책을 샀는데 이것도 금지시켰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람들이 책을 안 사고 동네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는것이 문제라면서 지역 도서관의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저작권 위반으로 도서관에서만 읽게 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을 멀리하니 책 못지 않게 좋은 것들을 많이 발견하게 해 줘서

계속 국민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보다 7~8% 떨어졌네요. 이거 꽤 큰 하락입니다. 특히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여가 활동 중에 하나가 독서 아닙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코로나 시국에 더 열심히 책을 안 읽었습니다. 대신 넷플릭스나 유튜브, TV 엄청 봤습니다.

독서의 장애 요인을 보면 시간이 없어서,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때문에 가 성인과 학생 부문 1위를 차지했네요. 
2위는 책 이외의 매체 / 콘텐츠 이용이 있고 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책 말고도 좋은 매체가 많아졌습니다. 질 좋은 정보와 가치를 제공하던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사람이고 그 좋은 사람이 없을 때 가장 좋은 매체는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책 보다 더 좋은 매체로 유튜브를 들고 싶네요. 쓰레기 같은 정보도 혐오 영상도 많지만 다양하고 뛰어난 정보를 잘 정리한 유튜브 채널이 재미와 정보를 모두 제공해서 자주 즐겨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짜입니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책을 멀리하니 다른 좋은 매체도 많이 알게 되었고 마침 유튜브가 책이 주지 못하는 효용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좋네요. 

어찌 보면 도서정가제가 참으로 고맙습니다. 매년 100만 원 정도 쓰던 도서구입비를 1만 원 정도로 확 줄여줘서요. 그 도서 구입에 쓰지 않은 돈은 넷플릭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성인 독서율을 줄었지만 출판, 도서협회가 별 신경을 안 쓰는 이유

연간 도서 구입비로 성인은 1.9권으로 2만 9천 원을 소비하고 있네요. 저는 이제 평균 이하가 되었습니다. 
전자책이 꽤 늘었는데 저 전자책 구입비 중에 20대가 웹소설을 그렇게 많이 구입해서 저렇게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도서정가제 실시 직후인 2015년 성인의 1년 종이책 구입량은 3,7권이었다가 

2019년은 2.5권으로 1.2권이 줄었습니다. 이것만 보면 평균 종이책 구입량이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전자책이 0.4권에서 0.9권으로 늘어서 2015년이나 2019년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2021년 성인 독서율은 줄었는데 어떻게 평균 도서 구입량은 비슷하냐? 할 수 있는데 이는 책 사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책을 더 많이 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출판계나 도서 관련 업체는 줄어드는 성인 독서율에 크게 신경 안 씁니다. 책 사는 분들이 더 많이 사고 있는 모습에 독서율 늘리는 것보다 열혈 독자들을 위한 마케팅에 더 열심입니다. 

그러나 독서율 하락의 속도가 빨라서 아무리 책 많이 읽는 애독자들이 책을 더 많이 산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율을 끌어올려야 합니다만 도서정가제라는 문턱 때문에 독서율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문체부와 출판계가 손잡고 도서정가제를 유지함을 넘어서 더 강화하려고 하니 성인 독서율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겁니다. 

물론 도서정가제의 장점을 잘 압니다. 도서정가제가 있어서 출판되는 책이 늘어난 것 압니다. 그럼에도 독서율 떨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재고로 쌓인 책을 도서정가제 때문에 판로가 막히자 많은 출판사들이 바로 폐지업체로 넘기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차라리 1년에 딱 1주일이나 2주일 오프라인 현장에서 도서정가제 해방구를 만들어서 재고를 소진하게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렇게라도 일시적으로 진입문턱을 낮춰야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늘지 이래서는 2023년에는 성인 독서율이 30%가 되겠네요. 

문체부와 출판사, 출판협회가 바라던 세상이 성인 독서율 30% 대인 세상입니까? 참으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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