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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독과점에 가까운 TSMC 반도체 생산 가격 20% 인상

by 썬도그 2021.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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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들은 독과점이 되면 무척 해롭습니다. 최근에 카카오 T가 시장 독과점 사업자가 되자 K수금이라는 조롱을 받으면서 호출비를 최대 5천 원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격앙된 여론에 못 이기고 없던 일로 했습니다. 이런 일은 누구나 쉽게 예상하는 일입니다. 어떤 서비스나 제화가 독과점 상태이거나 경쟁자가 없으면 공급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제품이 국민들의 생필품이라면 국가가 나서지만 그 제품이 생필품이 아니고 안 사면 그만인 서비스면 국가가 나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경쟁자가 꽤 있지만 과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회사입니다. 바로 대만 산업을 이끄는 TSMC입니다. 

TSMC는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입니다. 얼마나 대단한지 각종 전자제품과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보다 시총이 더 높습니다. 올해 들어서 주가가 9.4% 오른 TSMC는 5400억 달러 한화로 631조 원 시총을 기록했습니다. 이전 1위인 중국 텐센트를 제치고 아시아 1위가 되었습니다. 

주식하는 분들 중 많은 사람들이 들고 있고 주식 초보자들이 꼭 사는 삼성전자는 시총이 445조원입니다. 반도체 제조만 해서 아시아 시총 1위 기업이 되었습니다. TSMC는 파운드리 업체입니다. AMD나 애플이 반도체 설계도를 주면 그대로 만들어주는 게 TSMC입니다. 생각해보면 반도체 설계 능력이 있는 기업이 갑인 것 같고 실제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운드리 업체는 하청업체였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기술이 진화하면서 미세 공정 전쟁이 일어나고 많은 파운드리 업체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미세 공정 전쟁에서 승리한 회사가 TSMC입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소리가 미세공정 기술력이 어디가 중요한데 이 미세공정 기술력은 현재까지는 TSMC가 가장 좋습니다. 미세공정 기술력은 삼성전자도 좋지만 불량율이 높아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고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TSMC가 기술력이 앞서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TSMC는 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이고 업력이 삼성전자보다 2배 이상 깁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반도체를 만들고 패키징하고 반도체 설계업체에 역으로 제안을 하는 반도체 제조 생태계가 한국보다 발달해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GAA 3나노 공정이 성공하고 상용화된다면 TSMC와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겁니다. 

이 TSMC가 8월 25일 반도체 가격 인상을 고객사에게 통보했습니다. TSMC의 고객은 대형 IT업체들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퀄컴이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을 하지만 애플, AMD, 엔비디아 등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TSMC의 높은 생산 기술력에 의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거의 독과점이자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갑이 TSMC입니다. 그래서 TSMC가 가격을 20% 올린다고 해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제조 가격 인상은 2021년 후반 ~ 2022년 초반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이폰 칩 제조에 사용되는 7nm 다음 공정으로 제조되는 반도체 가격을 최대 10%, 자동차 등의 16nm 이상의 프로세서 가격은 최대 20% 인상 방침입니다. 16nm 공정은 상대적으로 쉬운 공정이지만 제조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TSMC가 많이 만들고 있네요. 

이런 이유로 애플 제품들의 가격 인상과 GM같은 많은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품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애플이 TSMC의 슈퍼 고객인데 애플 제품들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 제품들 비싸도 우리 잘 샀잖아요. 원가 대비 판매가가 높아도 잘 샀잖아요. 그래서 애플 아이폰 가격이 오르고 맥북 가격 올라도 가격 저항력이 큰 회사가 아니라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TSMC가 반도체 제조 가격을 올리는 이유 2가지

TSMC가 가격 인상을 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어듭니다. 비싼 가격이면 안 사고 말겠죠. 워낙 요즘 반도체 제조 수요가 많다 보니 여기저기서 반도체 때문에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자동차죠. 요즘 자동차들 보면 가전제품이 아닐까 할 정도로 각종 전자 센서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척 편리하죠. 문제는 전자제품들이 고장나면고장 나면 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80년대는 전기밥솥이나 TV 고장 나면 콘덴서나 저항 교체해서 고쳤죠. 요즘은 달라요. 그냥 모듈 전체를 바꿉니다. 제품들이 모듈화 되어서 간단한 고장임에도 그 고장 난 부품이 속해 있는 모듈을 다 바꿉니다. 이러다 보니 수리비가 비싸죠.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자기술 기능이 고장 나면 수리비는 둘째치고 수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마저도 수리 기술이 없는 곳이 태반이라고 하죠. 만들어 팔 줄만 알았지 A/S에 대한 대처가 느립니다. 

이렇게 자동차 반도체 가격을 20% 이상 올리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른 업체로 이전하거나 앞으로 설계할 때 반도체를 좀 더 줄이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한번 맞들린 편의에 익숙해지면 기능 하나가 사라져도 불만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가격 올릴 것입니다. 

TSMC가 반도체 제조 기술을 올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TSMC가 전 세계 각국에 거대한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할 돈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장치 산업이라서 공장 하나에 수조 원씩 들어갑니다. 그래서 번 돈을 족족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죠. 그래서 주식 투자는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최종 생산 업체가 아닌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 업체나 패키징 업체들에게 투자하라고 합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의 돈을 들여서 공장을 건설 중에 있습니다. 차세대 5nm 프로세서와 3nm 공정도 2022년에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죠. TSMC와 삼성전자는 3nm~7nm 같은 최첨단 미세 공정에만 집중하다 보니 10nm 이상의 반도체를 제작하지 않습니다. 그 시장은 많이 팔아봐야 수익이 높지 않아서 포기했는데 자동차 반도체는 14nm 공정 정도라서 이 시장이 붕 떠 버린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동부하이텍 같은 10nm 이상 공정에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TSMC는 이미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봄에 걸쳐서 10% 이상 반도체 생산 단가를 인상했습니다. 그래서 2021년 2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가 증가한 19억 3200만 달러입니다. 이번 가을의 반도체 인상은 전체 매출을 10~15% 인상하고 그 결과가 2022년 1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초격차 기업의 주식이 잘 나가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계절을 타지 않는 산업이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입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출렁이는 이유는 사업 분야 중에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이 잘 되어야 하는데 올해는 죽 쑤고 있네요. 신규 고객도 없고 기존 고객도 수율과 발열 이슈로 이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최근 구글의 첫 스마트폰용 AP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함께 만들 것으로 보이고 구글 AP가 성능이 좋다고 평가 되면 많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구글 AP를 사용할 것입니다. 다만 퀄컴이라는 AP 제조사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제품을 생산하기에 삼성전자에게는 아주 크게 웃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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