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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네이버가 네이버한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이벤트

by 썬도그 2021.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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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이걸 왜 하나 했습니다. 이미 네이버 검색에서 네이버 블로그만 노출되고 있는데 뭐하러 이걸 하나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검색에서 티스토리나 다음 블로그 같은 외부 블로그나 다른 회사 서비스는 거의 노출이 안 됩니다. 이미 2년 전부터 노골적으로 했고 지금은 그 강도가 더욱더 심해졌습니다. 

티스토리 포럼에 가보면 네이버를 통한 티스토리 방문자 유입은 포기해야 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이 티스토리 글을 적극적으로 노출시켜주는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구글만이 티스토리 글을 잘 노출시켜줍니다. 남의 집 자식이라고 네이버에서 버림받고 업동이라고 같은 집 식구가 구박하는 모습. 이게 요즘 티스토리 블로그의 현주소입니다. 

이미 검색업으로 갑부가 된 도련님 같은 네이버 블로그 중에 잠들어 있는 블로그를 깨우겠다면서 다소 이해가 안 가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네이버 오늘일기 이벤트를 왜 한 거지?

2021년 4월 말 네이버는 #오늘일기 이벤트를 예고합니다. 내용을 보면 네이버 블로그에 1일 1포스팅을 꾸준히 하면 3일에 네이버페이 1천원, 10일에 5천원, 14일에 1만원을 제공한다는 이벤트입니다. 2주 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모든 블로거가 1만 6천원의 네이버페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션 조건은 따로 없고 #오늘일기 #블챌 이 2개의 태그만 달면 됩니다. 
이 이벤트가 놀라웠던 것은 참여자 중 일부만 추첨해서 주는 것이 아닌 모든 참여자에게 다 준다는 겁니다. 돈이 얼마나 많기에 그것도 1만원도 아닌 총 1만 6천원을 내걸었을까요? 물론, 이게 쉽지 않습니다. 하루라도 까먹으면 1만 6천원 다 못 받으니까요. 한편으로는 네이버는 정말 돈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티스토리는 서비스 중지만 하지 말라고 기도 드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오늘일기 이벤트를 진행한 이유는 크게 2개였을 겁니다. 

1. SNS처럼 블로그를 일기로 이용하길 권유

네이버는 언론 앞에서는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표를 보여주고 실제로 늘고 있을 겁니다. 특히나 2020년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해 블로그로 조그마한 수익이라도 내려는 분들이 많고 집에서 지내면서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이 늘었죠. 그러나 네이버 블로그 글 대부분은 정보성 글입니다. 또한 상업 블로그 계정이 엄청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블로그 서로이웃추가를 보면 90%가 상업 계정입니다. 뭐 소상공인들의 홈페이지 역할을 하기에 그 자체는 뭐라고 할 게 없지만 그런 상업 계정이 쏟아내는 수 많은 홍보성 글 속에서 좋은 정보 찾기는 더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홍보성 글이 많은 걸 흐리게 하려면 홍보성 글이 아닌 글을 계속 넣어줘야 합니다. 

그 맑은 글이 바로 일상을 기록하고 세상을 기록하고 나를 기록하는 일기입니다. 지금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하는 그 행동들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라고 권유하는 겁니다. 또한 SNS 세상으로 떠난 분들을 다시 불러오게 하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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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이버 페이 사용자 증가

네이버는 국내 1위 검색 서비스 사업자이자 포털 사업자입니다. 검색과 포털 둘 다 1위죠. 이 중에서 검색은 60% 정도의 과반을 넘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음은 3~5% 내외로 거의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조만간 MS 빙과 어깨동무를 할 느낌까지 듭니다. 

네이버는 이 높은 검색 점유율을 이용해서 네이버 서치플랫폼 부분이 전체 매출의 55%(2020년 3분기 기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이버는 여전히 광고 회사입니다. 문제는 이 서치플랫폼 사업이 확장성은 있지만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입니다. 기업은 성장해야 하는데 성장세가 멈추다 보니 다른 여러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요즘 공정위의 과징금 철퇴까지 맞으면서 네이버 쇼핑에 열과 성을 다합니다. 이 네이버 쇼핑 부분인 커퍼스 다음으로 매출이 높아지고 있는 게 핀테크입니다. 저도 애용하고 있는 네이버페이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 네이버페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고 정말 편리합니다. 편의점 가서도 네이버페이 QR코드 내밀면 끝. 적립도 바로 해주고 이벤트도 많습니다. 

네이버 블로그가 #오늘일기 블로그 챌린지를 한 이유는 2번이 큽니다. #오늘일기 블로그 이벤트를 완료하면 현금으로 주는 것이 아닌 네이버페이로 주기에 돈을 받으려면 네이버페이에 가입해야 합니다.

이걸 보더라도 이번 #오늘일기 블로그 이벤트는 네이버 페이 사용자를 늘리기 위함이 크죠. 네이버페이 사용자 1명 늘리는데 1만원 정도 투입하는 꽤 많은 마케팅비를 투자했습니다. 

#오늘일기 챌린지 조기 종료, 네이버 신뢰도 조기종료

 

네이버는 오늘 갑자기 어뷰징이 많다면서 일방적으로 이 이벤트를 조기 종료합니다. 이유가 좀 납득이 안 갑니다. 이 이벤트 하기 전에 이미 어뷰징에 대한 경고를 했고 어뷰징을 하면 네이버페이 안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 하는 어뷰징이 있다면서 일방 종료를 합니다.

아니 네이버가 자랑하는 그 문서 비교 기술은 어따 팔아먹고 아 짜증 나~~~ 다 때리칠거야라고 일방적으로 종료를 합니까? 사실 그 유사문서비교해서 원본 글을 상위 노출시켜주지만 실제로는 조회수가 더 많은 글을 상위 노출하는 아주 놀라운 검색 기술을 가진 네이버라서 기대는 안 했습니다. 

네이버 검색 기술이 얼마나 조악한지 소개하자면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ㅍㅍㅅㅅ가 퍼갔는데 퍼간 글을 제 글보다 상위 노출시켜주는 네이버를 보면서 황당해했고 ㅍㅍㅅㅅ에게 항의하니 ㅍㅍㅅㅅ는 네이버 관계자와 연락했는지 저도 모르는 비밀을 알려줬습니다. 네이버는 조회수가 더 많은 글은 복사한 글이라도 더 상위에 노출시켜 준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국내 1위 검색 사이트가 되었다는 자체가 놀랍죠. 

그렇다고 칩시다. 이유가 어떻든 종료했다고 칩시다. 그러나 저 이벤트 돈 받으려고 네이버페이에 가입한 사람들은 어쩌라는 겁니까? 개인정보 제공하면서 네이버페이 기껏 가입했는데 이벤트 종료입니다. 결과만 보면 네이버는 단돈 1천원에 수많은 사람들을 네이버 페이에 가입시켰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극대노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이벤트 조기 종료에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들이 엄청난 폭풍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댓글 9999+ 는 처음 볼 정도로 엄청난 항의가 있고 언론사들도 이번 #오늘일기 사태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놀란 네이버는 2차 사과를 했지만 네이버에 대한 신뢰는 이미 무너졌습니다. 이번 이벤트로 네이버는 금전적으로 손해 본 것이 없습니다. 단 돈 1천원에 수 많은 네이버페이 가입자를 늘렸으니까요. 

이에 내 정보를 1천원에 팔았다고 느낀 네이버 블로거들이 네이버페이를 탈퇴하고 네이버 블로그를 접고 티스토리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참고로 네이버는 온실이지만 티스토리는 정글입니다. 티스토리가 확실히 방문객 대비 네이버 블로그보다 5배 이상 고수익이 나지만 문턱이 무척 높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세가 좋은 구글이 후원해주는 티스토리가 낫죠. 

네이버가 네이버한 네이버 #오늘일기 이벤트

작심삼일 노노 2주간 하루 1포스팅 실천해봐요라고 외치던 이벤트 주최회사가 작심삼일을 외치고 먹튀 했습니다. 그 회사 이름이 네이버입니다. 국내 1위 포털 다운 행동이 아닙니다. 어뷰징을 예측 못했다면 그것도 문제고 예측했는데도 막지 못했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어뷰징 너무 짜증 나! 나 그만둘래 하는 행동도 유아틱 합니다.

네이버라는 회사가 지금까지 쭉 그래 왔습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네이버 월드 구축하려고 퍼온 콘텐츠 대환영. 네이버 블로그 펌질 노노! 네이버 검색 점유율을 이용한 타사 서비스 배척. 등등 온갖 악행이란 악행은 네이버에 다 있습니다. 그러니 댓글 조작은 없다고 외쳤는데 실제로 조작 사실이 드러나고 한 유망한 정치인이 사망하기까지 했습니다. 

최근엔 MBC 스트레이트가 네이버 뉴스의 편향된 추천 조작도 네이버 답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좋은 일도 많이 하긴 하죠. 그러나 공정함 보다는 편협함으로 운영하는 회사라고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카카오가 대안도 아닙니다. 노란색 네이버가 카카오인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두 포털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무가 뭔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불만과 비판을 받고 있는지 모릅니다. 세상을 편리하게 하기보다는 다 잡아 놓은 물고기들을 이리 찌고 저리 쪄 먹는 느낌이네요. 고객이 불만 있어도 

그래서 어쩔 건데! 네이버, 카카오 끊을 수 있어?라는 느낌이랄까요. 여러모로 씁쓸한 요즘이네요. 가끔 2000년대 초 인터넷 초창기 때가 그립습니다. 온갖 놀라운 서비스가 툭툭 튀어나오던 그 시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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