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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공모전

합성 사진을 사진공모전 대상을 준 망신 망신 대망신

by 썬도그 202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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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터질 줄 알았습니다. 아니 이미 몇 번 터지긴 했죠. 그러나 입선작이나 주요 상이었지 대상은 제 기억으로는 처음 봅니다. 

https://news.v.daum.net/v/20201224140035355

 

'합성사진'으로 국제공모전 대상..제주도 "수상 취소"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설원을 뛰어가는 노루의 모습이 담긴 사진작품 '설원에 노루 나들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13주년 및 세계유산축전 개최 기념으로 진행된 '제12회 제주국

news.v.daum.net

크리스마스이브에 아주 씁쓸한 뉴스가 하나 떴네요. 올해로 12회를 맞는 제주국제사진공모전 대상작이 합성 사진으로 판명되어서 대상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설원을 뛰어가는 노루가 합성이 되었다는 신고에 대상 수상을 취소했습니다. 

왜? 사진공모전에서 합성을 하면 안 되는 가?

사진은 크게 2가지의 기능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록입니다. 그때 그 장소에 내가 본 사건을 뛰어난 재현력을 가진 카메라로 촬영하고 내가 본 그대로를 세상에 알리는 뛰어난 기록매체입니다. 이 기록성을 바탕으로 한 사진이 보도사진, 풍경사진, 다큐멘터리 사진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사진 합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사진을 예술의 표현 도구로 활용하는 예술 창작 기능입니다. 이 예술 창작으로 활용하는 사진은 사진을 합성하고 왜곡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냥 내 표현의 도구일 뿐이니까요. 예술 사진을 보고 이 사진 합성했다고 손가락질하는 그 손가락이 부끄럽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보도, 다큐, 풍경 사진은 수필이라고 할 수 있고 예술 사진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설에도 논픽션 소설이 있기에 예술 사진에서도 기록성을 유지하는 사진도 있습니다. 

그럼 사진공모전의 사진은 어떤 문법을 따라야 할까요?

우리가 아는 많은 사진공모전은 인물, 풍경 사진 공모전입니다. 대부분이 지자체나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사진공모전이 많죠. 해외의 유명한 사진공모전도 대부분은 인물, 풍경 사진 공모전이자 특정 주제의 사진공모전입니다. 예술 사진 공모전은 많지 않습니다. 있더라도 예술 사진작가들은 공모전에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서 선정이 됩니다. 

물론, 무 자르듯 이건 예술 사진 공모전, 이건 기록 사진 공모전이라고 하진 않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진 공모전은 사진 합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즉 기록 사진 중에 아름다운 사진을 원하는 것이죠. 다만, 가끔 사진 공모전에서도 파인아트라는 특정 카테고리는 사진 합성을 허용한 카테고리를 제공하는 공모전도 가끔 보이긴 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연출 사진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서 아름다운 풍광이 기가 막히게 좋은데 그 앞에 사람이 있으면 화룡정점이겠다 싶어서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에게 어떤 포즈를 하고 서 있으라고 촬영한 연출 사진은 어떨까요?

이런 연출 사진, 특정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은 사진공모전 관계자들이 아주 아주 좋아합니다. 때땡큐입니다. 아무래도 같은 풍광도 사람이 들어가면 더 눈길이 갑니다. 이런 것을 잘 알기에 사진공모전 꾼들은 포즈를 연출해서 사진공모전 수상을 노립니다. 예를 들어서 매년 봄에 진행되는 한 장미축제 사진 공모전에서는 장미정원에 어울리지 않고 생뚱맞지만 장미정원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사진이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어떤 장소를 꾸미기 위해서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들지만 모델 같은 사람을 이용해서 연출 사진을 촬영해서 출품하고 높은 순위에 당선됩니다. 없던 것을 오려 넣거나 있던 것을 빼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연출은 적극 환영합니다. 사진 속의 피사체를 합성으로 넣거나 지우는 행위는 기록 사진의 생명인 재현 및 기록성을 파괴하는 행위로 절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진공모전만 노리는 사진공모전 꾼들

한국에는 다양한 사진공모전이 있습니다. 이 사진공모전 중에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사진공모전이 꽤 많습니다. 지자체들이 사진공모전을 하는 이유는 사진공모전을 통해서 지역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홍보 효과와 함께 양질의 사진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저작권을 얻을 수 있는 1석 2조를 노리는 것이 큽니다. 지자체 사진공모전 대상 상금은 100만 원 이상 500만 원 정도 합니다. 꽤 비싼 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대상 사진은 지자체 홍보책자나 각종 홍보에 활용되기에 상금 이상의 홍보에 큰 역할을 합니다. 

이 지자체들의 사진공모전들은 특정 사진단체가 후원이나 지원을 하고 심사위원들이 이 사진단체 소속이라서 같은 소속의 사진가들의 사진을 더 잘 뽑아 준다는 소문도 참 많습니다. 뭐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진공모전 비리를 검찰이 수사를 하면 엄청걸릴 것이라고 이야기도 많죠. 

이 사진공모전 수상 사진들은 일정한 패턴들이 있습니다. 이 패턴들을 잘 살피고 그걸 그대로 따라하면 수상 확률이 높습니다. 이 사진공모전을 꾸준히 도전하는 사진공모전 꾼들은 사진공모전 수상 패턴을 기가 막히게 알아서 수상을 합니다. 그래서 매번 타는 사람이 사진공모전을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찍어도 저거보다 낫겠다 싶은 사진이나 너무 평범해서 이게 대상작 맞나 하는 사진공모전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 사진공모전들은 가끔 세상에 알려져서 많은 비웃음을 삽니다. 

아니 합성사진인 걸 심사위원들이 모를 수 있나?

셔터스톡 제공

코미디 같은 제주국제사진공모전 합성 사진 사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댓글에 심사위원이 왜 이걸 모를 수 있냐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사진공모전을 주관한 곳은 동아일보로 국내 보수 일간지입니다. 심사위원들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중에는 신문사 사진 편집 데스크도 있었을 듯합니다. 뭐 누가 되었든 사진 합성을 걸러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합성 수준이 아주 뛰어난 사람은 걸러내기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누가 이런 사진공모전에 합성 사진을 출품해?라고 하죠. 한 5년 전의 한국관광사진공모전 대상작이 주 피사체인 분의 초상권을 얻지 않고 촬영했다가 대상을 박탈 당한 경우는 있어도 사진 합성으로 대상이 취소된 경우는 처음 보네요.  그럼에도 합성 여부를 꼼꼼하게 보지 않은 점은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내부에서 걸러낸 것이 아닌 민원으로 밝혀진 자체가 심사위원 및 주관사인 동아일보에게 큰 먹칠을 했습니다. 이런 것을 방지 하려면 여러 가지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대상이나 주요상은 수상 전에 연락을 해서 원본 파일을 보내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합니다. 이왕이면 RAW 파일이 가장 좋죠. 또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미리 감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진공모전 아니 대부분의 사진공모전은 이런 과정이 없습니다. 

일단 대상을 선정하고 난 후 대상자에게 대상 축하한다면서 1주일 안에 원본 파일을 보내달라고 하죠. 이러니 대상 선정했다가 나중에 합성 사진이라고 밝혀지면 사진공모전 위상이 땅에 추락하게 됩니다. 

심사위원들이 합성 여부를 걸러내지 못한 점은 참 아쉽고 아쉽죠. 이번 사건을 통해서 앞으로 전국 사진공모전들은 합성 여부를 자세히 들여다 볼 것 같네요. 이번 사진 공모전 대상은 내부 고발자 같은 분이 민원을 넣어서 알아낼 수 있었지 민원이 없었으면 영원히 묻혔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은 누군가가 신고를 해서 알려진 것이지 많은 사진공모전에서 합성 사진으로 대상이나 주요 상을 받은 사진도 꽤 있을 겁니다. 그만큼 한국 사진공모전 심사 과정이 높지 않다는 방증이겠죠. 

앞으로 전국 사진공모전은 합성 사진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겁니다. 물론, 합성사진을 출품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저거 엄연히 업무 방해죄이기도 하고 사기에 가까우니까요. 그럼에도 저런 쭉정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도 문제입니다. 

사진 합성을 하려면 예술 사진으로 하셔야 합니다. 풍경 사진이나 기록 사진에 사진 합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구분부터 제대로 하고 사진 생활했으면 하네요. 지자체 사진공모전과 대부분의 사진공모전은 그 지역의 풍광이나 특정 주제의 풍광을 주제로 하기에 사진 합성을 대부분 허용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제주국제사진공모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주제로 한 풍경사진공모전이기에 공모요강에 합성 절대로 허용하지 않은다고 적혀 있습니다. 뭐 이걸 알아도 안 걸리면 되고 실제로 걸리지 않았기에 시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민원 없었다면 가짜 사진을 제주 홍보물로 사용할 뻔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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