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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KBS 시사직격 논란. 실제 방송을 보면 큰 논란 거리는 아니다

by 썬도그 201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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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같이 화를 냈습니다. KBS가 또? 신뢰의 상징이어야 할 공영방송이 일본의 주장을 여과없이 소개하는 모습에 분노하는 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보지도 않고 KBS가 또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화를 낼까 궁금해서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문제의 발언이 있긴 하지만 맥락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먼저 이 시사직격이라는 방송은 최근에 시작한 KBS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입니다. 변호사가 진행하는데 진행을 잘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안 나와도 될 정도로 진행자는 별 역할이 없습니다. 

10월 25일 방송한 시사직격은 한일 양국 전현직 특파원들을 일본에서 만나서 한일 양국 관계 경색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방송이었습니다. 

 

한국은 조선일보 선우정 사회부장, 한겨레 길윤형 기자가 참가했고 

 

일본은 대표적인 우익 신문인 산케이 신문의 구보타 루리코, 진보 신문인 아사히 신문의 나가노 아키라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한국 vs 일본의 대결 같이 보이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 없는 것이 한일 각각 진보와 보수에 따라서 현재의 한일 관계 경색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나카노 아키라 아사히 신문 기자는 현재 일본 국민들이 이 한일 사태를 바보는 시선을 전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가끔 소개하고 있지만 일본인들은 지금 사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인들의 일본 관광 취소와 일제 불매 운동입니다. 

일본인들은 한일 양국 정부간의 다툼일 뿐 국민들 끼리는 서로 얼굴 붉힐 일 없고 문화나 제품 구매 같은 경제 쪽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길윤형 기자는 국민성이 다르다는 단 한 마디의 말로 정리합니다. 한국과 일본인은 외모가 비슷하지만 국민성이 너무 다릅니다. 일본은 잘사는 북한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순종적입니다. 반대로 한국인들은 다혈질이고 불합리하고 불평불만을 촛불을 들고 태극기를 들고 직접 표현을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불가능한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그리고 친일신문이라고 불리는 조선일보 부국장의 발언이 나옵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친일 시선을 시전합니다. 명불허전이죠.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반대편에 있던 일본 산케이 신문의 해설위원인 구보타씨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당혹해 합니다. 동일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하는 모습에 실소가 나오네요. 

그러나 이 선우정은 뼈있는 말도 방송에서 합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천황이 직접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하면 좋겠다는 소리에 일본 정부가 발끈합니다. 일본은 참 묘해요. 천황이 전쟁 일으켜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데 지금도 천황 천황해요. 영국에서 천황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면 조용히 있으면서 유독 한국에서 천황탓을 하면 발끈한다고 뼈 때리는 지적에 산케이 구보타 해설의원도 수긍을 합니다. 

 

이외에도 초반에 구보타 해설의원이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일본인들의 혐한 감정을 일으켰다는 소리에 35년 동안 식민 지배를 받은 국민이 일본을 싫어하는 반일 감정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뼈 때리는 말도 합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소속 답게 일본 정부의 주장을 많은 부분 반영합니다. 

제가 예상한 조선일보 발언 보다는 약한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보수 신문사가 친일적인 발언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세상 어느 나라 보수가 자신을 침략한 나라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해하고 감쌉니까. 다만 선우정 조선일보 부국장의 발언은 과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패널이나 할 소리를 한국인인 하는 것은 꼴 불견이네요. 다만 워낙 이 조선일보가 하는 망발에 비해서 덜했고 일본 정부를 저격하는 소리도 꽤 있어서 희석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구보타 산케이 해설의원의 발언이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관이 한일 관계 경색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 발언만 보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우익 신문사 해설의원이라는 시선으로 보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발언을 못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발언이라면 이 정도의 발언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발언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화나게 할 지라도 각자의 입장이 있으니까요. 

방송을 보면 생각보다 심각한 논란이나 일본 정부 친화적인 내용만 담긴 것은 아닙니다. 물론 방송 전체에서 아베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적고 한국 정부에 대한 미흡함만 부각하고 한국 외교부가 직무유기, 책임방기라고 하는 말을 조선일보 부국장이 하는 등의 일본인의 시선으로 본 내용이 있긴 하지만 아사히 신문의 나카노 아키라 논설의원의 말이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담아줍니다. 

패널 섭외의 실패입니다. 야후 재팬에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라는 한국 보수 친일 언론사의 뉴스 기사가 매일 같이 한국 대표 언론의 시선이라고 선전 당하는데 여기에 조선일보 부국장을 섭외한 것은 KBS의 판단 착오입니다. 섭외 미스 치고는 그냥 저냥 들어줄 내용이 있어서 논란까지 가는 것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뭐 전 이렇게 생각하지만 보시는 분마다 평가는 다를 겁니다. 기회 되시고 시간 되시면 위 방송 영상 보시면 꽤 깊이 있는 대화들이 있으니 꽤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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