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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마블 11년 추억의 앨범을 보는 것 같았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스포없음)

by 썬도그 2019.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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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도 유명하지도 않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아이언맨>을 보지 않았습니다. 철갑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나는 슈퍼히어로가 유치해 보이기도 했지만 로다쥬라는 배우도 잘 몰라서 안 봤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보지 않은 유일한 마블 영화였습니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19년 4월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총 22편의 마블 영화가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90년대말 2천년도 초반에 <매트리스 3부작>, <반지의 제왕 3부작>, <해리포터 시리즈>가 우리를 즐겁게 했다면 2008년부터 2019년 올해까지 우리를 영화관에서 큰 즐거운을 제공한 영화는 단연코 마블 영화들입니다. 다행스러운 건 마블은 영화 시리즈가 아닌 제작사로 앞으로도 마블 영화들은 우리에게 무한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블 11년을 돌아보게 하는 추억의 앨범 같았던 <어벤져스 엔드게임>

토요일 조조 시간에 영화관이 꽉찬 것은 본 적이 있지만 수요일 오전 조조에 영화관이 꽉 찬 것은 처음 봅니다. 이미 예매만 2백만 장이 넘어섰다고 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람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는 전작인 <어벤져스 : 인피니티워>의 2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리뷰는 2개를 쓸 예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최대한 스포를 적지 않겠습니다만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 것이 가장 좋긴 합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지난 11년간 마블 영화를 보면서 웃고 통쾌해하던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 차곡 차곡 쌓여진 추억의 앨범을 들쳐보는 영화입니다. 시니컬하게 보자면 추억팔이라고 할 수 있지만 행복해 하던 내 모습들이 담긴 추억이라서 아련하고 뭉클함이 아지랭이처럼 피어 오릅니다.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나 작년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타노스를 물리치는 방법이 양자역학을 이용한 시간 여행을 통해서 타노스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기 전인 과거로의 여행을 한다는 것을 잘 아실겁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우리가 봤던 <어벤져스 1편>,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캡틴 아메리카 : 펴스트 어벤져>, <토르 : 천둥의 신> 등의 영화의 장면을 다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 여행을 통해서 전작의 장면과 다시 만나는 재미는 이미 영화 <빽 투 더 퓨처>에서 선보였던 재미입니다. 이 재미가 아주 솔솔합니다. 그러나 마블 전작들을 거의 보지 않은 분들은 덜 볼수록 전작의 장면을 되새김질 하는 장면에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시간 상으로는 과거와 현재 2개의 시간대와 함께 2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느낌의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은 타노스의 인구 반까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슈퍼히어로들의 슬픔이 진득하게 묻어 나옵니다. 초반은 블랙홀 같이 어둡고 컴컴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중후반 대규모 전투 장면이 나옵니다. 이 전투 장면은 마치 영화 80,90년대 인기 비디오 게임 주인공이 잔뜩 나오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마블 11년 간 나온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아쉽게도 이 대규모 전투 장면은 20분 정도로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많은 캐릭터들을 볼 수 있는 점은 좋으나 건물 해체쇼 같이 우리 일상이 파괴되는 재미가 없어서 잔 재미는 없습니다. 이 전투가 끝난 후 생각보다 긴 화이트홀 같은 밝은 드라마가 20분 정도 나옵니다. 이 마지막 20분은 지난 마블 11년을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감사장 전달식 같았습니다. 때론 마블과 함께한 추억에 젖기도 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열연을 했던 배우들에 대한 감사장 전달식 같았습니다.

가슴 뭉클함도 있고 슬프기도 하며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는 찬연하고 고귀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땡큐! 마블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마블에 대한 감사함이 뚝뚝 떨어지네요. 


인피니티 워보다 드라마는 2배 액션은 반까이 된 <어벤져스 엔드게임>

마블은 지난 11년 동안 이 영화를 위해서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달려가겠지만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질 듯 합니다. 에너지를 한 번 쏟으면 다시 충전을 해야 합니다. 지난 11년 동안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정리를 하기 위해서 전작인 인피니티 워보다 드라마가 2배나 늘어났습니다. 

영화 초반부터 1시간이 지나도 이렇다할 액션은 거의 없습니다. 온통 드라마입니다. 필연적인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드라마가 좋긴 하지만 우리가 <어벤져스>를 볼 때 드라마를 보려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벤져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드라마 구간이 깁니다. 그나마 헐크와 토르가 웃음유도꾼 역할을 하고 여전히 대사들은 능청맞고 유머러스하지만 드라마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중간 중간 좀 지루하다는 느낌도 살짝 살짝 들곤 합니다. 

마블 영화를 많이 안 본 분들은 더 지루하게 느끼실 수 있는 초반과 중반입니다. 액션은 영화 중 후반 20분에 몰려 있습니다. 그냥 20분에 모든 것을 몽땅 때려 넣는다고 할 정도로 잔뜩 집어 넣습니다. 액션 구간은 어벤져스 시리즈 답게 화려하고 통쾌하고 웅장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을 보려고 4DX나 아미맥스로 본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액션구간이 길지 않습니다. 인티니티 워가 액션은 더 많고 화려하고 재미있습니다. 액션을 기대한 분들이라면 그 기대치를 반으로 줄이셔야 할 겁니다. 

좋은 마무리를 선보인 <어벤져스 엔드게임>

드라마가 많아진 <어벤져스 엔드게임>는 좋은 드라마를 가진 영화입니다. 11년 역사를 잘 정리했고 꼼꼼하게 잘 봉합하고 있습니다. 액션 영화지만 드라마의 세심함이 아주 좋습니다. 보지 말라고 해도 보실 영화이고 마블 영화 팬이면 꼭 보셔야 하고 마블 영화 팬이 아니라고 해도 인피니티 워와 묶어서 보시면 좋은 영화입니다. 

다만 생각보다 액션이 적은 것이 좀 아쉽긴 하네요. 대신 전작보다 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반가운 얼굴들 생각보다 많이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마블의 전매특허였던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마블 11주년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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