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인구가 점점 줄어 들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만 저 또한 제작년보다 작년 책을 덜 읽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덜 읽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나고보면 쓰잘덱 없는 정보나 뉴스에 중독되어서 포털 뉴스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것과 긴 글을 오래 읽지 못하는 점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또한, 책도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읽다 보니 한 10분 읽다가 포털 뉴스 검색하고 좀 읽다가 페이스북 타임라인 들여다보니 진득하게 책을 읽는 습관을 분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은 종이책이나 스마트폰이 아닌 전자책 리더기로 읽어야 합니다. 여기에 책을 이동하면서 읽을 수 있긴 하지만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된 도서관에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최근 도서관 같은 서점들이 늘고 있습니다.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타임 마케팅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교보문고입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리모델링을 통해서 책 읽기 편한 쇼파를 곳곳에 배치해서 고객들이 책 읽기 편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영풍문고 을지로점도 책상과 쇼파를 많이 배치해서 책 읽기 편한 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강남에는 코엑스에 별마당 도서관이 생겨서 다양한 책과 잡지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책 놀이터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렇게 책 읽기 편한 서점을 책 놀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다가 좋은 책은 구매해서 집에서 읽을 수 있고 구매를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서점에서는 눈치를 주지 않습니다. 이런 공간이 한남동에도 생겼네요
한남동의 책 놀이터 블루스퀘어 북파크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 내리면 블루스퀘어가 있습니다. 여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공연장과 전시공간이 가득합니다. 킹키부츠와 맨 오브 라만차 같은 뮤지컬과 러블리즈 콘서트도 하네요. 이 블루스퀘어 2,3층에 인터파크 북파크가 생겼습니다.
블루스퀘어 옆에는 콘테이너를 연결해서 만든 전시공간이 있었는데 인터파크 VR 놀이터로 변신했네요. 블루스퀘어를 인터파크가 다 인수한 듯 합니다.인터파크 VR 체험관은 무료 입장은 아니고 입장료를 내면 안에서 다양한 VR 게임과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남학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에 위를 올려보니 걸그룹 사진이 보이네요. 처음에는 누군지 몰랐는데 러블리즈라고 하네요.
블루스퀘어 1층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지하부터 지상 3층까지 거대한 책장이 보입니다.
책이 가득한 풍경은 항상 저를 달뜨게 합니다. 책장 높이가 무려 24m나 됩니다. 이 북파크는 2017년 11월 무렵에 생겼나 봅니다. 저는 최근에 정보를 얻어서 지나가는 길에 들려봤습니다. 이 북파크는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자사주를 팔아서 모은 돈으로 만든 과학 공익재단 카오스가 운영을 합니다.
카오스는 과학, 지식, 나눔을 모토로 무료 대중 과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서점들의 책 놀이터와 차별성은 북파크는 과학을 주제로 한 공간과 강연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24m 높이의 거대한 책장은 디스플레이용입니다. 최근 도서관이나 대형 서점들이 책을 디스플레이 용도로 활용하는 거대한 책장을 배치하고 있죠. 한 마디로 책 벽지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이런 책장은 실용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책이 가득한 책장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향상시킵니다.
책이 가득한 거대한 책장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가면 사회과학, 인문, 경영, 문학에 관한 책이 가득합니다. 책만 있는 것은 아니고 직소퍼즐이나 팬시 제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거대한 테이블은 없지만 곳곳에 의자가 있습니다.
조명은 은은한 할로겐 램프가 천장에서 내려와 있습니다.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처럼 자연 채광이 되어서 책 읽기에 더 적합합니다. 공부하는 분들도 꽤 있네요.
천장 인테리어도 책꽂이를 매달아 놓아서 책의 숲에 온 느낌이 나게 합니다.
북파크는 도서관 분위기지만 서점입니다. 따라서 책을 도서관과 달리 책 구입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책은 중간에 있는 카운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2층 가운데에는 아주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마치 책으로 만든 벙커 같은 곳이 있습니다. 책을 병풍 삼아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계단을 타고 2층에 오르면 어린이 책이 가득한 어린이 놀이터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딱 좋아할 공간이네요.
2층과 3층에는 카페 PHILOS가 있습니다. 커피와 음료를 주문하고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3층에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습니다.
책꽂이를 벽 삼아서 만든 독특한 공간도 있습니다. 이 3층은 과학과 예술에 관한 책 5만권이 있고 이 작은 교실 같은 공간은 과학 관련 도서가 가득합니다. 이 부분이 북파크가 다른 책 놀이터와 다른 점입니다. 과학 쪽에 관한 책과 강연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책 놀이터의 아쉬운 점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서관이 아니다 보니 책을 다 읽고 제 자리에 꽂아야 합니다. 도서관이야 북트랙 위에 올려 놓으면 사서가 수시로 제 자리에 꽂아 놓는데 서점은 북 트랙이 없습니다. 다 읽은 후에 제자리에 꽂아야 합니다만 제자리에 꽂아 놓지 않고 그냥 나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책들을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런 파손 책이나 오염된 책은 서점에서 구입 후 폐기 처분해야 하는데 교보문고도 그렇고 대부분의 서점들이 그 피해를 출판사에게 넘긴다고 하네요.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북파크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 보니 서점에게는 큰 피해가 없고 애먼 출판사들이 그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이런 책 놀이터가 공유지의 비극이 되지 않으려면 이곳을 찾는 분들이 상식선에서 행동 했으면 합니다. 책을 읽고 제자리도 꽂고 읽을 때도 조심히 다루어야 합니다.
2,3층이라서 채광이 아주 좋습니다. 창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3층 전구는 좀 독특합니다. 할로겐 전구를 사용하는 것은 2층과 동일하지만 전구 위의 전등갓이 책이네요
이 전등갓이 서점의 향미를 더 풍부하게 하네요. 북파크는 서점이지만 책 판매 목적 보다는 시민들에게 책이 가득한 휴게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큰 존재 이유 같습니다.
북파크는 6호선 한강진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근처에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LP/CD 판매점인 바이닐 앤 플라스틱과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현대 뮤직 라이브러리도 있습니다. 같이 들려보세요. 좋은 반나절 데이트 코스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