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작된 도시>는 작은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작은 영화가 아닌 제작비 100억 원이나 들어간 중대작입니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영화가 시작되면 엄청난 액션을 보여줍니다. 미해병대에서 운영하는 오스프리 MV-22에서 뛰어내린 주인공이 건물이 진입하더니 엄청난 총격전을 벌입니다.
한국 영화에서도 이런 물량 공세가 있었나? 할 정도로 엄청난 총알이 난무합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거침이 없습니다. 일당백을 넘어서 일당 200을 찍을 기세로 모든 적을 혼자 처치합니다. 같은 팀원들은 대장이라고 불리는 이 주인공을 서포트 하는 역할만 합니다. 눈이 얼얼하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액션에 눈이 황홀하더군요
게다가 총격 액션도 스타일 액션을 지향하는 지 과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는 액션을 뿜어냅니다. 정말 대작이구나 할 정도로 엄청난 액션의 기세는 영화 스크린을 찢을 기세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사망하고 PC방에서 컵라면을 먹는 주인공을 보여줍니다. 초반 액션은 실제가 아닌 게임 속 액션을 실사로 담은 장면입니다.
백수인 권유(지창욱 분)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사는 평범한 20대 청년입니다. 엄마의 구박에 PC방을 나가려는데 누군가가 놓고 간 휴대폰이 울립니다. 휴대폰 전화를 받아보니 휴대폰 주인이 휴대폰을 가져다 주면 사례비로 3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이에 권유는 그 제안을 받아 들이고 휴대폰을 집에 갖다 주고 나옵니다. 다음 날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게 붙잡힌 권유는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가 되고 교도소에 수감이 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교도소에 들어간 권유는 명명백백한 증거가 나오자 망연자실합니다. 누군가가 놓은 덫에 제대로 걸립니다. 감옥에 간 권유는 감옥 안에서 갖은 구타를 당하면서 고초를 당합니다. 그러다 자신을 빼주겠다던 엄마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합니다. 권유를 탈옥 계획을 세우고 감옥에서 탈출한 후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을 뒤쫓습니다. 이 뒤쫓는 과정에서 게임 속 친구들이 이 권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뭉칩니다.
스타일리쉬하고 화려한 액션은 좋으나...
한국 영화 제 2의 전성기인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의 한국 영화들은 엄청난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허리우드 빰치는 대작도 많았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이 꽤 많았습니다. 특히 실험 정신이 좋고 개성이 강한 영화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개성은 개나 줘버리기고 대기업 영화제작사의 월급쟁이 같은 감독들이 만든 맛은 좋으나 목넘김이 좋지 못한 느끼한 영화들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모두가 즐겨 볼 수 있는 TV 드라마 같은 영화들이 지배하는 요즘입니다. 그런면에서 영화 <조작된 도시>는 제2의 한국 영화 전성기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먼저 영화가 하나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가 아닌 감독의 뛰어난 역량으로 젊은 감각이 가득한 장면이 영화에 가득합니다. 게임과 영화의 접목이라고 할 정도로 액션은 화려하고 거대합니다. 특히, 카 체이싱 장면이나 과장된 면이 살짝 있지만 화려한 액션은 근래에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장면들을 수시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개연성의 구멍이 숭숭 뚫린 영화 <조작된 도시>
그러나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간단 명료합니다. 개연성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무법 천지인 교도소 설정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교도소의 넘버1인 마덕수(김상호 분)가 권유를 샌드백 취급하는데도 교소도 간수들은 지켜만 보거나 오히려 권유를 팹니다. 왜? 부패한 교도소라서? 그럼 왜 부패했는지 마덕수와 교도소 간수들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보여줘야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게 없습니다. 그냥 팹니다. 패도 너무 팹니다. 필요 이상의 구타 장면은 눈을 감게 만들 정도입니다. 이건 액션도 아니고 그냥 폭력입니다. 아무런 이유없는 폭력만큼 보기 힘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다 탈옥을 합니다. 탈옥을 하는 과정에서 교도소 간수가 눈감아 주는 장면도 이해가 안갑니다. 권유와 교도소 간수와의 인간적인 교류가 크게 있지도 않는 도주를 눈감아 줍니다.
게다가 게임 속 대장을 돕겠다고 클랜원들이 모여서 권유를 돕는 다는 설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나도 적극적이라서 좀 의아하게 보입니다.
게다가 권유를 돕는 클랜원들의 캐릭터들도 엉성합니다. 주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천재 해커이자 은둔형 외톨이인 여울(심은경 분)은 게임 속 대장인 권유를 돕는 과정에서 바로 앞에서도 핸드폰으로 말을 합니다. 은둔형 외톨이 캐릭터를 위한 설정 같더군요. 그렇다면 영화 후반에도 그런 설정을 이어가던가 은둔형 외톨이가 어떤 계기로 핸드폰이 아닌 면전에서 말로 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개연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캐릭터를 쌓아 올려가는 힘도 약합니다.
게임 같아서 좋았고 게임 같아서 아쉬웠던 영화 <조작된 도시>
젊은 취향의 영화입니다. 게임 속 세상을 현실에 옮겨 온 듯한 화려한 액션이 가득합니다. 또한, 젊은 감각의 편집과 스타일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게임 같아서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먼저 액션의 리듬감이 없습니다. 단발 사격과 연사를 번갈아 가면서 쏴야 정확도가 높은 액션이 나오는데 그냥 난사만 합니다. 액션의 속도가 무척 빠릅니다. 너무 빠르다 보니 관객이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풀어가는 과정도 그렇게 매끄럽지 않습니다. 작위적인 설정과 캐릭터가 좀 보이네요. 전체적으로 볼만한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 전성기 시절의 스타일러쉬하고 개성 강한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그러나 어설픈 구석도 많네요. 무엇보다 영화가 관객을 배려하지 않고 혼자 폭주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손익 분기점인 30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하고 250만 명에서 주자 앉았습니다. 조금만 더 관객을 배려하고 호흡과 리듬감을 줬으면 좋을텐데 완급 조절에 실패한 영화 같네요.
별점 : ★★★
40자평 : 화려하지만 엉성한 스토리, 완급 조절에 실패한 물량공세 액션. A급도 아닌 B급도 아닌 어정정한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