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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너무 뻔뻔하지만 소중한 첫사랑 이야기 '나의 소녀시대'

by 썬도그 201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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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개봉해서 소규모 개봉 영화 중에 나름 흥행 성적이 좋았던 영화가 '나의 소녀시대'입니다. 40만명이면 나름 관객이 꽤 많이 들었고 입소문도 좋았습니다. 입소문이 좋아서 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예고편보고 뻔한 첫사랑 이야기 같아서 안 봤습니다. 이 영화를 초가을에 보게 되었네요.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

한국에 수입하는 대만 영화는 주로 로멘틱코미디나 로맨스 영화가 많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이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2011년에 개봉해서 흥행도 평도 좋았던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도 로맨틱 영화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로맨틱 영화가 '나의 소녀시대'입니다. 

'나의 소녀시대'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오글오글한 클리셰 덩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너무 오글거리고 뻔한 행동과 스토리 진행에 20번 넘게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야만 했습니다. 좀 더 세련되기 만들면 좋으련만 어찌나 예측 가능한 진부한 스토리와 에피소드가 가득한지 손발이 오징어 다리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보게 하는 힘은 두 주연 배우와 첫사랑이라는 소재 때문에 꾸역 꾸역 다 보게 되네요. 


너무 오글거리는 설정과 스토리에 손발이 녹아 내린 '나의 소녀시대'

먼저 영화가 시작되면 딱 봐도 못생기게 봐 달라고 애교를 떠는 모양새를 한 여고생 린전신(송운화 분)이 나옵니다. 안경끼고 지저분한 머리를 하는 설정는 너무나도 진부합니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이런 설정을 하네요. 뻔하죠. 머리 바꾸고 안경 벗고 샤방한 여주인공으로 재탄생하겠죠. 

영화는 이렇게 여주인공인 린전신의 설정부터 오글거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전체적인 스토리도 오글거림 그 자체입니다. 린전신은 오우양을 짝사랑합니다. 이는 학교 짱인 쉬타이위(왕대륙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쉬타이위는 타오민민이라는 모범생을 짝사랑합니다. 이렇게 서로 짝사랑하는 두 사람은 '행운의 편지' 때문에 인연이 됩니다. 학교 짱에 끌려 다니던 린전신은 쉬타이위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짝사랑하던 오우양 보다 이 쉬타이위가 더 좋아하게 됩니다.

그냥 좋아질리는 없고 쉬아티위가 중학교때 수학올림피아드를 나갈 정도로 공부를 잘 했는데 친구와 수영 내기를 하다가 친구가 죽자 삐뚤어진 과거를 알게 된 후 급격하게 좋아집니다. 이런 설정 즉 소개팅 주선했던 사람끼리 좋아진다거나 좋아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설정인 츤데래는 마르고 닳도록 봤습니다. 따라서, 영화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 스토리로 이어집니다.


진부해도 이렇게 진부할 수 있는지 정말 뻔뻔스러운 영화입니다. 저기서 비가 내리겠지? 라고 하면 비가 내리면서 비련한 여주인공으로 표현하거나 유덕화가 나오겠지 하면 유덕화가 나옵니다. 린전신이 좋아하던 유덕화가 영화 후반에 나올 때는 반가움과 함께 아! 이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장탄식이 나오네요.

이렇게 모든 것이 클리셰 덩어리이자 영화 자체가 클리셰입니다. 90년대 이후 한국 청춘 드라마를 2~3편 본 분이라면 모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소녀시대'입니다.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예상했던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도 진부한 것이 꽤 많았지만 대만 지진과 서로의 밀당이 흥미롭게 이루어졌고 마지막 장면은 좀 색달랐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까지 오글거림으로 끝나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용서할 수 있는 몇 가지

연출, 스토리 모두 꽝입니다. 숙제를 배껴서 내면서 당당한 표정을 짓는 뻔뻔한 학생 같은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용서하는 이유는 두 주연배우 때문입니다. 먼저 쉬타이위를 연기한 왕대륙이 꽤 잘 생겼습니다. 유덕화 같은 90년대 홍콩 스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호감있는 얼굴이네요. 여자들이 딱 좋아할 외모입니다. 여기에 딱 봐도 얼짱으로 나오는 타오민민보다 더 예쁘게 생긴 린전신을 연기한 송운화도 매력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사실, 로코물이 다 뻔한 이야기를 어떤 선남선녀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망하느냐가 좌우 될 정도로 주인공들의 외모와 캐미가 중요합니다. 그런면에서 두 배우의 캐미는 꽤 좋은 편입니다. 


여기에 1995년을 배경으로 한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유덕화, 대만 소호대, 행운의 편지, 집단행동, 소지품 검사 등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만 고등학교의 풍경이 그 시절 우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런 추억팔이와 두 주인공의 캐미가 근근히 이 영화를 보게 만드네요. 

그러나 같은 추억팔이도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훨씬 더 정교하고 재미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비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첫사랑이라는 것이 흔한 사랑이지만 우리에게는 딱 한 번 뿐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 드라마를 거의 안 봤거나 이런 첫사랑에 관한 청춘드라마 또는 로코물을 거의 보지 않는 분이라면 볼만한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대만판 응답하라! 1994 그러나 한국 응사가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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