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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공모전

사진공모전에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은 반칙인가?

by 썬도그 2016.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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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말 많은 사진 공모전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 공모전이 많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자체나 기관의 홍보 목적과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뛰어난 사진의 사용권을 얻을 수 있어서 많은 지자체와 기관들이 사진공모전을 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큰 화제성을 보이는 사진 공모전이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입니다. 
흔히 이 사진공모전 사진들을 달력 사진이라고 합니다. 폄하의 말이 아닌 달력에 걸어 넣고 오래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 인물 사진이라는 소리죠. 

이 사진 공모전 사진들은 어느 정도 룰이 있습니다. 첫번 째 룰은 아름다워야 합니다. 탐미성을 제 1 가치로 두고 심사를 하죠. 그래야 누가봐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각 공모전의 가치가 투영됩니다. '관광사진공모전'도 마찬가지로 탐미성을 제 1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수적인 주제들이 달라 붙습니다. 



올해 대상은 '운조루의 봄'을 촬영한 신형준씨의 사진이 뽑혔네요.  운조루는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에 있는 곳으로 이 곳의 한옥을 촬영했네요. 제가 많이 여행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이 섬진강 근처의 지리산 자락 마을들은 옛 정취가 가득한 동네가 많습니다. 화엄사, 쌍계사 같은 아름다운 사찰도 있고 드라이브 하기 좋은 길도 많습니다. 2년 전에 가 봤는데 또 가보고 싶네요

각설하고. 위 사진은 운조루라는 고택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여느 사진과 좀 다르죠. 앵글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앵글입니다.  극단적 하이앵글입니다. 이 앵글은 높은 곳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 헬기나 항공기 또는 드론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상당히 근거리에서 촬영한 것으로 봐서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같네요


요즘 드론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없는 드론은 존재 의미가 희박하다고 할 정도로 장난감 드론이 아니면 대부분의 드론은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난감 드론도 작은 카메라를 장착하고 항공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자체 카메라가 달려 있는 드론은 1천만원 이하지만 DSLR 같은 외부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드론은 수천 만원이나 합니다. 따라서 방송사나 영화 제작사 같은 규모가 큰 곳이 아니면 일반인들이 구매하기 쉽지 않습니다. 위 운조루의 봄을 촬영한 어떤 드론일까요?

사진 자체는 꽤 잘 나온 사진입니다. 한옥의 직선과 마당에 있는 항아리의 원이 잘 어울립니다. 
목련으로 보이는 거대한 하얀 꽃이 마당에 펴 있습니다. 저 꽃나무가 없었다면 밍밍했을 것입니다.



이 사진들은 한 포털 메인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기 댓글들 중에 드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드론 사용한 작품은 응모 못하게 하는게 안전상으로 좋아 보인다는 댓글과 산에 걸어서 올라가지 않지 않고 드론을 사용했다는 핀잔 같은 댓글도 있습니다. 아마도 드론 사용을 반칙으로 생각하나 보네요.

드론은 따로 심사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네요. 전체적으로 댓글들의 주장은 이겁니다. 드론 사용은 편법이다! 
드론 사진은 편법이가 반칙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진공모전은 결과만 보는 것이지 도구를 판별하지 않는다

사진공모전은 결과인 사진을 보지 어떤 도구로 촬영했는지 보지 않습니다. 과정도 보지 않지만 만에 하나 법을 어기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해서 촬영한 사진 예를 들어 나무를 베거나 꺾거나 자연을 훼손하거나 포토샵을 이용해서 합성한 사진은 수상을 했어도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는지에 대해서 규제를 두지 않습니다. 오로지 화소수가 3000픽셀 이상, 4000픽셀 이상이라고 규정할 뿐이죠. 따라서 컴팩트 카메라로 찍던 스마트폰으로 찍던 DSLR로 찍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죠. 드론이라는 장비도 사진 촬영의 도구가 된다면 날아다니는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날아다녀서 우리가 쉽게 접근 못하는 화각이라면서 그걸 반칙이라고 생각한다면 값비싼 DSLR을 사용하는 분들도 반칙 아닌가요? 그렇게 도구에 규제를 두면 바디 렌즈 포함 100만원 이하 카메라 부문, 500만원 이하 카메라 부문을 신설하면서 드론 부문까지 신설하면 되겠죠.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사진 결과물만 보고 판단하기 위함이죠.

분명히 비싼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표현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다들 풀프레임 바디에 비싼 렌즈 끼고 촬영을 하고 그런 사진들이 공모전 입상을 잘 합니다. 그러나 저가 카메라로 촬영해서 수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크롭 바디를 사용하고 있지만 몇년 전에 관광사진공모전 입선을 했습니다.  솔직히 빛 좋은 낮에 촬영하는 사진은 DSLR로 찍었는지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는지 언뜻 보면 잘 구분도 안 갑니다. 

따라서, 사진공모전 수상은 아이디어의 싸움이지 카메라 장비 싸움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구도, 같은 장소, 같은 각도라면 크롭바디 보다는 풀프레임 DSLR이 좋죠. 하지만 뛰어난 아이디어는 카메라의 표현력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것은 있습니다. 최근 사진 공모전들이 스마트폰 사진부문을 신설해서 스마트폰 사진을 따로 받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카메라 도구에 대한 가림막을 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그 취지는 카메라 성능에 대한 구분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사진부문을 신설한 이유는 좀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함과 함께 반짝이는 일상 사진을 필요로 할 때 스마트폰 사진부문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사진공모전 하면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는 분들은 아예 공모할 생각조차 못합니다. 그러나 이 사진이라는 것이 아마츄어나 사진초보자도 반짝이는 순간 포착을 할 수 있습니다. 시쳇말로 얻어 걸릴 수 있는 것이 사진입니다. 따라서, 사진 1장만 보고 이 사진이 프로가 찍었는지 아마추어가 촬영했는지 중학생이 촬영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진공모전이 그렇습니다. 딱 1장만 봅니다. 시리즈? 연속성? 그런 사진은 사진작가 공모전에서나 사진가의 됨됨이를 보지 사진 1장으로 대결하는 사진공모전에서는 그렇게 사진가의 자질까지 보지 않습니다.

사진이 필요해서 공모전을 하는 것이지 전속사진가를 뽑기 위함이 아니니까요. 
따라서, 참여자가 많을수록 공모 사진이 많을수록 더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좀 더 많은 사진을 흡입하기 위해서 스마트폰 사진부문을 추가하는 것은 있어도 드론 사진을 따로 심사하는 부문은 아직 없습니다.

모르죠. 드론 인구가 많아져서 너도나도 드론을 이용해서 하이앵글로 담은 부감샷을 많이 출품해서 DSLR로 촬영한 사진들이 확 줄면 드론 부문을 따로 심사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될 확률은 적습니다. 따라서, 드론으로 촬영한 것이 부럽다는 시선은 알겠는데 따로 구분을 해야 할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크롭 바디로 촬영하거나 미러리스나 컴팩트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은 풀프레임으로 촬영하는 사람들을 반칙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드론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늘 것이고 드론 사진이 사진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일은 더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사진꼰대처럼 거부하고 힐난하지 말고 나만의 시선, 독특한 시선이나 좀 더 발품을 팔고 노력해서 독창적인 사진을 찍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사진은 찰나의 예술입니다. 그 찰나를 잡기 위해서 수 많은 시간을 기다릴리는 인내심이 드론 사진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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