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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흔한 성공담을 담은 영화? 그러나 이 영화 조이는 다르다

by 썬도그 201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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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만족도가 높은 스토리는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입니다. 보통 이런 스토리를 가진 영화들이 대부분 인기를 얻고 흥행에 성공합니다. 진부할 수 있지만 영화라는 판타지를 가장 잘 담는 스토리가 성공담 아닐까 하네요. 아시겠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항상 해피엔딩도 아니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그후로도 오랫동안 해피와 새드의 연속입니다. 


영화 조이는 흔항 성공담입니다. 홈쇼핑에서 기적의 대걸레로 초대박을 터트린 '조이 망가노'라는 여성 CEO의 성공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하디 흔한 여성 CEO의 성공기라고 생각했지만 여러모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콩가루 집안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조이

2명의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 조이는 주변이 온통 엉망진창입니다. 이혼한 남편은 지하실에서 기거하고 있고 엄마는 하루 종일 TV에서 드라마만 봅니다. 아빠는 엄마와 이혼을 했는데 사귀는 여자와 헤어져서 다시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근처에 사는 이복 언니가 있는데 이 언니는 자라면서 조이와 티격 태격을 합니다.

조이 혼자 항공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돈을 버는데 모든 가족을 먹여 살리기 힘들어해 합니다. 이런 삶의 버거움을 유일하게 거들어주는 사람이 할머니입니다. 영화는 할머니의 나레이션으로 풀어갑니다. 이 나레이션이 할머니의 포근함 또는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유연하게 푸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는 조이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구조로 이루어집니다. 시간연대순이 아닌 조이가 기적의 대걸레를 만드는 시점을 기준으로 조이의 유년 시절과 조이가 대성공을 한 기적의 미래를 왔다갔다 합니다. 그렇다고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것은 아니고 추억에 젖을 때만 과거로 가는 식으로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동합니다. 


엉망진창의 삶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다

이런 복잡다단한 삶에 지쳐버린 조이는 모든 것을 놓고 싶어합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하나의 거대한 짐이 되어버렸지만 가족간의 미운정도 정이라고 조이가 쓰러질 때 마다 안전망이 되어줍니다. 아버지의 새 애인이 사업가라는 것을 알고 선상 파티를 하다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요트에서 깨진 와인을 대걸레로 닦고 짜다가 깨진 와인잔으로 손을 베게 됩니다. 엉망이 된 마음으로 잠든 조이는 꿈 속에서 자신의 숨겨둔 꿈을 발견하게 됩니다. 조이는 고등학교 때만 해도 뛰어난 발명품을 잘 만드는 수재 소녀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한 후 그 꿈을 접어 버립니다. 삐약 삐약 우는 아이와 어머니와 할머니와 백수 남편을 데리고 살려면 자신의 꿈이 아닌 먹고 사는 것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꿈속의 계시를 통해서 조이는 '기적의 대걸레'를 만듭니다. 여기에는 아버지의 새로운 애인인 '트루디'의 도움과 아버지 그리고 이혼한 남편 및 온가족이 도와줍니다. 그러나 제품은 만들었지만 팔리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유통업자를 잘 만나지 못하면 팔리지 않죠. 기업을 운영해 본적도 이쪽 사업을 전혀 모르는 조이에게 희망의 빛이 내립니다.

이혼한 그러나 친구처럼 지내는 남편이 이제 막 뜨고 있는 홈쇼핑 채널에 '기적의 대걸레'를 소개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줍니다. 그렇게 '기적의 대걸레'는 초대박을 냅니다. 이 기적의 대걸레는 놀라운 양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흡수력과 손으로 짜지 않고 쭉쭉 당겨주면 자동으로 짜줍니다. 게다가 걸레가 착탈이 가능해서 세탁으로 쉽게 걸레를 빨 수도 있습니다. 


서서히 이륙을 하는 성공담이 아닌 성공과 실패가 수시로 교차하는 이야기

그렇게 서서히 이륙하는 성공담인 줄 알았는데 이 영화 좀 다릅니다. 홈쇼핑 채널을 뚫어서 초대박을 내려고 기대했지만 쇼호스트의 실수로 상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무려 0개의 판매를 기록합니다. 5만개를 판매할 줄 알고 기대했지만 모두 빚으로 돌아올 처지가 됩니다. 

이에 조이가 다시 홈쇼핑 채널에 찾아가서 담판을 내고 서서히 사업가로 변신하는 조이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성공한 것 같지만 갑작스러운 난관과 세상이라는 정글에 걸려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잃어 버릴 것 같은 조이는 서서히 여전사가 되어갑니다. 살림살이 하다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들면 잘 팔릴 것 같을 줄 알았는데 유통채널과 납품업자와의 갈등 등의 다양한 시련이 다가오는 것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나 조이는 서서히 이 세상의 거대한 파고를 넘는 여전사가 되어갑니다. 

가족이라는 엔진으로 날아오르는 조이

조이는 흔한 성공기를 담은 영화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가족 영화입니다. 짐 같은 가족들이 조이가 쓰러질 때 푹신한 안전망이 되어서 조이를 다시 일으키게 합니다. 무엇보다 어린 딸이 조이에게 강인함을 끌어 올리게 합니다. 할머니의 손녀 딸이지만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조이는 그렇게 서서히 썬글라스를 쓰고 남자들이 득시글한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점이 좋았습니다. 그냥 서서히 이륙하는 비행기가 아닌 비행을 하다가 엔진이 꺼졌다가 다시 날아오는 스릴 있는 과정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조이가 원하는 세상은 어린 딸과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밝히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이에게 그런 꿈은 쉽지 않았습니다. 밀려오는 빚 독촉과 온갖 사기술을 해쳐 나가야 합니다. 

다만, 거대한 성공으로 끝나는 게 아닌 그 거대한 성공을 미래로 그리면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는 시절에서 영화는 멈춥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끝나는 것이 참 보기 좋네요. 조금만 더 견디면 파라디이스가 나오는데 그걸 넘지 못하는 사업가 분들이 많죠. 여명이 비추는 새벽에서 영화는 멈춥니다. 

가장 반짝이는 순간은 조이가 그 어둠 속을 해치고 거대한 성공을 거둔 후에 케이블 채널을 갖게 되었을 때 자신처럼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찾아온 발명가들을 직접 만나서 조언과 따스한 덕담 그리고 최고의 호텔에서 묶게 하는 모습에서 감동이 밀려 나옵니다. 거기 그 의자가 어떤 의미인지 조이는 잘 압니다. 

살림만 하던 주부가 홈쇼핑이라는 거대한 세상 앞에서 조롱을 받았던 그 수모를 잘 아는 조이는 수모가 아닌 따스한 시선으로 격려와 박수를 보내줍니다. 전 이 모습을 더 담았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영화 감독은 그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흔한 결말 보다는 조이의 가장 어려운 시절 그러나 가장 가족애에 대한 사랑과 성공이 애절한 차가운 시절로 영화를 끝맺습니다. 이점이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영화 조이는 영화 음악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오리지널 스코어는 아니지만 시기적절한 음악들이 계속 깔리면서 조이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제니퍼 로렌스의 미모를 가득 느끼게 하는 영화 조이

브래들리 쿠퍼, 로버트 드니로, 이사벨라 로셀리니 같은 유명 배우가 나옵니다. 그러나 전 오로지 이 주연 배우인 '제니퍼 로렌스'만 보입니다. 참 묘한 배우입니다. 아주 예쁘다고 할 수 없지만 큰 키에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입니다. 1990년 생으로 올해로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30대 주부 역할을 매끄럽게 보여줍니다.

카멜레온 같다고 할까요? 얼굴도 수시로 변하는 듯 이미지가 영화가 흐르면서 조금씩 변해갑니다. 연기도 엄청 잘하고 역할 소화도 엄청나게 잘하네요. 매번 느끼지만 '제니퍼 로렌스'가 나오면 무조건 봐야하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뛰어난 배우입니다. 영화 조이에서 '제니퍼 로렌스'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제가 좋게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성공일까? 행복일까?

우리는 행복을 위해서 성공을 꿈꾸는 것일까요? 아니면 성공을 꿈꾸고 달성하면 행복이 별책부록처럼 따라오는 것일까요. 행복과 성공에 대한 시선을 담은 영화 조이는 쇼 윈도우 속의 행복한 크리스마스 풍경을 바라 보면서 영화를 끝맺습니다. 

다만, 영화가 만듦새가 아주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고 정갈한 느낌은 없습니다. 제가 좋게 포장했지만 조이의 가족처럼 중구난방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 이 영화 아주 좋게 봤습니다. '조이의 성공담'도 좋고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여기에 간간히 뿌려지는 음악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네요. 

또한, 바닥에서 거대한 성공을 하게 되는 과정이나 우연성을 너무 가미한 흔한 성공담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가장 어두운 새벽에 영화를 마치는 그 시선도 생그럽네요. 흔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 조이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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