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월드

비행 규제가 심한 한국에 진출한 드론왕국 DJI의 무모함 또는 영리함

by 썬도그 2016. 3. 28.
반응형

한국 경제가 무너지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네요. 모방의 나라 일본이 7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 대열에 오르자 한국은 그 모방의 나라를 다시 모방하는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일본을 따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가 2,000년대 초에 서서히 조짐을 보이더니 지금은 일본 제조업을 뛰어 넘었습니다. 여전히 일본은 기술 강국이지만 IT나 조선 등에서 한국은 일본을 앞서가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빠른 추격자'는 추격은 잘하지 앞서나가지는 못합니다. 앞서 나가려면 창의력이라는 엔진이 필요한데 한국은 자체 동력으로 성장했기 보다는 글라이더처럼 앞서가는 1등 뒤에 매달려서 성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글라이더에 창의력 엔진을 달아서 1등을 제치고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창의력이 높지 않는 나라.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나라, 창의력은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창의력 = 싸가지 없음으로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가 미국처럼 일본처럼 선두에 나서는 나라가 되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런 '빠른 추격자 '전략을 중국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한국의 IT, 조선 산업의 발전을 지켜보고 분석해서 한국이 써온 '빠른 추격자' 전략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하에 특정 분야에 정부 자금을 집중 투자해서 자본의 덩치로 기술을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한국의 메모리 디스플레이 강국의 이미지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몇몇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넘어섰습니다. 모바일 지급 결제 및 모바일 결제 부분은 한국이 배우고 있습니다. O2O 쪽도 중국이 훨씬 잘하고 있고 이제 우리가 배우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미래 먹거리라고 하는 드론도 이미 중국과 프랑스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군사용 드론이나 장난감 드론 정도만 만들고 그 마져도 잘 알려진 회사도 없고 있어도 영세한 중소기업입니다. 

이런 나라에 중국 드론의 황태자인 DJI가 홍대에 한국 지사를 내고 진출했습니다. 



홍대에 진출한  드론계의 애플이라고 하는 중국 DJI

DJI를 잘 모르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래서 잠시 소개하고 시작하겠습니다.
DJI는 37살의 프랭크 왕이 설립한 연 매출 1조원의 세계 최고의 드론 제조업체입니다. 종업원 수가 무려 5,000명이며 이중 1,000명이 연구 개발 인력입니다.  기업가치는 9조원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드론계의 황태자죠. 


<고급형 드론 인스파이어>

DJI 드론이 인기 있는 이유는 뛰어난 성능과 빼어난 디자인입니다. 드론 중에서 가장 잘 빠진 디자인을 하고 있죠. 게다가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런 이유로 DJI는 전 세계 드론 시장을 씹어 먹고 있습니다. 



<보급형 드론 팬텀4>

홍대 DJI 스토어에 가보니 DJI에서 제조한 많은 드론을 모두 선보이는 것은 아니고 인스파이어와 팬텀3, 팬텀4 그리고 방송용 수천만원 짜리 드론과 짐벌 카메라가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1,2층 한 쪽 끝에서는 드론을 시연하고 직접 사용자가 조정하는 체험관도 있더군요. 잘 꾸며 놓았습니다. 



비행금지구역이 많은 서울에서 어떻게 드론을 띄우지?

매장에는 전국 비행금지구역 및 관제권 안내 팜플렛이 있네요.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드론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군부대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전국에 군부대가 있습니다. 군부대는 항공 촬영에 취약하기 때문에 드론을 띄우려면 근처에 군부대가 있는 지 부터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청주 아동 실종 사건에서 경찰이 드론을 띄워서 실종 아동을 찾으려고 했지만 군부대에서 드론 비행 허가가 늦거 떨어져서 띄우지도 못했다고 하죠. 경찰이 이럴진데 일반인들이 일일이 드론 비행 허가를 받으면서 띄워야 할까요? 취미로 드론 비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취미로 띄우더라도 일일이 허가를 받고 띄운다면 누가 이걸 취미로 할까요?


전 세계적으로 7kg 이하의 장난감 또는 취미용 드론은 120미터 이하로 드론을 띄울 경우는 제지를 하지 않습니다. 한국도 120미터 이상 및 야간 비행만 금지하고 있습니다. 120미터 이상 띄우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낮게 띄운다면 특별히 허가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 욕심이 120미터까지에서 머물까요? 알게 모르게 더 올리죠. 그리고 이 120미터도 군부대가 근처에 있으면 아예 띄울 수도 없습니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위 지도에서처럼 강북구 쪽은 아예 낮게도 띄우지 못합니다. 아예 비행 금지 구역이고 여기서 드론을 10미터로 띄워도 안 됩니다. 누군가가 강북에서 드론 띄우는 것을 보고 신고하면 경찰 출동합니다. 

이런 나라에 DJI는 왜 진출했을까요?
DJI는 한국의 창의력과 뛰어난 전파력과 역동성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이 얼리어댑터도 많고 까칠한 목소리를 가진 사용자가 많아서 테스트베드 국가로 많이 알려져서 진출 한 것일까요?


현재 드론은 크게 4개 분야로 나뉩니다. 하나는 장난감 드론으로 아이들이나 초보자들이 가지고 노는 드론입니다. 실내나 실외도 100미터 이상 올리기 힘든 저렴한 장난감이죠.

또 하나는 팬텀4나 인스파이어 같은 취미용 드론입니다. 촬영이 가능해서 공중 부감샷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주로 어른들이 작동을 하고 방송이나 드라마 또는 다큐 제작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방송용 드론입니다. 이 드론은 수천만원 짜리이고 강력한 성능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촬영용으로 많이 애용합니다. 이 드론들은 무게가 7kg이 넘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 띄우던 무조건 촬영 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료 산업용 드론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수익을 많이 낼 부분은 농업용 드론입니다. 아시겠지만 지금 농촌은 인력이 없습니다. 농약 뿌리는 인력도 없어서 경 비행기나 헬리콥터가 방재를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만든 소형 헬리콥터 같은 드론이 농약을 치는데 추락율이 높아서 문제가 많다고 하죠

쿼드콥터나 옥타콥터 같은 프로펠러가 여러 개 달린 드론은 높은 안정성 때문에 농약 뿌리는 드론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DJI는 Agras MG-1이라는 농약 살포 드론을 개발했고 이를 한국, 중국, 일본에 동시 출격 한다고 했습니다. 이 농약 살포 드론은 한국 같이 경사진 곳에 채소를 심는 고산지대나 산 비탈에 밭을 일구는 곳에서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홍대 DJI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한 드론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작 수익은 이 농약 살포 드론이 더 많이 낼 것 같은데요. 실제로도 드론 산업이 여러가지로 확장 되겠지만 가장 실용성 있는 분야는 농업 부분입니다. 


여러모로 한국의 실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깊이 고민 했다면 젊은 층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행금지구역인 홍대에 만들지 않고 강남이나 영등포나 강남쪽에 스토어를 오픈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그래야 이런 실내가 아닌 옥상에서 수시로 시연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한국의 드론 시장 특히 민간 시장은 크게 발전하기 힘듭니다. 군부대도 많고 드론을 띄우면 신고하라는 나라에서 무슨 드론 산업이 발전하겠습니까?

다른 나라와 달리 드론 자유 비행 광장에 모여서 주말마다 차몰고 드론 자유 비행 구역에서 드론 날리고 돌아가는 을씨년스런 모습이 나올 수 있습니다. 


DJI가 뭔 잘못이 있겠습니까? 남북 분단이 문제고 일촉즉발의 한반도가 문제죠. 
그럼에도 DJI가 한국의 비행금지에 대한 실정을 좀 더 신중하게 파악했으면 하네요. 스포츠카를 샀는데 제한속도가 60km인 도로에서만 달려야 하고 그것도 강북 지역은 아예 못 달리게 한다면 누가 스포츠카를 사겠습니까?  

이런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한국은 장난감 드론만 많이 팔릴 것 같네요. 정부에서 드론 산업을 육성하면서 규제를 풀겠다 어쩌겠다 하는데 안보가 걸린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롯데같이 끝발 좋은 대기업이라면 성남비행장 활주로 각도를 조정할 수 있지만 드론 산업에 뛰어든 국내 대기업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이 기웃 거리고 있고 LG CNS가 기웃 거렸다가 손 놓아 버린 산업이 드론산업입니다. DJI가 이런 드론 불모지에 진출한 것은 무모함일까요? 아니면 농업용 드론을 위한 포석일까요?  시간이 알려주겠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