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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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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풍경도 느리면 졸립다. 자객 섭은낭

썬도그 썬도그 2016. 3. 25. 01:06

아무리 피곤해도 영화를 보다가 잘 졸지 않습니다. 졸아도 5초 정도 좁니다. 전 영화관에서 코골고 자는 사람을 가장 경멸합니다. 재미 없으면 차라리 영화관을 나가서 남은 시간 알뜰하게 쓰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정없이 졸립네요.

잠시 잠깐 졸다가 깜짝 놀라서 스크린을 보면 아까 졸기 전의 장면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대사가 많은 것도 아니라서 잠시 졸아도 스토리를 따라 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렇게 한 10번 이상을 졸았습니다. 

나를 졸게 한 영화의 제목은 정성일 평론가가 극찬한 <자객 섭은낭>입니다. 

2015/10/22 -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추천하는 영화 10편

라는 글을 통해서 정성일 평론가는 '와호장룡'을 가볍게 발라 버리는 영화라고 극찬한 영화가 바로 <자객 섭은낭>입니다. <자객 섭은낭>을 영화관 개봉할 때 보지 못했습니다. 몸도 아프고 영화 보는 것이 점점 지겨워지기도 하고 개봉관도 많지 않아서 안 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이 영화를 무료 상영하기에 봤습니다.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는 만석을 채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영화가 상당히 느리고 졸리워서 중간에 나가는 분도 몇 분 보이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무협 영화와 다른 영화라고 합니다. 네 많이 다릅니다. 무협 영화라고 하기도 힘든 그냥 평범한 드라마에 액션이 살짝 추가된 느낌입니다.


<색다른 무협 영화? 그냥 평범한 드라마>

<자객 섭은낭>은 무협 영화라는 시선으로 보면 색다른 영화가 맞습니다. 무협 영화인데 액션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대신 아름다운 풍광과 느린 화면 전환으로 마음에 평온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고 제공합니다. 정말 형언하기 힘든 수채화와 담채화가 번갈아 나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평로가들은 수묵화 같은 무협영화다 액션이 아닌 마음을 담은 영화라고 극찬을 합니다. 
그러나 전 이 영화가 그렇게 극찬을 받아야 할 영화인가?라는 의문이 드네요. 무협의 시선으로 보면 분명 색다른 영화 임에는 틀림없지만 드라마로 보면 그냥 그런 영화입니다. 


영화 줄거리를 살짝 소개를 해야겠네요. 
시대 배경은 당나라입니다. 고위관료의 딸로 태어난 섭은낭(서기 분)은 결혼을 약속한 전계안과 결혼을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치 형세가 변화 되면서 전계안이 정략 결혼을 해버립니다. 이에 섭은낭 부모를 떠나서 자객으로 키워집니다. 여 스승의 명령에 따라 부패한 관리를 죽이는 것이 섭은낭의 주 임무이자 삶의 유일한 의미입니다. 

그런데 다른 자객과 달리 이 섭은낭은 심장이 뛰고 있는 자객이었습니다. 


부패한 관리를 죽이려다가 그의 아들이 너무 귀여워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등 자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에 여 스승은 섭은낭에 남아 있는 따뜻한 사람에 대한 온기를 확실히 박멸하기 위해서 섭은낭과 정혼 관계였다가 깨저버린 전계안(장첸 분)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전계안은 위박 지역의 절도사로 지역의 군주입니다.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온 섭은낭은 전계안 집에 난입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떠납니다. 



전계안은 섭은낭이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것을 알고 섭은낭을 쫒아서 지붕에서 무술로 대결을 하지만 섭은낭의 무술이 워낙 출중해서 전계안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흔적과 모습을 보이지만 그때 마다 전계안을 죽이려고 하기 보다는 피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전계안을 떠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전계안 주변을 자객처럼 빙빙 맴돌 뿐입니다. 


섭은낭의 친척이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가는데 섭은낭 아버지가 전출 가는 길을 동행을 합니다. 3년 전 전출 가던 관리가 생매장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전계안은 섭은낭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합니다. 그러나 3년 전처럼 갑자기 자객들이 전출가던 일행을 죽이려고 합니다. 섭은낭 아버지도 활에 맞아서 죽기 일보 직전 근처 마을에 살던 청년이 이 자객들을 훼방 놓는 사이에 섭은낭이 정체모를 자객을 일망타진합니다. 

그 청년이 사는 마을에서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면서 잠시나마 목가적인 생활을 하다가 다시 전계안을 찾아가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려던 세력을 색출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전계안을 죽여야하는 자객이 전계안과의 정을 단칼에 끊지 못함을 넘어서 전계안을 도와 줍니다. 영화는 이렇게 평이한 스토리로 진행되다가 예상 가능한 결말로 끝이 납니다. 무술 9단인 섭은낭이 자객이라는 자신의 본분을 벗어 버리는 과정을 무던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느리고 느립니다. 롱 테이크는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긴 샷으로 담습니다. 여기에 액션도 근거리에서 담는 액션도 자세히 묘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지 멀리서 담은 장면도 꽤 많습니다. 또한, 영화 대사도 많지가 않습니다. 관계를 설명하는 대사는 꽤 많이 나오는데 정작 주인공 섭은낭은 자객 답게 대사가 많지 않습니다. 



수정주의 무협 영화다 뭐다 극찬이 많습니다. 극찬할 장면들이 꽤 있긴 합니다. 달력 사진 같은 아름다운 풍광이 꽤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풍광도 너무 오래 보면 졸립니다. 지루해서 졸린 것도 있고 너무 평온해서 졸립습니다. <자객 섭은낭>은 갈등이 분명이 확실하고 크지만 잔잔한 호수에 나뭇잎 한 장 떨어지는 정도의 잔잔한 파문만 가득합니다. 

2번을 보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 대한 재미가 거의 없다 보니 지루함의 연속입니다. 딱, 시네필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보면 좋아할 아트하우스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아트하우스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 보지만 이 영화는 좀 처럼 적응이 되지 않네요. 


업계 최고의 암살 능력을 가진 자객이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클리세는 너무 많았습니다. 영화 레옹도 그렇고 한 두 영화가 아닙니다. 스토리가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영화의 마지막이 예측되는 모습은 지루함의 방점을 찍어 버리네요.  추천하기 힘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풍광 말고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거의 없네요. 단지 오랜만에 서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점 빼고는 지루함의 연속이네요. 

정성일 평론가가 추천한 '스틸라이프'는 너무 좋았는데 이 '자객 섭은낭'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러기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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