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구글

알파고는 우리의 적이 아닙니다!

by 썬도그 2016. 3. 14.
반응형

처음에는 이세돌 9단이 5대 0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라는 이세돌 9단의 유명한 멘트가지 써가면서 세계적인 이벤트인 인공지능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1,2,3국을 연달아지자 태도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알파고 CPU가 1202개라면서 1202 대 1의 불공정한 게임이었다.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알파고라고 항의성 글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반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구글의 마케팅에 이용 당했다는 소리까지 하더군요. 놀랬습니다. 그냥 세계적이고 세기적인 이벤트일 뿐인데 마치 한일전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왜 이렇게들 광분을 하고 화를 낼까?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불공정한 경기라면 1국 시작전에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주장하지 3연패를 하니까 불공정하다는 말은 사후인지편향 밖에 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해보면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가 커서 알파고에 대한 악담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 초 초등학교 점심시간에 학교 도서관에서 과학소설 읽는 게 취미였습니다. 그때 읽은 단편 과학 소설 중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소설이 있습니다. 

먼 미래 인공지능이 세상을 관리 관장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뛰어난 지능으로 관리하자 세상은 평화로웠습니다. 불공평은 사라지고 뇌물과 비리는 깨끗하게 세척되었습니다. 티끌 하나 없고 인간의 오류가 사라진 유토피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세상이 유토피아가 아니였나 봅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관리되고 조율 되는 세상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커지더니 여기저기서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을 만든 과학자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갑자기 인공지능이 오류를 내서 여기저기서 사고가 납니다. 사람들은 잠시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시위를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다시 자기가 하던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을 본 과학자가 인공지능을 들여다 봤지만 오류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인공지능이 대답을 합니다.

"일부러 오류를 냈습니다"
"아니 왜?"
"그래야 날 사람들이 받아주니까요"

알파고가 4국에서 졌습니다. 사람들은 드디어 인간이 이겼다면서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알파고에 대한 반감도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그럼에도 알파고에 대한 분노에 가까운 시선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인공지능을 미워할까요? 인간을 잡아 먹을까봐서요? 분명히 그런 공vh는 현실적이고 합당해 보입니다. 실제로 2030~40년 사이에 인간의 지능과 비슷한 강인공지능이 나오면 인공지능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실업자가 될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공지능이 가져다 주는 어두운 면만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오히려 자질구레하고 저임금의 저질의 노동을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대신하고 인간은 좀 더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유토피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잡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via giphy.com

이는 영화의 영향이 큽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구를 죽이는 바이러스로 인식하고 인류 제거 작업을 합니다. 여기에 '스티브 호킹' 같은 박사는 인공지능 개발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인류는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는 증기기관, 철도, 전기 등 중요한 기술혁명이 장기적인 경기 파동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전기 같은 기술혁명이 일어나서 인류는 폭발적인 생산성을 가지게 되었고 이게 경제를 부흥 시켰다는 소리입니다. 




via giphy.com

기술혁신의 관점으로 본 '장기파동 이론'은 큰 주목을 받은 이론입니다. 이 '장기파동 이론'으로 보면 전기의 발명 이후 제 5의 파동이라고 하는 정보통신 혁명이 전기 만큼의 큰 혁명이 되지도 획기적 생산성의 증가도 끌어내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히 인터넷은 인류의 진화 속도를 빠르게 했고 정보 공유 속도를 동시대급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문제는 이 인터넷이 생산성의 면에서는 혁명적으로 바꿔 놓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고 주장하지만 전기의 발명, 증기기관의 발명처럼 혁명적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산성의 증가가 멈추다 보니 전 지구적인 경기침체가 만연해지고 있고 이는 더 확대 될 것입니다.




via giphy.com

이대로 있다가는 저절로 세상은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습니다. 현 인류는 '생산성 패러독스'에 빠져 있습니다. 혁명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현재 혁명적인 기술이라고 하는  3D프린터나 VR, AR, 나노기술, 로봇공학,생명공학 등이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기술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공학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큰 파괴력을 가진 기술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실업 문제나 부작용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는 항상 그런 부작용을 잘 적응하거나 다스리면서 진화를 했습니다. 오히려 인류의 가장 큰 적인 통제되지 않은 자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알파고는 당장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인간과 동일한 지능이나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인 튜링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와 대화를 하는 존재가 될 것이고 되어야만 합니다. 이 인공지능의 로봇이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해방 시켜줄 혁명이 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 하네요




via giphy.com


알파고는 우리의 적이 아닌 우리의 협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다가 돌파구를 찾지 못할 때 인공지능이 돌파구를 마련해주는 친구가 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도 새로운 친구를 받아들여서 보다 윤택한 세상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가장 이해가 안 갔던 댓글은 인공지능이 비인간적이고 인간성이 없다고들 합니다. 영화에서 로봇이 무감정적이고 실리만 추구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실제로 알파고는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하고 무감정하게 바둑을 뒀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가질 수도 있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파고 같이 딥러닝 같은 기계학습을 하면서 스스로 깨우쳐나가는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인간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측은지심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영화 '채피'는 이런 딥러닝 로봇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기 같은 채피가 갱단에 의해서 강도의 도구로 활용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하죠. 반대로 인간보다 더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는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에서도 잘 보여줍니다. 
반대로 인정머리 없는 기계보다 더 냉혹하고 잔혹한 인간들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습니까? 항상 인공지능 보다 우월하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은 더 초라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를 한 뼘 더 자랄 수 있는 친구로 보는 시선이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우려와 문제점은 수 많은 안전장치로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진화를 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알파고는 인간이 만든 인간의 생활을 좀 더 좋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외계인 취급하는 모습은 좀 잦아 들었으면 합니다.  뭐 신기술이 나오면 항상 거부 반응이 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고 로봇이 인간과 닮으면 닮을수록 혐오감을 느끼는 언캐니 계곡을 건너고 있는 것 같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서 좀 더 너그럽게 봐주었으면 합니다.

이미 우리는 인공지능이 주는 편의를 잘 섭취하고 살고 있잖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