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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유명 벽화 마을에 입장료를 받겠다고? 마을이 테마파크인가?

by 썬도그 2016.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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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겹습니다. 지겨워요. 한국은 유독 쏠림 현상이 심한 나라라서 누가 해서 잘 됐다더라고 하면 너도 나도 아무런 비판 없이 쉽게 그걸 따라합니다. 그러다 모두 망해 버리죠. 조개구이 열풍과 몰락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사회 전반에 걸쳐서 뭐가 뜬다더라라고 헛바람이 불면 광풍이 됩니다. 그리고 씁쓸한 풍경만 남기고 끝나죠.

통영의 동피랑 마을에서 시작한 벽화 마을 열풍이 2008년 경 낙산공원 및 이화마을에 처음으로 심어집니다. 그리고 홍제동 개미마을을 지나서 전국으로 바이러스처럼 퍼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세요. 전국 그 많은 벽화마을 제대로 관리되고 아직도 꾸준하게 관광객들이 오는 마을이 몇이나 있나요? 그나마 이화마을은 꾸준히 관리가 되고 있지만 전국 많은 벽화마을이 1회성 사업으로 전락해서 흐지부지 되고 있습니다. 



벽화 마을의 취지는 마을에 활력이 불어 넣는 것이다!

벽화 마을의 취지는 관광객 유치가 아닙니다. 원래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네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골목이 있는 마을을 찾아서 계단과 벽에 벽화를 그려서 마을에 생길르 넣는 공공미술 작업이었습니다. 이화마을은 뉴타운 재개발을 앞두고 있던 동네였고 여기에 서울의 첫 공공미술 벽화마을이 2007년 전후로 탄생합니다. 

이후, 생활사진가의 인기 출사지가 되고 예능 프로그램들이 소개하면서 지금은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원래 취지는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보다는 동네 주민들을 위한 공공미술이었는데 부수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다

관광객이 몰려오자 마을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들과 반대하는 분들로 나뉘게 됩니다. 환영하는 분들은 조용한 동네 북적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활기가 넘친다고 좋아했습니다. 반면, 반대하는 분들은 밤에도 플래시 터트려서 사진 찍고 시끄럽게 떠들어서 잠을 잘 수 없다고 반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반대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전국 벽화마을이나 특색 있는 유명 관광지가 된 마을 주민들에게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도움이 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벽화마을은 말 그대로 마을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금전적인 도움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끽해야 마을 입구의 구멍가게나 편의점이나 몇 안되는 카페 들이나 관광객의 온기를 느끼지 대부분의 주민에게는 금전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에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감천문화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을 줄여보고자 입장료를 받자는 취지의 마을 투표를 했고 과반수가 찬성했습니다. 



마을은 테마파크가 아니다! 입장료 징수는 스스로 테마파크라고 인정하는 소리

주민들의 고통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화마을 같은 곳을 주말에 가보면 엄청난 관광객 때문에 이 마을 사람들은 시끄러워서 고통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삼청동 같은 한옥마을은 곳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서 조용히 해 달라는 푯말이 있습니다. 

이런 전국의 유명 벽화마을이나 관광 마을들에서 웃고 떠드는 관광객들이 1차적인 문제이긴 합니다. 사람 사는 동네이니 조용 조용히 다녀야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마치 테마파크에 왔다고 착각을 하는지 과한 행동을 합니다. 그렇다고 관광객들을 쫒아 내려고 입장료를 받는 다는 자체는 스스로가 이 동네는 벽화 테마파크이니 입장료 내고 맘 놓고 웃고 떠들고 사진 찍고 가세요!라고 용인하는 것 아닐까요?

부산 감천문화마을에 묻고 싶네요. 입장료 받으면 입장료 낸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시끄럽게 다녀도 괜찮은건가요? 아무리 유명 관광 마을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입장료를 받는 것은 천박해 보입니다. 그 입장료 받아서 마을 살림 나아지면 얼마나 나아질까요?

당장 자신들 손바닥에 돈 한 푼 쥐어지지 않으니 반대하는 것 같은데  관광객들의 고성방가나 몰상식한 행동은 문제가 되지만 
크게 보면 그 지역 지자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 많은 관광객들이 그 마을에서 먹고 마시고 자지 않을 뿐이지 그 근처에서 먹고 마시고 잠을 잡니다. 그럼 그 돈이 다 어디로 갈까요? 그 지역 지자체의 세금 수익이 되고 그 세금 수익을 그 관광 마을에게 돌려주는 선순환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간접적으로 관광객이 지원해주는 형태에서 직접 징수를 하면 누가 그 유명 마을을 찾을까요?


지난 주에 인천 차이아타운 송월동 동화마을을 가봤습니다. 지겨운 벽화마을이라고 생각했지만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대놓고 사진찍기 좋은 아름다운 벽화도 벽화지만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무척 좋은 듯 꼼꼼하게 벽화를 칠했습니다. 심지어 잘 보이지도 않는 골목까지 채색을 했네요.

관광객들은 시끄럽게 떠들지 않았습니다. 다들 줄서서 사진 찍고 다니더군요. 전 오히려 그 관광객들이 낮 시간에 빈 집들을 지켜주는 외부 방범 대원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송월동 동화마을은 낮에는 도둑이 거의 없을 걸요. 관광객이 저렇게 많은 데 도둑이 맘 놓고 다니기 힘들죠.

가장 좋은 가로등은 사람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이 많이 왔다 갔다 하게 하는 것이 마을의 치안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사람은 걸어다니는 CCTV입니다. 



복사 & 붙여 넣기 같은 대한 아파트 민족 같은 풍경이 만든 쓸쓸한 풍경


벽화가 그려졌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이유가 좀 신기합니다. 벽화가 뭐라고 그렇게 찾아갈까요? 그러나 우리 동네를 보면 거길 왜 가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별 특색도 없는 성냥갑 같은 복사 & 붙여넣기 형태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모든 시각적인 천박함을 가졌지만 아파트라는 편의성 덩어리에서 만족하면서 삽니다.

이런 시각적인 천박함과 딱딱하고 지루함을 골목과 벽화가 있는 마을에서 해소하는 것입니다. 골목 문화가 사라진 나라의 슬픈 풍경이죠. 자기 마을에 골목이 있고 아기자기한 꾸밈이 있다면 굳이 그 멀리에 있는 벽화마을을 찾아가지 않겠죠. 

편의만 가득한 아파트 공화국이 반대쪽에 있는 골목과 벽화가 있는 마을을 찾아가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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