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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사진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싸이월드,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by 썬도그 2016.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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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는 페이스북, 트위터라는 외산 SNS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을 지배했던 SNS 서비스였습니다. 2003년부터 서서히 인기를 끌던 싸이월드는 2005년 경 대박을 터트립니다. 이 서비스가 대박을 낸 이유는 SK컴즈가 싸월드를 인수한 후에 적극적인 마케팅과 특유의 꼬꼬마 아바타인 미니미의 앙증 맞음이 큰 인기를 끌게 했습니다.



디카 보급과 실명제와 미니미로 빅 히트를 했던 싸이월드


 싸이월드의 인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은 막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이 되던 시기였습니다. 또한, 카메라폰도 조금 쓸만할 정도인 30만에서 100만 화소로 넘어가던 시기였습니다. 즉, 디지털 사진 광풍이 불던 시기였습니다. 

촬영한 사진은 남들에게 보여줄 때 더 빛이 나죠. 이렇게 내 얼굴, 내 가족, 내 친구, 내가 먹고 마시고 봤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 했는데 마침 싸이월드가 개인 일기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당시는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있긴 했지만 하루 업로드 용량 제한이 아주 심했고(하루 5MB) 사진 위주가 아닌 글 위주가 많았습니다. 

반면, 같은 사진 용량 제한이 있지만 미니홈피라는 이름처럼 크기가 작은 홈페이지에 작은 해상도의 사진을 올리다 보니 좀 더 많은 사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실명제로 출신학교와 나이 이름만 알면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는 디지털 전화번호부 또는 졸업앨범 역할까지 했습니다. 

이 싸이질을 통해서 만난 동창들이 꽤 많았습니다. 저 또한, 궁금했던 초등학교 동창들의 소식을 듣기도 했죠. 이런 빅 히트를 싸이월드는 돈으로 환원하기 시작합니다.



도토리 장사만 하다가 격변하는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다

싸이월드는 큰 인기를 도토리 장사를 통해서 큰 돈을 법니다. 미니 홈피 스킨, 배경음악, 미니미 등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해서 큰 수익을 냅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도토리 장사에 정신 팔려서 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싸이월드는 네이버처럼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서비스로 모든 서비스를 자기들이 스스로 만듭니다. 이런 폐쇄적인 생태계를 들고 유럽, 동남아, 미국 시장을 찾아갔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장에서 망했습니다. 그러다 2006년 대격변이 해외에서 불어옵니다. 

2006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이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모든 것을 자신들이 다 만들지 않고 소스를 오픈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오픈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그래서 트위터 관련 악세사리 같은 서비스들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페이스북도 다양한 게임이나 앱을 붙여서 사용할 수 있게 SDK를 개방했습니다. 

이렇게 혼자 만들지 않고 더불어 만들어가는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다양성을 무기로 국내에까지 진격하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은 오픈 생태계를 무기로 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집어 삼켰고 한국까지 집어 삼키기 시작합니다. 이때라도 싸이월드가 좀 더 개방적으로 변화를 꽤해야 하는데 싸이월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싸이월드가 하는 것은 항상 뒷북이었습니다. 네이버와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느닷없이 싸이월드 블로그 홈2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여기에 메타 블로그 서비스인 네이트독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모두 망했습니다. 

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싸이월드는 망조가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활발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공유했던 그 활력이 싸이월드 스토킹과 개인 정보 노출에 대한 경계심이 생기면서 거의 대부분의 미니홈피들이 자물쇠를 잠그고 비밀스럽게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문화적 변화를 다시 개방화 시키고 싸이월드 글을 검색에 노출 시키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네이트와 싸이월드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이런 폐쇄적인 문화와 함께 DSLR 시대가 되면서 조막만한 미니홈피가 답답하다는 소리가 많아지면서 싸이월드 서비스는 점점 쇠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 오히려 미니홈피가 더 인기를 끌 수 있었음에도 모바일 생태계에 대한 대비도 너무 느렸습니다. 이게 다 SKT라는 모회사의 눈치를 보면서 의사결정이 느린 대기업 서비스의 한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왕좌왕하다가 서서히 끊어 오르는 솥에서 그대로 죽어버린 두꺼비가 되어버린 싸이월드는 연속적자를 내다가 분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 사진을 가지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싸이월드

사진 140억장 지키려는 싸이월드의 마지막 보루

라는 기사를 보고 혀를 찼습니다. 싸이월드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는 생각이 절로 나네요. 싸이월드는 현재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SK컴즈에서 분사 되어서 50명의 직원이 싸이월드를 살려 보겠다고 부던히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것도 잘 되지 않는지 20명 정도만 남아서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3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이런 적자 행진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고객들이 미니홈피에 업로드한 사진과 댓글을 엮어서 전자책으로 만들어주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1,000장을 묶는데 4,000원 정도라고 하는데 가격이 싸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런 행동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싸이월드는 이상하게 개인 데이터 백업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티스토리 유저로 티스토리가 2009년 이후로 아무런 변화가 없이 화석처럼 변해가고 있지만 적어도 데이터 백업을 예나 지금이나 지원해 줍니다. 구글도 페이스북도 대부분의 IT서비스들이 고객이 올린 글과 사진을 버튼 한 번만 누르면 고객의 PC로 다운로드하게 하는 백업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는 PDF파일로 백업만 지원하고 싸이월드는 아예 백업 서비스가 없습니다. 그래서 싸이월드에 올린 사진을 백업 받으려면 사진 1장 1장 다른 이름으로 저장해야 합니다. 왜 싸이월드는 사진 백업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을까요? 그건 간단합니다. 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운영자들이 싸이월드를 폐쇄형 생태계로 운영했기 때문에 고객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사진 백업을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백업 서비스를 지원해주지 않고 오히려 그 업로드한 사진을 PDF파일로 만들어주는데 4,000원을 내라고 합니다. 이는 한 마디로 고객들이 올린 사진을 인질로 삼아서 돈을 내면 내주겠다는 아주 못된 심보입니다.

무려 130억 장의 사진 대한민국 젊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인질로 삼고서 4,000원을 주면 1,000장을 쉽게 백업하게 해주겠다고 하고 있네요. 그것도 JPG파일도 아닌 PDF에 사진을 박아서 제공하는 것 같네요. 이런 마인드로 무슨 장사를 하려고 합니까? 그냥 서비스를 접는 것이 그동안 사용해준 고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더 웃긴 것은 잘 나갈 때는 대기업의 갑질처럼 운영하다가 망해가니까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스타트업 코스프레를 한다는 것입니다. 엄마 회사인 SKT에 손을 내밀지 왜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 조달을 합니까? 누가 망해가는 회사의 주식을 사겠습니까?
장담하는데 싸이월드는 다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냥 서비스 접고, 접기 전에 고객들이 올린 사진 백업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게 가장 덜 욕먹는 방법입니다. 영화 빅쇼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네요. 

덧붙임 : 싸이월드 직원 분의 댓글로 현재 상황을 알려주셨습니다. 
         원본 다운로드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원본 다운로드도 가능할 듯 합니다. 
       
  아! 쓰고 나서 읽어 보니 제가 좀 과격하게 표현한 면이 많네요. 그럼에도 수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싸이월드 잘 나갈 때의 불만이 너무 많아서 이불킥 하는 심정으로 적다 보니 과한 말이 많았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직원 분과 댓글로 이야기를 해보니 모든 비판 감수하고 있고 제가 지적한 사진 백업 문제도
         인지하고 있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제 비판은 현재 싸이월드 보다는 SK컴즈 시절의 싸이월드에 대한
         악감정이 더 많습니다. 이점은 밝히고 양해도 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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