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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미술작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를 드로잉으로 담은 '윌리엄 켄드리지'

by 썬도그 2016.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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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후 6시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라서 고궁과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무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은 유료 전시회가 꽤 많습니다. 이 유료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토요일 오후에 현대미술관을 갔다 왔습니다. 

이 현대미술관 전시회 중에 가장 큰 규모의 전시회는 2015년 12월 1일부터 3월 27일 까지 진행되는 '윌리엄 켄드리지'의 주변적 고찰 전시입니다. 전시실 2,3,4관을 모두 사용하는 꽤 규모가 큰 전시회네요. 


이 윌리엄 켄드리지를 모릅니다. 미술에 관심이 많지만 이 작가분은 처음 들어보네요. 몰라서 좋은 점은 있죠.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다는 것은 좋습니다.


지하 1층에 내러가지 목탄화로 그려진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있네요. 애니 내용을 보니 사회 비판적인 시간이 많으면서 현실을 비판한 내용이 많습니다. 



1층 야외 공간 벽을 스크린 삼아서 목탄화 애니가 상영되고 있네요



예술 작품을 아무런 설명 없이 보는 것이 좋긴 하지만 너무 아는 것이 없어서 작가에 대한 설명을 좀 읽어 봤습니다
윌리엄 켄드리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드로잉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분입니다.  1955년 생으로 지난 25년 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와 사회 비판적인 소재의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사회 참여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못지 않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대사는 아주 복잡하고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종 차별 정책과 여러 민중 봉기를 작품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인권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철학, 음악, 영화, 물리학, 미술, 무대미술 등의 다방면의 소양을 갖춘 작가입니다. 사회 비판을 하려면 다방면으로 많이 알아야 합니다. 사회 자체가 다방면의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죠. 따라서 사회를 알려면 지식이 많아야 좀 더 사회를 넓고 꼼꼼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가 그린 작품 108여점이 한국을 찾아왔네요. 대부분의 작품은 목탄화였습니다. 누렇게 변질된 듯한 종이 위에 사람 크기보다 더 큰 목탄화들이 벽에 걸려 있네요. 흥미로운 것은 디스플레이 방식이 액자에 그림을 넣고 전시하는 것이 아닌 마치 벽을 뜯어내서 전시하는 듯한 느낌이네요. 마치 돌돌만 종이 그림을 쫙 펴서 전시하고 다시 돌돌 말 것 같네요



작가에 대한 정보도 얉고 크게 관심이 가지는 작품도 많지 않았습니다. 목탄화와 애니가 정말 많이 상영되더군요. 이런 사회 참여 성격의 작품들은 배경 이야기를 들어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데 그런 것이 없다 보니 그냥 형상만 계속 보고 지나가다가 이 작품에서 멈췄습니다. 


끝에 있는 방 같은 곳에 들어가니 입구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지 말라는 소리를 귀담아 듣고 앞을 바라보니 거대한 스크린이 눈에 보였습니다. 벽면 전체를 커다란 널판지가 있고 그 널판지 위로 빔 프로젝트 영상이 비추어집니다. 작가인듯한 분이 작업하는 흑뱅 영상이 계속 나오네요. 



가운데 내연기관 같은 나무로 만들어진 키넥트 작품이 계속 쉴새 없이 움직입니다. 




기이한 공간이었습니다. 설치 예술 같기도 하고 공연 예술 같기도 하며 동시에 시각과 청각이 모두 활짝 열리게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이름은 시간의 거부(Refusal of time)입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공간 전체를 압도하는 느낌은 경이롭네요. 그래서 동영상으로 촬영하지 말라고 했나 봅니다. 

이건 꼭 눈으로 봐야 합니다. 




전시회는 윌리엄 켄드리지의 25년 작품 역사를 집대성 했습니다. 연도별로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나 소재와 주제의 변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작품 수도 많지만 시각과 청각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한데 모여 있었습니다. 그림, 설치 예술, 영상, 애니 등 실로 다양한 표현법을 사용하네요. 그럼에도 주된 표현법은 목탄화입니다. 정말 에너지가 강한 작가입니다. 



나팔 같은 것이 있는데 저건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 또는 남아공 정권의 프로파간다라는 선전 선동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살펴 본 것은 아닙니다. 남아공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고요. 도슨트라도 있으면 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것도 없어서 그냥 대충 보고 나왔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설명을 들어보고 봐야겠네요. 이런 영상 작품도 만드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것 같네요.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다 하기 힘들거든요



그것도 나이 40살이 넘어서 예술작가가 되었으니 더더욱 놀랍죠. 오히려 자신 안의 에너지를 켜켜히 쌓았다가 중노년에 터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현대미술관 서울분관 가시면 꼭 들려보세요. 입장료는 4,000원이지만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나 토요일 오후 6시 이후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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