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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1981~83년 서울 변두리를 카메라에 담은 김정일 사진가의 기억풍경 사진전

by 썬도그 201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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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입니다. 사진은 2가지 속성이 있죠. 하나는 기록성 또 하나는 예술성인데 사진이 예술로 취급 받은 것은 한국에서는 80년대 이후의 일이고 사진은 뛰어난 기록성 때문에 대중들의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 기록성을 개인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 아닌 그 당시의 사회의 공기를 카메라로 박제한 사진들을 참 좋아합니다.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애잔함이라고 할까요? 유난히 제 기억에 희미한 시간들이나 제가 태어나기 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좋네요


김정일 사진작가의 '기억의 풍경'

<덕성여고>

사진작가 김정일(https://www.facebook.com/jungil.kim1)의 첫 사진전 기억의 풍경이 11월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증산동에 있는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에서 열립니다. 

전 위 사진을 보자마자 이 사진전은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불끈 드네요. 제가 딱 좋아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작가라고 하긴 힘들고 사진가라고 해야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1984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방송공사 영상사업단에서 근무한 김정일 사진가의 첫 개인전입니다. 

이 모습은 사진작가 김기찬과 비슷하네요. 골목안 풍경이라는 인기 높은 사진집을 출간한 김기찬 사진작가도 KBS 영상제작국에서 근무를 하면서 서울의 골목을 30년 넘게 촬영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생업이 따로 있고 취미로 골목길을 촬영했기에 그리 오랜 시간 촬영할 수 있었겠죠. 


<명동>


김정일 사진가는 그렇게 오래 촬영하지는 않았고 1981년부터 83년까지 서울 변두리를 촬영했습니다. 
이 짧은 시기의 사진들이 눈에 들어 온 이유는 도심을 촬영한 사진도 있지만 



남양주 1982

서울 변두리를 촬영한 사진들이 많습니다. 이 1981~83년 사이가 중요합니다. 이 시기는 응답하라 1988 이전의 시대로 고도성장기에 막 접어들던 시기였습니다. 서울 몇몇 곳은 아파트가 올라서긴 했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던 시기는 아니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성냥갑 같은 고층 아파트가 피어나던 시기가 1986년 전후로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1988년은 한국에서 큰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올림픽이 열린 해이기도 하지만 이 시기를 전후로 한국은 가난의 때국물이 흐르던 도시에서 어느 정도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 시기이고 외형적인 성장이 크게 일어나던 시기입니다. 특히, 서울 변두리까지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시기이죠. 그것도 거대한 고층 아파트로요

그 전 시기가 바로 1981~83년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어서 급속도로 자라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또한, 전두환 정권이라는 군사 정권이 광주의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서 국풍 81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자신을 살인마로 손가락질하는 대학생과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여러 가지로 해금조치를 많이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1982년 1월 5일 12시를 기해서 37년 간 지속되어 오던 야간통행금지를 해제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밤 12시가 넘으면 딱딱이 들도 다니면서 불끄라고 하던 모습이요.

통금해제가 되던 날 사람들은 어깨춤을 추면서 새벽의 기운을 담뿍 마셨습니다. 그 시기의 서울 변두리 풍경을 담은 사진이 김정일 사진가의 '기억풍경'입니다. 

대신동. 1981


서울의 40여개 동네를 기록한 사진들인데 무허가 집들을 많이 촬영했습니다. 뭐 당시는 허가 받고 지은 집이 많지 않았죠. 도시 빈민들이 도심에서 쫒겨나면 서울 변두리 산기슭에 집단 거주했었습니다. 이런 동네를 카메라에 담았네요. 


목동. 1982

유명한 사람은 어떻게든 기록에 남습니다. 사진으로 남고 글로 남고 기사로 남고. 그러나 서민들은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끽해야 가족앨범에 남는게 최선입니다. 남이 기록하지 않는 사람들이 서민들입니다. 그런 서민들이 사는 동네에 카메라를 가지고 찾아가 그들을 기록했습니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기록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꾸준히 기록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이 사진들은 세월의 더깨를 뒤집어 쓰고 은은하게 빛나는 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절 서울 주변부에 초점을 맞춘 사진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 번 찾아가서 봐야겠네요. 그 시절이 기억이 날까 모르겠네요. 세상이 나와 우리 학교까지가 전부이던 시절이라서요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에서 11월 30일까지 진행하는데 월요일은 쉽니다. 갤러리 홈페이지도 없고 네이버 다음 지도 검색도 안 되네요. 정작 찾아가려고 해도 정보 찾기기 힘든 모습은 좀 수정했으면 합니다. 검색이 안 되면 존재하지 않는 시대라서요. 그래도 구글링을 하니 잘 나오네요.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  https://www.facebook.com/Photographers-Gallery-Korea-1537216843224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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