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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영화의 역사와 비평과 흐름을 찾는 마중물이 되는 책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100'

by 썬도그 2015.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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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까지 변하지 않는 진리는 빈부의 격차가 심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시간은 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의 옛 모습과 그 사건과 물건의 시작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작 점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세상 많은 것들이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본질의 겉모습인 현상만 바뀔 뿐이죠. 

깊이가 없는 사람은 그 현상에만 추종합니다. 그러나 시작 점을 알고 역사를 이해하는 사람은 그건 단지 스쳐 지나가는 패션과 같은 현상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죠. 그래서 아이들이 현상에 호들갑을 떨면 엄마 아빠가 그건 스치는 바람 같은 것이라고 다독이죠. 

역사는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세상 풍파를 견디게 해주는 뿌리 깊은 나무니까요. 
이런 역사를 차곡차곡 다루는 책 시리즈가 '아이디어 100'시리즈입니다. 


100 아이디어 시리즈는 영국의 예술 출판사 '로런스 킹'의 대표적인 예술서 시리즈입니다. 패션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건축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등이 한국의 시드포스트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을 통해서 양질의 내용을 경험한 바 있어서 아주 신뢰도가 높습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을 통해서 제가 궁금해 하던 사진의 역사를 100개의 소재를 통해서 사진의 과거 현재와 미래까지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디어 100'시리즈가 출간되자 비슷한 제목의 책도 나오던데요. 시드포스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인지 확인하고 구매하셔야 합니다. 출판사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면 책 전면에 황금 딱지를 기억하면 됩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죠.



영화의 역사와 비평과 흐름을 찾는 마중물이 되는 책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아이디어 100'시리즈가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바로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입니다. 사진과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을 무척 기다렸는데 드디어 10월 말에 출간했네요




저자는 영화 칼럼니스트로 기디언지와 BBC라디오와 영화 전물 월간지 엠파이어 등에서 글을 기고하고 있는 '데이비드 파킨슨'입니다. 



분홍색 표지에 빼곡하게 영화 용어들이 타이포그래피로 쓰여 있습니다. 책 하단의 장식 띠에 적힌 문구가 이 책의 정체성을 한 줄로 요약했네요. 120년 영화사, 500편의 영화를 한 권으로 만나다!

영화는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예술 매체입니다. 그래서 들여다 볼 것이 많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는 다른 예술과 달리 과학의 영향을 즉시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또한, 가장 실용적이고 가장 사랑받는 매체이기도 하죠. 이는 영화가 예술적 가치와 함께 오락이라는 양가성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책 구성은 다른 '아이디어 100'시리즈와 동일합니다. 큰 사진과 작은 사진을 배치하고 하나의 소재에 대해서 2페이지에 걸쳐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그 소재에 대한 저자의 간략한 소개가 있고 오른쪽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역사를 쭉 살펴봅니다. 

그렇다고 백과사전처럼 그 소재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습니다. 자세하게 소개하려면 3~4페이지 이상을 다뤄야 하는데 1~2페이지에 소개하려면 자세하게 소개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영화에 대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 하나의 소재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하는 책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속편 중에 프리퀄 속편이 많아지고 있는데 프리퀄 말고 미드퀄, 인터퀄, 사이드퀄, 패럴렐, 디스턴트 시퀄, 리부트, 스탠드얼론 시퀄 등을 소개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습니다. 소개한 용어들을 직접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게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용어를 찾아보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 중요한 단어는 주석을 달아서 소개합니다. 다만, 독자가 직접 이 책을 마중물 삼아서 직접 지식을 확장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서 수 많은 영화와 영화 감독의 이름이 나오는데 그 영화와 영화감독 이름을 독자가 직접 찾아보고 지식을 보강하게 하는 입문서 같은 책입니다.

어찌 보면 영리한 판단입니다. 장황하게 설명 했다면 책은 2~3배 더 두꺼워지고 책 가격도 올라가겠죠. 이 책은 딱 딱 맥만 집어주고 알아서 좀 더 지식을 보강하라고 부축이네요. 그래서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진도가 아주 빠르게 나가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책은 소설책이 아니기에 순차적으로 읽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재미있는 부분부터 골라서 읽는 것도 괜찮죠. 

본문 내용은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와 역사 그리고 저자의 주관적인 시선, 그러나 꽤 명징 하고 통찰력 높은 시선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 통찰력 높은 시선을 통해서 현재의 현상을 해석하고 미래를 살짝 예측하는 식으로 마무리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면서 이 책의 이야기를 해보죠. 가장 인상 깊었던 소재는 '멀티플렉스'입니다. 이미 미국은 80년대 이전부터 멀티플렉스관이 유행했습니다. 미국을 보면 한국 영화 시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은 인디영화와 수입영화가 틈새시장을 찾을 공간을 마련하기 보다는 단순히 더 많은 관객이 어디를 가나 똑같은 영화를 보게끔 만들었다. 스튜디오들이 대중매체 광고와 전국 동시 개봉 전략을 채택해, 언론보도와 평론가리뷰, 입소문 등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는 대신 개봉 첫 주 주말에 가급적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그 흥행 성적으로 관객을 유지하다가 금방 비디오나 DVD로 출시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들은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의 내용 면에서 점점 모험을 꺼리기 시작했다. 주로 속편, 리메이크, 또는 기존 텔레비전 드라마, 베스트셀러, 만화, 비디오 게임의 스핀오프 등 스토리보다 스펙터클을 더 중시하는 작품으로 젊은 관객층을 유혹하는데 주력했다.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중에서 >

제가 생각하고 궁금했던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하는 솜씨가 아주 좋네요. 요즘 한국 영화계를 보면 미국 영화계를 그대로 붙여 넣기 한 모습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보다는 검증되고 안전빵 스토리와 제작자의 입김이 가득한 말랑말랑한 가족 영화만 줄기차게 만듭니다. 그래서 활력이 떨어지고 있죠. 

대신 복합상영관의 보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나라가 되었고 영화관의 질적 향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하드웨어의 진화는 너무 좋지만 그 영화관을 채우는 한국 영화들의 수준은 점점 떨어지고 있네요. 그래서 개봉 첫 주에 배급력을 총 동원해서 개봉관을 점령해서 영화관을 소유하고 있는 영화 배급과 제작을 함께하는 두 거대 메이저 영화 제작사의 영화만 보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첫 주 흥행 몰이 시스템을 정착한 나라는 미국이죠. 예전처럼 10주 연속 1위 이런 것은 거의 드물고 1주 1위 하고 내려오는 영화가 태반입니다. 미국보다 한국이 더 심한 건 미국은 영화 제작사가 배급, 상영이라는 수직 계열화된 시스템을 분쇄한 파라마운트법이 있지만 한국은 없네요. 



어떤 내용이 있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100개의 영화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는데 영화의 태동기에서 현재까지 순차적으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환등기, 잔상효과, 시네마토그래피, 영상, 클로즈업, 매치쇼트, 니켈로디언, 블록부킹, 할리우드, 기존원작, 자막, 더빙, 스턴트, 초현실주의, 타입캐스팅, 실험영화, 플래시백, 미장센, 작가이론, 칸 영화제, 퀴어영화, 유산영화, CGI컴퓨터 합성영상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100개의 아이디어를 들어다 보면서 평소에 궁금했던 영화 용어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보면 원시인이 뼈다귀라는 도구를 발견하고 그걸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면 그 뼈다귀가 우주선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이런 조형적 유사를 이용한 장면 전환을 박찬욱 감독이나 히치콕 감독이 잘 이용하는데 용어를 몰랐는데 이게 '매치 쇼트'네요

이외에도 카메라를 앞으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줌 아웃시키는 콘트라 줌 같은 용어도 알게 되었네요. 이 책은 이렇게 궁금했던 영화 용어나 그 기술이나 아이디어의 역사의 맥락을 딱딱 집어내고 있습니다. 장황한 설명 대신에 흐름의 맥만 집어주면서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찾으라고 유도하는 책입니다. 



영화사나 영화 배우, 영화 감독, 영화 사조를 소개하는 책은 아닙니다. 과학의 산물인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영화 전반에 걸친 아이디어의 역사를 정리하고 저자의 시선을 담은 책입니다. 따라서 이 책과 함께 영화 사조나 한 편의 영화를 분석한 책을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꼼꼼하게 읽느라고 2주 동안 읽었고 낯선 용어들도 있지만 이런 책은 수시로 꺼내 보는 것이 좋기에 수시로 꺼내서 영화 리뷰랄 때 참고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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