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양심적이고 바른 사람이 누구여야 할까요? 판사, 검사, 국회의원, 대통령, 선생님? 물론 이분들은 권력이 많은 사람들이기에 누구보다도 공명정대하고 양심적이고 착해야하며 바른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 세상에서 가장 바른 사람은 기자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자들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자기 판단대로 생각하면서 산다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내가 하는 생각 특히 사회를 보는 시선은 내 시선이 아닙니다. 내가 내 시선이라고 하는 그 시선들 대부분은 기자들의 시선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건 사고 이슈 등의 뉴스를 접할 때 우리가 그 현장에서 직접 보고 판단하나요? 아닙니다. 기자들이 세상 일을 물어다 주면 그걸 읽고 판단하는 것이죠. 기사들 대부분은 사건 사고 전달만 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기자의 시선이 들어가죠. 물론, 사실 전달만 하는 기사도 많긴 하지만 첨예한 시선이 충돌하는 사회 뉴스나 논란이 있는 기사들은 기자의 시선도 들어가죠.
따라서 기자의 시선이 무척 중요합니다. 기자의 시선은 기자의 주관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기자의 주관이 내 주관과 비슷하면 내가 그 기사를 좋게 평가합니다. 반면, 내 주관과 기자의 주관이 다르면 기레기라는 소리까지 합니다. 그러면서 흔하게 하는 소리가 있죠
"객관적인 기사를 써라"
객관? 세상에 객관이 어딨어요. 객관으로 느끼는 주관이 있을 뿐이죠. 양쪽 의견 다 담는 게 객관입니까? 객관은 없습니다. 주관과 주관이 뭉쳐서 객관처럼 보이는 상호주관성에서 나온 객관이 있을 수는 있어도 절대적인 객관은 없습니다. 절대적인 객관을 추구하는 과학이라면 모를까 사회과학은 객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을 탐구하는 사회과학 보세요. 이론이 얼마나 많이 바뀝니까.
따라서 기자는 주관적이여야 합니다. 다만, 그 주관이 바르고 정직해야 하며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네 기자들 주관이 너무 심해서 현실을 왜곡하는 기사를 참 많이 씁니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왜곡하는 방법은 그 언론사의 이익과 반하는 사실은 기사화 하지 않거나 거론하지 않으면서 이익에 부합하는 사실만 부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흔하게 쓰는 기자들의 못된 프레미밍질이죠
이 사진만 보면 백색 대리석의 영롱함이 가득한 타지마할의 웅장함이 보입니다. 이 타지마할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이 사진이 정답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실제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타지마할 바로 옆에 있는 쓰레기장을 본 기자에게는 어떤 것이 현실일까요? 쓰레기장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타지마할 사진이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이때 졸렬한 기자였다면 줌 렌즈를 단 카메라로 쓰레기장을 지우고 저 찬란한 타지마할만 촬영했을 것입니다.
기자들이 흔하게 하는 현실 조작은 프레이밍입니다. 자신의 언론사의 색깔인 보수 또는 진보의 색에 맞게 현장음을 담지 않고 자기 유리한 사실만 찾아서 확대 인화해서 세상에 알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이게! 현실이다
이런 프레이밍질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생겼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구글의 유튜브는 최근에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페이스북도 따라 하더군요
2015/08/01 - [IT/가젯/구글] - 유튜브 360도 동영상으로 광고와 여행 동영상의 신대륙을 개척
2015/07/14 - [IT/가젯/IT월드] - 북한을 360도 동영상과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고 있는 DPRK360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서 360도 영상을 제작한 후에 업로드하면 360도 파노라마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가장 가지고 싶은 카메라가 바로 이 360도 카메라로 한국 주요 관광지를 촬영해 보고 싶습니다. 이 360도 카메라 영상물이 좋은 점은 뛰어난 현장감입니다.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현장감이 엄청납니다. 여기에 냄새까지 나면 VR 기기 안 쓰고도 엄청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높은 자유도 때문입니다. 내가 직접 고개를 돌려서 여러 곳을 감상할 수 있는 느낌이 가상 현실의 느낌도 들게 하죠
이 360도 카메라가 미디어의 프레이밍의 손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위와 아래 영상은 내전 중인 시리아에 들어가서 현장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우리는 시리아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사진으로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은 현장의 느낌을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매번 말하지만 사진은 동영상에 비해 정보 전달력이 좋은 도구는 아닙니다. 배포가 편하기 때문에 사진이 많이 팔리고 유통되는 것이지 정보 전달력으로 사진은 좋은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사진 리뷰보다 동영상 리뷰가 제품 리뷰에 더 적합합니다. 저도 제품 리뷰할 때 별 내용은 아니지만 동영상을 꼭 넣는 이유가 동영상은 사진이 담지 못한 정보를 담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아 현장을 담은 동영상은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입니다. 유튜브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 영상은 왼쪽 상단에 방향키가 있는데 AWSD를 이용해서 화면 앵글을 시청자가 직접 돌릴 수 있습니다.
이는 대단한 변화입니다. 먼저 이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 서비스는 여행 서비스에 아주 적합합니다. 그리고 이 영상처럼 언론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자의 프레이밍질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과 또 하나는 뛰어난 현장감 때문입니다.
기자가 아무리 화면에 대고 사고 사건 현장을 설명해봐야 그냥 그 현장을 다 스캔한 동영상을 보여주는 게 시청자들이 마치 내가 그 사고 현장 한 가운데 있는 놀라운 몰입감을 주기 때문에 더 확실한 정보 전달이 됩니다. 홀로그램의 시대가 되기 전까지는 이 서비스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서는 이런 것을 기대하기가 좀 힘듭니다. 한국 언론들은 참 보수적입니다. 아니 종이 신문에 내는 기사도 아닌 온라인 기사에 링크 하나 제대로 안 할까요? 유튜브 영상을 보고 기사를 썼다면 유튜브 영상 링크는 해줘야죠.
또한, 온라인 뉴스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도 별로 없습니다. 현실이 이런데 360도 뉴스 영상 서비스를 하겠어요? 그럼에도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360도 동영상 서비스가 기존 영상계를 흔들 정도의 파괴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프레이밍 당한 영상 말고 그 현장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하나의 표현 도구로 인기를 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