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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은 왜 이리 어렵고 복잡한지 궁금해서 서울시립미술관의 시민강좌인 서양현대미술 강좌를 신청 했는데 생각보다 강의는 그냥 그랬습니다. 원했던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냥 에피소드의 나열 같더군요. 그래도 꽤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서 키워드는 많이 챙겼습니다. 

제가 서양현대미술 강의를 들으려고 했던 이유는 왜 현대미술은 그렇게 난해한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추상적이고 난해하고 너무나 주관적이라서 미술계 인사끼리 행가레를 쳐주는 것 같은 느낌이 많네요. 실제로 현대미술은 공부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말도 많습니다. 알고 봐야 하는 미술? 그런 미술은 대중성을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공부를 하지 않고도 보자마자 감탄사가 나오거나 스탕달 신드롬(아름다운 그림 같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의식 혼란과 어지러움증을 느끼는 증후군)에 걸리는 미술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미술 아닐까요?

그렇게 보자마자 감탄사가 나오는 미술은 중세시대 르네상스 미술과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그런 감탄사를 일으킵니다. 특히 르네상스 미술의 정교한 묘사력과 화려한 색채와 거대한 크기는 미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그 자리에서 멈추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마력이 있습니다. 

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을 아주 흥미롭게 담은 책이 바로 '아트인문학 여행'입니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화려한 예술품이 쏟아져 나왔던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큰 활약을 했던 미술의 대가들을 피렌체,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라는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면서 그 도시에서 유명했던 르네상스 화가들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잘 담은 책입니다.

책의 저자는 2명입니다. 미술 애호가인 김태진과  미국프로사진작가협회에서 사진명장을 받은 백승휴가 함께 만든 책입니다. 미술 애호가라서 전문성이 없는 글을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은 접어 두셔도 좋습니다. 김태진은 예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아트인문학>강연이 큰 히트를 쳤을 정도로 기존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포장하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지식이나 정보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검색만 해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정보와 지식을 어떻게 먹기 좋게 포장해서 대중에게 내놓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큐레이션의 시대라고 하죠. 아마, 앞으로는 정보 생산자보다는 정보 유통자가 더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 김태진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르네상스 이야기는 지식의 자랑을 나열하는 거북함이 전혀 없고 아주 떠먹기 좋게 르네상스 이야기를 잘 소개하고 있네요.




여기에 백승휴 사진가가 유럽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은 그 이야기를 더 화려하게 만들어줍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예술입문서나 예술 소개서들의 문제점은 사진에 있었습니다. 사진을 사진에 문외한인 저자가 직접 찍다 보니 글에 비해 사진의 품질이 좋지 못해서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프로작가가 촬영한 사진이라서 그런지 꽤 좋네요. 여기에 소개되는 그림들이 실제 그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예술품을 책에 잘 옮겨 놓았네요




'아트인문학 여행'은 르네상스가 시작된 피렌체부터 시작을 합니다. 이 책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큰 활약을 했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피렌체를 열어보면 피렌체에서 큰 활약을 했던 주요 유명 미술가들의 간략한 소개를 하고 시작합니다. 여행 가방을 들고 피렌체에 막 도착한 여행객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마치 이탈리아 도시를 여행과 함께 그림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초반에 르네상스가 미술사에서 어떤 위치인지 왜! 미술이 성경에서 다시 인간이나 예수님이 아닌 고대 그리스 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 지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시작하는 점은 좀 아쉽네요. 이 아쉬움은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사라집니다.

피렌체 편에서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때문에 유명해진 두오모 성당 건립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브루넬레스키와 짓다 만 두오모 성당을 완성 시켜가는 이야기와 브루넬레스키와 제자인 뛰어난 조각가인 도나텔로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여기에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발생하게 된 이유로 그 유명한 메디치 가문의 후원과 예술가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꽤 읽어볼만한 합니다. 메디치 가문의 후원이 없었다면 많은 피렌체의 중세 예술품들은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피렌체 부분은 다른 도시보다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피렌체에서 많은 유명 예술가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원근법을 완성한 마사초나 아름다운 비너스 그림으로 유명한 보디첼리의 시작과 성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와 비너스의 실제 모델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습니다. 




3장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활약한 도시 밀라노가 펼쳐집니다. 
위대한 조각가인 도나텔로의 제자였던 다 빈치는 조각과 미술에 큰 재능을 보입니다. 다빈치는 해부학, 항공학, 미술, 조각 등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고 이 관심은 재능으로 연결됩니다. 이 다빈치의 열정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자세히 보여줍니다. 특히나 다 빈치가 모신 주군들과의 관계 등등도 흥미롭게 담깁니다.

특히 눈길을 끈 이야기는 르네상스 시대의 두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가 그림 배틀이 붙은 내용입니다. 
베키오 궁전 벽화를 당대 가장 뛰어난 미술가였던 두 사람에게 의뢰를 합니다. 이 잔혹하지만 흥미로운 대결을 성사 시킨 사람은 마키아벨리입니다. 



<바스티아노 다 상갈로, 카시나 전투, 미켈란젤로 제자 상갈로가 미켈란젤로 그림을 모사한 그림>

두 사람의 그림 대결은 두 거장의 스타일의 극명한 차이로도 담깁니다. 다 빈치는 앙기아리 전투를 역동적인 데생과 그림으로 담습니다. 반면 조각에 더 큰 재능을 보였던 미켈란젤로는 꿈틀거리는 근육이 많이 드러낸 목욕하는 전사들의 모습을 담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잘하는 분야가 다른 차이점이겠죠. 

두 천재는 성격도 크게 달랐는데 다 빈치는 서민적이고 친화적이면 기품이 있는데 반해 미켈란젤로는 까칠하고 구도자 같은 고독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미켈란젤로가 활약한 로마로 넘어갑니다. 이 책은 이 점이 참 좋습니다. 한 예술가와 그 도시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연스럽게 페이드 아웃 되었다가 다른 도시로 페이드 인이 됩니다. 

로마에서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미켈란젤로가 까칠한 성격으로 자주 도망을 쳤고 그를  잡아두기 위해서 교황들이 골머리를 썪은 일이나 천지창조를 그리는 과정의 이야기가 담깁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미켈란젤로의 기적에는 천재설과 행운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남과 다른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많은 운을 얻으면 미켈란젤로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의 위대함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주목하려는 건 예술을 대하는 그의 자세이다. 다음은 그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이미 내게는 나를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드는 너무 과분한 아내가 있다. 그녀가 바로 나의 예술이요. 나의 자식은 나의 작품이다. 맑은 기록은 한결같이 그가 예술에 헌신한 사람임을 말해준다. 

<아트인문학 여행 중에서 일부 발췌>

천재는 만들어진다는 소리가 괜한 소리가 아닙니다.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 모두 타고난 천재라기 보다는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천재입니다. 책에 소개하는 예술가들은 이미 제가 알고 있는 예술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예술 입문서 또는 미술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잘 모르는 화가들이 후반에 나오네요. 바로 베네치아에 도착한 르네상스 화가인 티치아노와 조르조네라는 화가입니다. 각 도시마다 화풍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중에서도 베네치아는 도시 특유의 개방성 때문에 여러 나라의 그림과 예술의 흐름을 모두 흡수해서 자신들만의 화풍을 만듭니다. 베네치아 미술은 화려한 색채가 뛰어난 그림들이 많습니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각 도시의 풍부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조금 더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여행기 부분을 좀 더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피렌체나 로마에 가면 어떤 미술관을 가봐야 하는지까지는 소개가 되어 있는데 그 미술관에 대한 간략한 정보나 여행 팁 같은 것을 녹이고 관람 후 있었던 여행 후기 등을 담기는 하는데 조금 더 추가 했으면 그림 여행이 좀 더 풍성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꽤 읽어 볼만한 책입니다. 딱딱한 그림 설명, 메뉴얼과 같은 그림 분석의 글이 아닌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그 화가를 둘러싼 그림 이외의 여러 에피소드와 화풍과 그 화가의 역량이나 의미 등등 다각도로 잘 분석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그림과 고전 명화나 조각을 만든 뛰어난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괜찮은 책이 '아트인문학 여행'입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서 제 주관대로 쓴 글입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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