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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쉬운 말로 전해주는 책 '한국사에 감동하다'

by 썬도그 201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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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9층목탑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책에 넣으려고 하는데 사진 저작권을 드리겠습니다"

원유상 선생님이 보낸 메일을 받고 조금은 놀랬습니다. 먼저 블로그에 올라간 내 사진을 보고 책에 넣으려고 하는데 사진을 제공해주면 책을 보내드리겠다는 메일은 많이 받아 봤지만 사진 저작권료를 주겠다는 제안은 처음 받아봤습니다. 

이렇게 원유상 선생님과 인연이 되었고 책이 출간 되면 한 권 보내드리겠다고 주소를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몇달 후에 책이 출간 된 후에 집으로 책이 왔네요. 세상에는 약속 안 지키는 사람도 많지만 원 선생님처럼 바른 분도 많네요. 참고로 한 케이블 방송사는 내 사진을 사용하겠다고 연락을 해서 사진을 보내줬고 사진 저작권료 지급 해주겠다고 했는데 연락을 끊어 버렸습니다. 유난히 방송사와 사진 관련으로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그냥 무상으로 달라고 하는 방송사가 많습니다. 그것도 공영방송이라는 곳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는 방송사의 협조나 부탁이건 뭐건 무조건 협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를 했네요.
원 선생님이 보내온 책의 제목은 <한국사에 감동하다>입니다. 


초중고등학생이 읽어볼 만한 책 <한국사에 감동하다>

이 책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 중에 잘 알려진 역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아주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한국사에 감동하다>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의 긴 역사 중에 우리들과 후손들이 자랑스러워 할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파트1, 우리 문화유산을 다시 보다는 우리 선조들이 만든 찬란한 문화유산의 위대함을 선생님 특유의 차분하고 적절한 비유로 그 위대함의 의미를 구어체처럼 친근하게 잘 풀어냈습니다. 파르2, 그들의 감동적인 삶을 되새기다에서는 문화유산이라는 사물이 아닌 훌륭한 삶을 산 선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 선생님이 고른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은 고인돌과 온돌, 황룡사 9층목탑, 석굴암과 첨성대, 고려청자와 직지심체요절, 팔만대장경, 한글과 조선 왕릉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제가 경주박물관에서 촬영한 황룡사 9층목탑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이는 저도 모르던 사실인데 아주 흥미롭습니다. 한국에는 목탑이 거의 없습니다. 나무 재질이라서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에 거의 없습니다. 황룡사지 9층목탑도 몽골군에 의해 불타서 사라졌습니다. 불태운 이유는 부처가 나라를 지켜줄 것이라는 기원을 담은 호국불교가 만든 탑이기 때문입니다. 



황룡사 9층목탑이 위대한 이유는 먼저 크기입니다. 그 크기가 아파트 30층 높이였는데 제가 사는 아파트 보다 큰 높이였습니다. 황룡사 9층목탑은 각 층이 외적을 막는 의미가 있습니다. 1층은 일본, 2층은 중국, 3층은 오월, 4층은 탁라인데 이 탁라는 제주도의 옛 이름인 탐라국이네요. 재미있습니다. 지금은 가장 아름다운 한국 땅인 제주도가 신라 입장에서는 외적이었네요. 그런데 이 몽골군에 의해 불탄 황룡사는 신라인이 아닌 고려인에 의해 재건된 것이라는 내용에는 살짝 충격을 받았네요

아무래도 목조 건물이다 보니 번개에 맞아서 불이 나기도 했겠죠. 아파트 30층 높이에 피뢰침도 없으면 번개친화적이었죠. 
몇번의 번개를 맞으면서도 재건을 했다는 내용은 쉽게 들어 볼 수 없었던 내용입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쉽습니다 구어체로 옆에 앉아서 말 잘하는 국사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가르치듯 쉬운 단어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 같이 이미 국사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도 국사 책에 없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솔깃합니다.  그렇다고 한국 역사만 담은 것은 아닙니다. 각 챕터 뒤에는 그 당시의 세계 역사나 그 소재나 주제에 비슷한 해외 역사 사례를 소개하면서 시선을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게 합니다. 



파트2로 넘어가면 순국선열과 위대한 선조들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인물은 최무선이었습니다. 전 최무선이 중국의 화약 기술자에게서 기술을 단순하게 얻어낸 줄 알았는데 힌트만 가지고 수없이 많은 실험을 통해서 화약 제조 기술을 늘려나간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문익점이 붓 뚜껑에 목화씨를 숨겨와서 우리나라에서도 목화를 재배했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목화를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것을 중국이 막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걸 풍토가 중국과 달라서 재배하기기 힘들었죠. 이에 문익점은 각고의 노력 끝에 목화 재배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목화가 자라게 됩니다. 목화솜은 겨울을 따스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는데 큰 도움이 되죠. 특히 백성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문익점의 애민정신이 목화 재배의 성공을 이끈 것은 아닐까요?


이외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철하기 위해서 난봉꾼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의 드라마틱한 독립자금 지원은 눈시울이 촉촉해 집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한 비판적 시간을 걷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 역사에 대한 찬양서라면 초중고등학생의 역사 인식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자인 원유상 선생님은 우리의 역사 중에 아름답고 찬란한 문화유산과 인물을 진실되게 담은 것이지 미화시키는 것은 없었습니다. 



17장에는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가 나옵니다. 네 맞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요 소재였던 독일로 파견 된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한국의 좌파들이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비판을 했는데 그 이유는 박정희 정권을 미화 시켰다는 것이 그 비판의 이유입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은 올바른 비판은 아닙니다. 싸잡아서 비판하기 보다 잘한 점과 못한 점을 구분해서 비판해야죠
책 <한국사에 감동하다>는 이 부분을 이렇게 다룹니다.


이때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바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입니다. 장면 정부가 수립한 이 계획은 박정희 군정 때 실행에 옮겨집니다. 하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필요한 것들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한국사에 감동하다 252페이지 중에서>

우리는 흔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박정희 정권이 세운 줄 알지만 그 계획은 이미 2공화국인 장면 정부에서 세웠던 것이고 그 계획을 실천한 것이 박정희 정권입니다. 이 책은 역사 교사 답게 사실을 기반으로 자랑스러워 할 것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그리고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다시 짚어주고 숨겨진 이야기와 후일담 등 긴 한반도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자랑스러워 할만한 그리고 해야만 하는 문화유산과 인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 교육이 느슨해졌다고 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좋은 책이자 고등학교 졸업하고 역사 관련 책 읽어보지 않는 성인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책을 덮으면서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현재 우리는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을까? 공산품도 문화 유산이라면 스마트폰이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이 될 수 있긴 하지만 자랑스러운 인물이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하겠네요. 

고귀한 선조들의 품격을 이어 받는 한국인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들에게 많이 읽어 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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