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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헛웃음만 유발하는 핵노잼. 위험한 상견례2

by 썬도그 201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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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없을 것 같아서 스킵했다가 후회했던 한국 영화가 2편이 있습니다. 한 편은 <남자 사용 설명서>이고 또 하나는 <위험한 상견례>입니다. 공통점이라면 두 영화 모두 이시영이라는 여배우가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라는 것입니다. 

<위험한 상견례>는 전라도와 경상도 커플이 양가의 반대에도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소재는 좀 뻔합니다. 지역간의 갈등이 극심했던(지금도 마찬가지지만) 80년대를 배경으로 전라도 총각과 경상도 처자의 비밀스러운 연애를 송새벽과 이시영이라는 뛰어난 코믹 연기가 살려 놓았습니다. 여기에 백윤식과 김수미와 김윤수 박철민 정성화라는 조연들의 깨알 같은 웃음 연기도 한 몫 했죠. 이 <위험한 상견례>가 속편이 나왔습니다. 


뭐 이런 어설픈 시나리오가 다 있나? TV시트콤 보다 못한 스토리

영화 관계자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스토리가 정말 허접합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TV시트콤도 이것보다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였던 영희(진세연 분)은 우승을 한 후 경찰 가족인 큰 언니와 강력반 형사인 둘째 언니와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이때 엄마는 위조전문범, 아빠는 문화재 전문털이범을 부모로 둔 싹수가 노란 철수(홍종현 분)가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다가 경찰 자매들이 탄 차량이 전복됩니다.  막내 영희가 불타는 차량 안에 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철수가 달려 들어서 영희를 불타는 차량에서 구하고 차량은 폭발합니다.

여기서부터 황당한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영희와 철수라는 80년대 철지난 개그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주인공은 차량 폭발의 인연으로 연인이 됩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싶지만 두 집안이 강력히 반대합니다. 영희네 가족은 경찰 가족이고 철수네 가족은 도둑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영희네 부모뿐 아니라 철수네 부모도 가문의 수치라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철수가 영희와 결혼하는 유일한 방법은 철수가 경찰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찰이 영어로 CSI라고 하는 철수에게는 경찰이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철수의 뚝심으로 경찰 공무원이 되는 것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두 집안은 좌불안석입니다. 그래서 두 집안 부모는 연합을 하면서 철수의 경찰 공무원 방해작전을 펼칩니다. 스토리는 별거 없습니다. 뭐 코미디 영화가 스토리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웃기면 그걸로 됐죠. 그럼에도 억지 갈등을 만들어서 웃기려는 조잡한 영화라고 생각이 드네요



헛웃음만 유발하는 유치한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2'

아무리 재미 없어도 단 한 장면은 웃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놀랍게도 한 장면도 웃기지 않습니다. 아! 웃기긴 합니다. 헛웃음도 웃음이라면 2번 웃었네요. 첫번째 장면은 개와 대화를 하는 장면입니다. 철수 아버지는 대단한(?) 능력이 있는데 개와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 황당한 설정은 유일하게 헛웃음을 유발합니다. 

여기에 몇몇 장면은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는데 그 유머가 80년대 유며입니다. 예를 들어서 철수가 영희네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 담을 뛰어 넘는데 철수 아빠가 대문이 열려 있다면서 대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은 이미 숱하게 나온 장면입니다. 염치가 없는 건지 그런 개그를 천연덕스럽게 쓰네요. 

안 웃기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시나리오도 저질이지만 코믹 배우가 없습니다. 


진세연, 홍종현이라는 두 주인공의 낮은 인지도

진세연과 홍종현 솔직히 처음 봤습니다. 드라마 각시탈에 나왔다는 진세연, 연애조작단 시라노에서 무직역으로 나온 홍종현이라고 하지만 전 TV를 잘 안 봐서 이 영화에서 처음 봤습니다. 배우들의 인기가 높을지는 몰라도 인지도가 폭 넓지 않습니다. 

인지도 낮은 것은 낮다고 쳐도 두 배우가 코믹 연기를 잘하냐? 그런 것도 아닙니다. 코믹 연기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시나리오 자체가 두 배우에게 코믹 연기를 유발하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웃기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전 이 두 연인의 로맨스가 더 끌리더군요. 


보는 내내 어떻게 이 배우들이 주연을 할 수 있었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조미료 같은 조연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철수 엄마 아빠로 나온 전수경과 신정근 커플은 나름 캐미가 좋지만 그냥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김응수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김응수도 별다른 장면이 없습니다. 정말 이렇게 재미 없을 수가 있을까? 할 정도로 영화는 보는 내내 언제 끝나나 하는 심정으로 지켜봤습니다. 

여기에 스토리도 연쇄 살인범 스토리를 우격다짐으로 우겨 넣어서 철수와 영희의 로맨스와 연쇄살인 스토리를 섞으려고 했는데 섞이지도 않습니다. 연출도 조잡합니다. 



롯데시네마의 코미디 영화 제작 시스템.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한국은 CGV와 롯데시네마라는 두 대형 제작 배급 상영사가 있습니다. 제작 배급 상영이 일원화 되다 보니 여러가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미 없는 영화도 제작사와 배급사의 갑질로 상영관 빨로 밀어 부쳐서 어느 정도 흥행을 강제로 하는 시스템이 구축 되어 있습니다. 개봉 첫주에 300개관 이상 상영해서 제작비 싹 빨아 먹고 버리는 것이죠. 

때문에 저예산 코미디 영화가 수익내기 딱 좋습니다. 
롯데시네마는 전통적으로 코미디 영화를 잘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롯데시네마표 코미디 영화는 지뢰들이 많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롯데시네마가 배급하는 코미디 영화는 안 보는게 났다는 편견마저 생기네요. 그런데 이 영화 <위험한 상견례2>가 방점을 찍어 버리네요

감독은 김진영으로 <아기와 나>, <청담보살>, <위험한 상견례>, <음치클리닉>을 연출했습니다. <위험한 상견례>나 <음치클리닉>은 어느 정도 봐줄만 했지만 다른 영화는 수준 이하죠. <위험한 상견례2>는 보지 말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정말 살다살다 이런 영화도 만들어지는구나 할 정도로 정말 수준 이하의 영화입니다. 

롯데시네마의 영화 제작 시스템에 문제가 아주 많네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나사가 풀린 제작 시스템 같습니다. 성의도 없고 재미도 없습니다. 억지 콘셉에 웃기지도 않는 배우들이 연기와 스토리. 액션 장면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영화는 다시는 안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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