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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난생 처음 본 프로농구 경기, 열악한 시설과 열정의 무대가 묘한 대비

by 썬도그 201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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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광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야구광이 되었습니다. 한 창 몸이 싱싱하던 20대 고등학교 대학시절에는 농구에 미쳐 살았습니다. 야구와 달리 공 하나만 있으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농구는 90년대 초반 당시 연고전과 슬램덩크 만화 그리고 저 미국에서는 어메이징 불스가 존재했던 농구 전성시대였습니다.  당시는 최고 인기 스포츠가 농구였을 정도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농구였습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성나정(고아라 분)이 연대를 좋아하는 것이 특이한 것이 아닌 많은 여학생들이 연대나 고대 농구단에 열광적인 응원을 했었습니다. 그 인기를 바탕으로 프로농구가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프로농구가 시작되면서 전 농구에 대한 관심을 끊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게 된 것도 있지만 5명이 뛰는 농구 경기에서 용병을 2명이상 뛰게 하는 졸렬한 행정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니 이렇게 되면 외국에서 비싼 선수 사오면 그 팀은 쉽게 우승 할 수 있는데 누가 농구 볼 맛이 나오겠습니까? 용병 장사만 잘해도 쉽게 우승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농구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짜표가 생겨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농구 경기를 관람하러 갔습니다. 농구를 줄기차게 하던 시절에도 잠실까지 가서 농구 경기를 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제 아저씨가 되어서 어떤 스포츠도 하지 않고 가끔 등산이나 자전거를 주로 타게 되네요. 


지난 설날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하는 프로농구를 관람했습니다. 입구는 공사중인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네요. 



좋아하는 농구팀은 없습니다. 안 보니까요. SK나이츠는 서울팀이네요. 공짜표가 SK나이츠표라서 얼떨결에 홈팀이 되었습니다. 




아! 전희철이 이팀이었나 보네요. 90년대 초 고려대학교 농구를 이끌던 파워포워드였죠. 전희철은 저의 초등학교 후배입니다. 대방초등학교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는 전국소년체전에서 전국우승을 수시로 해서 버스가 도착하면 전교생이 박수를 쳐주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모바일로 예매 내역을 보여줬더니 입구에 가서 무인발권기에서 발급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쩝.



농구 경기는 야구와 달리 막대풍선이 아닌 이런 종이 푯말을 들고 응원하나 보네요. 제 기억으로는 프로농구 초창기에는 막대풍선으로 응원하던 것 같던데 사라졌나요?




프로농구는 상업주의가 철저하게 들억가기 때문에 눈요기나 재미는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프런트가 얼마나 마케팅을 잘 하느냐에 따라서 관중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니까요



설날이라서 그런지 이벤트를 했나 봅니다. 바닥에 박스가 즐비하네요. 안에 떡인지 먹을 것이 들어 있었나 봅니다. 무인발권기에 갔다가 다시 입장하는데 사람이 갑자기 확 줄어서 왜 그런가 봤더니 이 이벤트 때문이었군요



농구 경기장 바깥에 여러가지 시설로 홈 관중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네요



안에 들어가니 마침 애국자 제창을 하고 있네요



이날 경기는 매진이 될 정도로 경기장은 꽉찼습니다. 경기 시작하고 10분 정도 지나니 좌석이 꽉 차네요



경기장은 아주 큰 경기장은 아닙니다. 야구장은 너무커서 마운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외야에서는 거의 잘 보이지 않지만 농구장은 3층이라고 해도 경기장이 아주 잘 보입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선수들의 입장 감독 입장을 하는데 그 화려한 쇼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쇼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을 봤지만 직접 보니 소리도 엄청나게 크고 정신을 쏙 빼놓네요. 이런 쇼적인 요소가 농구를 진지하게 보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인기 저해요소이지만 농구를 잘 모르고 응원하는 맛으로 오는 분들에게는 응원과 열기에 취해서 보는 재미가 있죠.

저는 농구에 대한 관시이 싹 사라지니 이런 쇼적인 요소가 눈에 쏙 들어오네요. 고백하자면 이런 쇼 같은 것을 보면서 농구에 msg를 너무 친다고 생각해서 별로 좋게 하지 않았거든요



경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런데 용병이 1명이네요. 검색해서 보니 2008년부터 용병이 경기에서 1명만 뛸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좋은 변화입니다.




농구 경기는 초반부터 SK나이츠가 앞서갔습니다. 아무래도 홈 경기 버프를 받고 열광적인 응원 속에 쉽게 앞서 나갑니다. 솔직히 SK나이츠가 잘해서가 아닌 KT소닉붐이 너무 못하더군요.  에어슛이라고 하죠. 중거리 슛을 쐈는데 농구 림도 안맞고 그냥 허공을 가르는 슛을 초반에 3개나 보면서 이거 뭐 농구 수준이 떨어진건지라며 쓴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그럼에도 김민수 선수는 잘하네요


뭐 아는 선수도 거의 없습니다. 전태풍이나 김민수는 국가대표라서 좀 알고 있고 주희정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잘 모릅니다. 전태풍과 김민수는 혼혈인 외모라서 좀 더 각인되었나 봅니다. 두 사람 모두 농구 참 잘하죠. 특히 개인기가 뛰어난 전태풍의 페이드 웨이 슛을 보면서 농구에 대한 흥이 점점 올라오네요





농구의 꽃은 덩크입니다. 상대 선수건 우리팀 선수건 덩크가 나와줘야 흥이 나는데 충분히 덩크를 할 수 있는 경우에도 안전빵인지 레이업 슛으로 마무리 하네요



뭐 이런 하프타임 쇼보다 덩크 한 방이 더 즐겁죠. 



프로농구는 아마 농구와 달리 4쿼터 제로 하는데 쿼터 중간중간 또는 감독 작전 타임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합니다. 피자 나눠주는 이벤트도 하는데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관중에게 피자를 주네요


 

제가 주희정 선수가 뛰던 초창기는 프로농구를 잠시 봤는데 다시 보니 반갑네요



김민수 선수는 머리 정말 작네요. 형도 농구 선수로 알고 있어요



가장 눈에 많이 뛰는 선수는 김민수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야투 성공률이 너무 낮아서 고등학교 농구도 이러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정도인데 김민수 선수는 곧 잘 넣네요

노마크 찬스인 와이드 오픈 상태에서도 3점 슛과 중거리가 안들어가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와서 경기 자체는 졸전이었습니다.



더구나 자유튜도 50% 정도의 성공률을 보여서 경기 자체는 루즈했습니다.



그나마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작전 타임때도 이런 깨알 같은 이벤트를 하는 모습은 신기하네요. 




초반부터 10점 차이를 내던 경기는 한 번의 역전이나 동점 없이 쭉 흘러 갔습니다. 



본부석이 있는 자리 뒷편에 응원 단장이 있는데 응원을 유도하는 모습이 야구와 크게 다르지 않네요. 다만 야구와 다르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없습니다. 야구장가면 응원가 하루 종일 부르다가 오는데 농구는 한 선수에 집중할 수 없다보니 디펜 샷 이런 문구로 응원을 하네요



KT에서 먼저 작전타임을 불렀습니다. 




농구장에 떨어진 땀을 수시로 걸레로 닦는데 걸레에도 깨알 같은 광고가 있네요. ㅋㅋㅋ 역시 프로농구입니다.



다양한 이벤트는 꽤 많았는데 키스타임도 있네요. 경기장 카메라가 관중을 비추면 키스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빼면 원성이 들리죠




김민수 선수는 슛 폼도 미끈하네요. 정석입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드론이 경기가 잠시 끊긴 사이에 공중을 날아서 관중석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이거 아주 신기하네요. 실내라서 가능한 것이겠죠. 야구장 같이 실외는 바람 때문에 추락할 수 있으니까요



와이파이 부채꼴 안에 들어가면 저 여행용 슈트케이스를 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3번의 시도 모두 실패였어요




전희철 선수가 2008년에 은퇴했군요. 




사진은 300mm 줌렌즈로 촬영 했는데 농구장은 선수 얼굴 표정까지 담으려면 500mm는 되어야 하고 보통 300mm로 당겨서 찍으면 전체적인 그림을 찍을 수 있네요

사실, 카메라 성능 테스트 하러 간 것도 있어서요. 셔터스피드는 처음에는 1/500초로 했다가 그래도 블러(흔들림)이 보여서 1/1000으로 올려서 촬영했더니 그런대로 잘 나오네요



초대가수 공연도 있고요. 전체적으로 끊임 없는 이벤트에 홀려버릴 정도입니다. 



고려대학교 농구팀을 좋아해서 강병철과 전희철을 응원했고 문경은은 너무 싫었어요. 좀 잘해야죠. 잘해도 정도껏 잘해야지 쐈다하면 3점 슛이니





그리고 드디어 터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루즈한 경기였는데 유일한 덩크슛이었습니다. 헤인즈 선수의 덩크슛이 터지자 박수가 가득 퍼졌습니다. 





경기 시간은 적당한 대략 2시간 정도인데 야구와 달리 정확한 시간에 끝나는 것은 좋네요. 반면 야구는 하염 없이 길어질수도 있고 차가 끊기기 전까지 하기도 하죠. 그런데 경기가 약 5분이 남았는데 폭죽이 터졌습니다. 폭죽 오발 사고네요



장내 아나운서가 사과를 하면서 경기는 잠시 중단 되었습니다. 별일이 다 있네요.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전체적인 경기는 졸전이었지만 쉴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마케팅과 응원과 이벤트가 눈을 잔뜩 호강하게 하네요. 입장료 1만 원에 온 가족이 응원하는 모습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보다 낫겟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미없은 영화를 보느니 그 돈으로 농구 경기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러나 가장 짜증이 났던 것은 이 경기장 시설입니다. 의자들은 너무나도 좁고 더구나 3층 자석은 10자리 이상이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이 나가고 들어가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정말 경기장 시설은 저질이네요. 1988년 88올림픽 때 만들어진 경기장이니 한 세대가 지났지만 이걸 그대로 사용하네요. 

1천만 명이 사는 도시에 이런 저질 경기장을 품고 있는 것이 옳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뿐 아닙니다. 야구장도 노후된 느낌이 확 드는데 메가 시티에 이런 조악한 경기장이 있다는 것이 창피하네요. 



오랜만에 본 농구 경기, 농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자 이런 쇼적인 요소가 눈에 너무 잘 들어오고 농구 경기에 대한 흥미를 끌어 올리네요. 농구를 잘 몰라도 링에 공 들어가면 2점 3점 라인에서 쏜면 3점이라는 정도만 알고 봐도 재미있는 농구 경기네요. 

다음에 또 가보고 싶습니다. 그 전에 응원팀 하나 만들어봐야 하는데 SK나이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응원팀 고르기 힘들면 그냥 연고지 팀 응원하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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