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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국기 게양, 하강식의 코미디를 진지하게 바라본 박근혜 대통령. 국기하강식 부활하나?

by 썬도그 2015.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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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물을 마셔도 그 물이 독사에게는 독이 되고 젖소에게는 우유가 됩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장면을 봐도 다르게 해석하는 일은 꽤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유일한 블랙코메디이자 정권 비판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여동생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베트남으로 가야 한다는 덕수와 이를 말리는 영자가  '당신 삶은 언제 살거냐고' 묻는 장면입니다. 이에 덕수는 내 인생이 원래 이렇다고 화를 내죠. 이렇게 두 부부가 싸우는 가운데 70년대의 상징 중 하나인 '국기하강식'이 시작되고 두 사람은 싸우다가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울면서 국기를 바라봅니다. 

이 장면은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장면입니다. 어떻게 국기 하강식에 모든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일시정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 놀라운 장면을 전 실제로 봤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국기하강식 음악이 나오고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로 시작하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흘러 나오면 세상은 일시정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하지 않죠. 돌이켜보면 국기에 대한 강제적인 애국심 유도가 극에 달했던 군사독재정권의 발악과도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고 저와 다른 해석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좌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대표적인 우익 영화를 지향하는 장면이라면서 애국심 강요의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장면을 보고 우익 인사를 대표하는 박근혜 대통령도 애국심을 강조하는 장면이라서 한껏 추켜세웠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죠




그런데 이런 국기하강식이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행정자치부는 태양기 게양률을 높이기 위해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민간 건물과 아파트 동별 출입구에 별도이 태극기 게양대를 만들도록 하고 태극기 구입과 관리 등에 관리비를 쓸 수 있는 근거를 만든다고 합니다. 

또한 300가구 이상 아파트나 마을을 1곳씩 선정해 국기 게양 모범 아파트를 조성하고 현재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판매하고 있는 태극기를 아파트 관리소에서 위탁 판매하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태극기 게양 분위기 확산을 위해 학생을 대상으로 국기 게양 후 일기 , 소감문 발표나 국기 게양 하강식 실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이 군사독재정권 시대도 아니고 저걸 강제한다고 사람들이 따라할까요? 애국심을 강제하던 박정희 정권 때나 가능한 일이지 지금은 저걸 강제한다고 애국심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오히려 이 박근혜 정권 때 애국가는 물론 국기 계양을 절대로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기에 대한 사랑이 유난스럽게 높은 한국이지만 이런 강제된 애국심, 강제로 하는 국기 게양은 누구를 위한 국기 게양일까요? 대통령의 한 마디에 국기 게양률을 강제로 끌어 올리려는 부양책을 만들어내는 똘마니들의 발상을 보고 있노라면 천박한 무뢰배들이 득시글한 현 정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개탄스럽습니다. 



요즘은 태극기 보는 것이 짜증납니다. 
아니 부끄럽습니다. 미래로 나아가야할 나라가 과거로 후진기어를 넣고 달리다가 지금은 아예 방향을 바꿔 후진이 아닌 70년대로 유턴해서 고속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좌와 우가 흔드는 태극기가 다른 태극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태극기에 대한 강제된 애국심을 바라는 우익의 태극기는 전 흔들 생각도 게양할 생각도 없습니다. 따라서 전 이번 정권 내내 태극기를 태극기 함에서 꺼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태극기는 강제로 펼쳐지는 태극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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