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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알아두면 편리한것들

북한산 입구의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

by 썬도그 201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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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이라는 명산을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뭐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조만간 이 북한산을 다시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친구와 함께 둘레길만 살짝 둘러보고 왔는데 경치도 좋고 이야기도 많아서 집에서 먼 거리에 있지만 자주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새벽에 나가서 좀 더 긴 거리를 둘러봐야겠습니다.


산이 많은 한국이지만 산은 올라가는 맛도 있지만 그냥 바라만 봐도 청량감을 느끼게 합니다. 
나이들수록 산이 좋아지는 이유는 도시의 직선에 멀미가 느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해가 지고 있어서 저녁을 먹기 위해서 북한산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북한산 둘레길 가기 전에 북한산국립공원 입구에서 본 화덕피자점을 눈여겨 봤습니다.  이런 곳에 화덕피자점이 있네?라는 의아함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산 입구에는 파전이나 막걸리  또는 찌게집이 많은데 피자가게가 있더군요. 


피자가게지만 피자만 팔지는 않네요. 커피도 파는 것 같고 파스타도 팝니다. 


입구에 메뉴판이 있어서 넘겨 봤습니다. 수제 피자와 커피, 샐러드, 파스타 등 이탈리아 음식 전문점이네요. 가격도 비싸지 않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카페나 레스토랑 분위기입니다. 프랜차이즈 피자 전문점의 캐주얼 느낌이 아닌 정갈한 레스토랑 느낌이네요. 



창가로 안내 받았습니다. 2인에서 4인 테이블이 있고 은은한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마르게리타, 엘란짜나, 고르곤졸라 등 이탈리아 전통 피자가 있습니다. 가격은 1만 6천원에서 1만 9천원입니다. 
보통 프랜차이즈 피자가격보다 저렴합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피자 또는 브랜드 피자는 레귤러가 2만 원 후반대 라아지가 3만원 후반 대가격인데 여긴 1만 원 중후반대 가격입니다. 



피자만 파는 것은 아니고 파스타와 샐러드도 판매합니다. 세트 메뉴도 있는데 세트 메뉴는 피자를 반으로 나눠서 한 도우에 2개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셀러드와 음료나 커피 1잔을 같이 제공합니다. 세트 메뉴가 솔깃하네요. 각각 시켜 먹는 것 보다 좀 더 싸고요. 


혹시 맥주도 파냐고 물으니 메뉴판을 넘겨주면서  맥주도 있고 커피도 있다고 하네요. 산에 오면 막걸리지만 막걸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땀을 흘려서 그런지 맥주가 땡깁니다. 맥주 안주도 따로 있네요. 피자 가게인 줄 알았는데 커피나 맥주도 마실 수 있는 곳이네요. 아! 와인도 먹을 수 있습니다.   

커피 가격은 3천원에서 5천원 합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저 경치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큰  유리창 뒷편으로 북한산을 볼 수 있습니다. 밤에는 저 북한산 뒤로 달이 뜬다고 하는데 달이 뜬 북한산 풍경이 아주 좋다고 귀뜸을 해주시네요. 

Half & Half 세트 1을 주문했습니다.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창가 반대 쪽에 큰 책장 같은 곳이 있고 그 안에 아늑한 공간이 있는데 이 곳은 모임하는 분들을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고 합니다. 물론, 단체 모임 손님이 없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의 이름은 모임입니다. 



옆에는 책장이 가득한데 책과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책을 무척 좋아해서 가장 먼저 책에 눈길이 가네요.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 사람이 가진 물건 등으로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향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쉽고 빠르게 아는 방법은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 사람이 읽는 책들이 그 사람을 대변하니까요. 

이 책들의 정체를 물어보니 사장님이 틈틈히 모은 책이라고 합니다. 연배도 저와 친구와 비슷한 사장님이신데 이 책을 보면서 사장님의 취향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들어진 신, 미디어의 이해는 제 집에도 있는 책인데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요. 책은 미디어, 경제학, 과학 서적, 소설 등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읽으시네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어 산책이 있네요. 빌 브라이슨 팬인데 아직 저 책은 읽지 못했는데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입니다. 
마침, 신해철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가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에서 흘러 나오던데 저와 성향이나 취향이 비슷해서 그런지 쉽게 말이 건네지네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해철을 너무 좋아했는데 세상을 떠나서 안타깝다는 말을 건네면서 이 공간의 의미를 물어 봤습니다. 


책장 한 켠에서 책 하나를 꺼내시더니 보여주시네요. 이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는 한 육아 모임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같이 키우면서 서로 인연을 이어갔고 그 유치원생들이 대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대학생들이 여기서 방학 때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육아 모임의 아지트 겸 모임 장소로 꾸밀 생각으로 작은 세미나 실처럼 꾸몄다고 합니다. 사진들을 보니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행복한 모습이 보이네요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는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kidari2014/timeline)을 운영합니다.

10여년동안 공동육아를 하며 형.동생하며 지내던 사다리와 철봉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생각하는 방식과 사는방식이 다른 두사람..같은게 있다면 키가 조금 크다는것(둘다 184cm). 동네에서 공동육아(소리나는 어린이집) 로아이들 키우며 어울리다 보니 서로의 장점을 잘 어우르면 훌륭한 조합이 될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5년전 우여곡절 끝에 같이 계획했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음이나 정리할겸 여행이나 떠나자 작당을 하고 배낭을 들쳐 매고 중국 곤명의 호도협과 라오스.베트남을 15일 동안 둘이 붙어 다녔습니다. 돌아오고 나서 각자의 길로 가려고 했으나 마치 운명에 이끌리듯이 연신내에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를 열었지요. 

공동육아를 같이 했던 동네사람들의 사랑방도 필요했고 작은 가게지만 우리의 생각과 정신이 녹아있는 가게를 직접 만들어 보자는 욕심도 있었고.. 지난 5년동안 운영하며 나름 몇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 아이를 먹일 수 있을 정도로 재료와 음식에 자신이 있는 가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가게.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한 가게..소리나는 동네친구들의 사랑방.등등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얼추 생각했던 대로 운영을 한듯..
5년동안 쌓였던 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네요..

10월 31일자로 정들었던 키다리아저씨화덕피자 연신내가 문을 닫고 매니저였던 심슨이 "폴링 인 피자"라는 이름으로 개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철봉이 하는 키다리아저씨화덕피자 in 북한산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키다리아저씨화덕피자를 드시고 싶으신들은 불편하시겠지만 북한산성입구로 와주시길^^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 페이스북 중에서>

제가 들었던 이야기가 타임라인에 좀 더 자세히 적혀 있네요. 연신내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가 북한산 입구로 옮겨서 지난 8월 말에 오픈 했다고 하네요. 전 이런게 좋아요. 음식점에서 음식만 먹는 것보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좋습니다. 음식이야 잠깐의 추억이지만 이야기는 아주 길고 오래 가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전 맛도 맛이지만 이런 이야기에 끌려서 자주 가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이 모임이라는 공간은 강의나 세미나나 모임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빔 프로젝트도 제공하기 때문에 북한산 등산 모임을 한 후에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모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음식점에 이런 공간 만들기 힘든데 이걸 마련해 놓으셨네요. 그렇지 않아도 친구들 모임이나 커뮤니티 모임을 할 때 마땅한 모임 장소가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공간을 보면서 부러웠습니다. 

집 근처에 있으면 좋겠지만 집에서 너무 먼 것이 한스럽네요


화덕 피자 만드는 것을 좀 지켜 봤습니다. 


도우를 펴고 그 위에 피자를 골고루 피고 수제 토핑을 차곡 차곡 올립니다. 


빨간 방울토마토와 토핑을 촘촘하게 올리고 


화덕에 넣습니다. 프렌차이즈 피자는  오븐 같은 곳에 넣는데 화덕 피자는 가스 화덕에 넣습니다. 이탈리아 전통 피자는 이런 화덕으로 굽죠. 화덕 피자의 장점은 굽는 강약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화덕의 어느 위치에 넣는냐에 따라서 굽는 정도가 다른데 이 차이가 프랜차이즈 피자와 다른 맛을 냅니다. 



실외 테이블은 앞쪽과 뒤쪽에 있습니다. 특히 뒤쪽 테이블은 북한산을 바라 볼 수 있어서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시면 커피 맛이 더 달콤할 듯 하네요.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 페이스북을 보니 여름에 북한산에 낀 운무가 아주 근사합니다. 산은 좋은 날씨 나쁜 날씨가 없습니다. 그냥 흐린날, 비오는 날, 눈오는 날, 맑은 날이 있을 뿐이죠. 그게 산의 매력입니다. 


벽쪽 테이블 밑에는 전기 콘센트가 있어서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선 인터넷도 잘 터집니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카운터에 문의하면 알려줍니다. 


도도 포인트 가맹점이네요. 이 dodo 포인트는  한 음식점에서 쌓은 포인트로 다른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피자를 먹으면 10%가 적립이 되는데 10번을 먹으면 피자 한판은 공짜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드디어 세트 메뉴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키다리아저씨 샐러드입니다.


토마토와 리코타 치즈, 아몬드 그리고 드레싱이 뿌려져 있는데 시큼한 맛과 달콤한 맛이 아주 좋네요. 허겁지겁 다 먹어 버렸습니다



그 다음으로 도착한 것은 해장 파스타입니다. 이 해장 파스타는 세트 메뉴는 아니고 따로 시켜야 합니다. 



쉐프에리카의 해장파스타라고 써져 있는데 에리카 쉐프가 만든 것 같네요. 자기 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든다면 그 만큼 자부심이 있다는 것인데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느껴집니다. 

마치 얼큰한 짬봉 맛을 느낄 정도로 매운 맛이 끌리네요. 파스타는 느끼한 파스타가 많은데 요즘은 해장 파스타처럼 한국인 입맛에 맞는 파스타가 중장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조개도 알차게 들어가 있습니다. 이 해장 파스타를 시킨 이유는 술안주를 위한 것도 있습니다. 



드디어 하프 하프 피자가 도착 했습니다. 왼쪽은 고르곤졸라이고 오른쪽은 마르게리타입니다



마르게리타는 이탈리아 마르게리타 여왕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마르게리타라고 하는데 토마토 베이스에 모짜렐라 치즈를 녹였는데 나폴리 피자 중 3대 피자로 인기가 높습니다.  모짜렐라 치즈가 평평하게 녹아져 있고 그 위에 방울토마토와 바질이 올려져 있습니다. 


고르곤졸라 피자도 참 인기가 많죠. 고르곤졸라는 고르곤졸라 치즈를 사용하는데 이 치즈맛이 좋습니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꿀에 찍어 먹으면 더 맛이 좋습니다. 둘이 먹기에는 충분한 크기이고 맛도 괜찮네요. 무엇보다 가격이 맘에 듭니다. 반반 피자와 + 샐러드 +음료 또는 커피를 2만 4천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사는 이야기 나누다 창 밖의 북한산도 보다가 술 한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었습니다. 심리 치료법의 기본은 상대방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고 하죠. 서로 삶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꺼내 놓으면서 스스로 정답을 맞추곤 웃곤 했네요. 

그나저나 이 키다리아저씨 화덕피자는 음식 맛도 괜찮고 분위기가 꽤 좋아서 북한산 둘레길 여행 할 때 자주 들려봐야겠습니다. 카페 분위기라는 점과 모임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있는 것이 큰 매력이네요. 물론 피자나 파스타도 괜찮고 가격도 비싸지 않는 것도 무시 못할 매력이죠. 


나와보니 어느새 해가 떨어지고 눈사람에 불이 들어 왔습니다. 


배가 불러서 남은 피자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포장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바로 포장을 해주시네요. 집 근처에 있으면 딱 좋을텐데 그게 좀 아쉽긴 하네요. 딱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를 가진 곳이라서요. 

북한산 가실 때 한 번 들려 보세요 꽤 괜찮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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