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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박예슬양 전시회

by 썬도그 201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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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는 사건으로 변질 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살인 사건 같아져 버렸습니다. 그 살인범은 유병언 가족입니다. 유병언이 죽고 아들이 잡히자 세월호 사건은 종결 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세월호 사고는 사건이 아닙니다. 이건 유병언을 잡으면 끝나는 살인 사건이 아닙니다. 유병언이 죽건 말건 잡히건 말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 사고가 왜 일어났고 일어난 후 벌어진 수 많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밝히고 재발 방지를 해야 합니다.

그게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살아 있는 자들이 해야 할 의무입니다.
그러나 제 예상대로 아무 것도 바뀐 것도 밝혀 낸 것도 없습니다. 한국이 어떤 나라인데요. 한국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각성하자는 시민들이 많은 것을 알지만 대다수 그리고 투표 열심히 하는 50대 이상 분들이 절대 변하지 않는 한 이 나라 바뀌지 않습니다. 이 추악한 한국을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기성세대이고 30대 이상은 모두 죄인입니다. 

세월호 사고는 우리가 평생 짊어져야 할 부채이자 죄입니다. 
대통령이 국가 개조를 외치고 눈물까지 흘렸지만 그건 악어의 눈물입니다. 눈물 흘리고 난 후 후속 대책이나 지시를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냥 좀 잊어줬으면 하는 생각만 하고 있는 대통령 같네요. 

세월호 사고는 그 동안 우리가 관행이라고 하는 것들이 터진 대형 참사입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을 잘 알면서도 편의를 위해서 관행처럼 행 했던 것들이 뭉쳐서 터진 사고입니다. 새벽에 엎드려서 자고 있던 진도 관제사들과 자기들만 살겠다고 빠져나온 선원들의 직업의식의 부재 그리고 해경의 미숙한 구조 대응(오히려 구조 방해 행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은 참으로 이 나라가 국격을 논할 수 있는 나라인가라고 생각 되어지네요.

어떻게 해경이 아닌 어업지도선과 어선이 더 많은 학생을 구해냅니까? 오히려 해경은 접근하려는 어선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합니다. 전 예상 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도 제 2차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극우 꼴통 세력들이 빨갱이 또는 때쟁이라는 이미지로 칠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극우 꼴통들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하네요. 이 나라는 지긋지긋한 빨갱이 타령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나라고 여기까지가 한계인 나라입니다. 국운은 더 이상 이 나라에 남아 있지 않고 저 멀리 떠났습니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나라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고 실제로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내 자식은 금과옥조로 키우면서 남의 새끼는 모른척 하는 어른들이 대부분인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가면 안 됩니다. 남의 새끼가 고통 받으면 내 새끼도 고통 받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내 새끼도 남의 새끼이기 때문이죠. 공동체 의식과 사회 연대 의식이 박살난 세상.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박예슬 양의 전시회가 서울 서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한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서촌까지 걸어갔습니다. 상당히 먼 거리지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몸은 그렇지 않은 지 집에 오자마자 뻗어 버렸네요.

서촌 갤러리가 어디인지 몰라서 해맸습니다. 내 예상 지역에 없어서 당혹해 했는데 생각보다 청와대 인근 지역에 있더군요. 서촌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데 동네가 참 예쁘고 예쁜 갤러리 정말 2천년 대 중반 삼청동이 가진 그 생기와 다정다감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촌이 좋습니다.

여긴 마음씨 좋은 갤러리 관장도 있네요.
서촌갤러리 관장님은 고(故) 박예슬 양 부모님을 설득해서 박예슬양이 피워보지 못한 꿈을 펼칠 수 있게 허락 했습니다. 박예슬양은 디자이너가 꿈이였습니다. 그러나 그 꿈을 다 펼치지 못하고 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서촌갤러리 장영승 대표와 예슬양 부모님이 함께 예슬이의 이루지 못한 꿈을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전시회는 7월 4일부터 무기한으로 진행 되고 있습니다. 어제 뒤 늦게 잠시 다녀왔습니다.


서촌갤러리 2층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박예슬 양의 예쁜 얼굴이 있네요.


이 사진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심한 우울감이 밀려오면서 마치 죄를 지은 것 마냥 정면으로 응시를 하지 못하겠네요. 지난 1달 내내 세월호 사건 사고 소식을 일부러 외면 했습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해서 일부러 외면을 했습니다. 마치 내가 큰 죄인인양 생각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것도 좋은 모습은 아닌데 여전히 그러네요.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고 사진으로 찍고 집에서 길게 보고 있습니다. 단련해야죠. 정면 응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2의 세월호 사고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고은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저 하늘 나라로 데리고 갔나요? 전 이번 세월호 사고를 통해서 신에 대한 믿음은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종교는 없어도 신이라는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세월호 사고를 통해서 신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신이 있다면 이런 이해가 안가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있다고 해도 상당히 매정한 신이죠.
물론, 원인 없는 결과 없지만 원인 제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희생 되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네요.




서촌 갤러리는 크지 않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계단 가득 방문객들이 쓴 글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예쁜 그림도 있습니다. 글들을 몇개 읽어 봤는데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급하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서촌 갤러리에는 구두 작품 2점과 총 40여점의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박예슬 양이 스케치한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방문객들 대부분은 10,20대이고 저 같이 중년들은 가끔 보이네요.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도 보이고요.

특히 20대 분들이 많다는 것이 놀랐습니다. 20대 분들은 이런 사회적인 이슈에 크게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들도 세상에 대한 분노심을 가지고 있었네요. 분노심이야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강할 것입니다. 다만, 그걸 풀 방법을 몰라서 그렇죠




남자친구와 함께 입고 싶었던 옷입니다. 물론, 예슬양이 디자인한 옷입니다. 그림 실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제가 미술이나 디자인은 모르지만 이 정도 실력이고 좀 더 가다듬으면 디자인학과 갈 수도 있었겠는데요.




박예슬 양이 그린 그림은 최근에 그린 그림도 있지만 유치원때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박예슬 양은 디자이너가 꿈이였는데 여러가지 디자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의상 디자인도 있지만 구두 디자인도 있습니다.
영화 '언어의 정원'에서 주인공인 남자 고등학생은 비오는 날이면 학교에 가지 않고 공원에 가서 구두를 그렸는데 그 학생 생각이 나네요.




박예슬 양은 구두가 왜 좋아? 라는 물음에 '구두는 걸을 때 또각또각 소리가 나서 좋아'라고 일기장에 남겼습니다.
맞아요. 구두는 신기는 불편해도 걸을 때 마다 내 존재를 알리는 듯 또각또각 소리가 나죠. 그 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아가게 되고 그 돌아본 곳에 정장을 입은 격식있는 사람을 보게 되잖아요.  또각또각 이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불편해도 구두를 신나 봅니다.



그림을 볼줄도 그릴 줄도 모르지만 이런 그림은 참 좋네요. 물론, 어린 학생이라서 표현력이나 완성도는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재능을 이렇게 펼쳐 보이는 모습은 아주 좋습니다. 또한, 이 또래의 아이치고는 꽤 잘 그린 것이고요



오래 있지 못했습니다. 울먹이는 소리도 들리고 무슨 죄책감에서인지 오래 있고 싶지도 정면으로 바라보지도 못하겠더군요.
눈물이 말라버린 줄 알았지만 그래도 눈물이 나오려는 모습에 황급히 빠져 나왔습니다. 아직 제 마음이 다 다스려지지 않았나 봐요



좀 더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어떤 것이 문제이고 어떤 것이 잘못인지 명징해질 때 다시 찾을 것입니다.



눈물을 흘려할 때 흘려야 하고 이 전시회는 눈물을 숨기면 안 되지만 저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봐요.
다시 찾아갈께요. 좀 더 마음을 정리하고 이 세월호 사고의 고통이 치유된다고 느낄 때 찾겠습니다.  세월호 생존자 학생과 희생자 부모님들이 안산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걸었습니다. 30km 넘게 걸었지만 국회는 묵묵무답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이 개 만도 못한 놈들은 세월호를 욕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참 문제가 많네요. 아무리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런 쓰레기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도덕성도 해경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말 이 울분이 가라앉고 뭔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느껴야 박예슬 양 앞에 당당하게 설텐데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네요

개한민국을 입고 박예슬 양이나 세월호 희생자 앞에 서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세상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고 쓰레가 같은 곳이라도 외면할 수 없고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업보입니다. 서촌갤러리 관장님이 며칠 전에 삼보일배를 하셨던데 이런 분들이 있기에 세상이 쓰레기장이 되지 않지 않은 것입니다. 선인들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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