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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아메리칸 허슬, 오랜만에 보는 유쾌한 사기극. 안 봤으면 후회할 뻔

by 썬도그 201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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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월은 영화 비수기입니다. 연말과 연초에 주머니가 넉넉한 시기를 이용해서 대작들이 개봉하죠. 그리고 2월은 흥행성은 좀 떨어지는 작품성 높은 아카데미 영화제 후보에 오른 영화들이 개봉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 개봉하는 '노예12년'과 지난 주에 개봉한 '아메리칸 허슬'이 개봉을 하고 했습니다. 

이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은 예전에는 그 자체가 영화의 큰 홍보거리였지만 최근에는 작품상 받은 작품도 예술영화만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것이 현실이네요. 그럼에도 올해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이 예년에 비해 비교적 크게 개봉을 하고 있습니다. 


 FBI가 주도한 함정 수사 작전인 ABSCAM(앱스캠) 사건을 바탕으로 한 아메리칸 허슬

영화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에서 80년대 초까지 미국 FBI가 주도한 함정 수사 작적인 ABSCAM(앱스캠)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어느 정도는 실화임'이라는 자막부터 관객을 빵 터지게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함정 수사를 하는 3명의 요원인 듯한 사람끼리 티격태격을 합니다. 그런데 한 요원의 실수로 돈가방을 느닷없이 드리밀다가 놀란 시장이 호텔에서 나오면서 함정 수사가 엉망이 됩니다. 그러면서 영화의 3명의 주인공 중 2명의 과거사가 보여줍니다. 그 2명은 바로 희대의 사기꾼 커플인 어빙 로젠필드(크리스찬 베일 분), 시드니 프로서(에이미 아담스 분)입니다. 

이 커플은 사기꾼 커플입니다. 사랑하는 사이지만 어빙은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아버지라서 이혼을 하지 못하고 연인 관계이자 사기꾼 파트너인 시드니와 맹 활약(?)을 합니다. 이 사기꾼 커플은 밀고 당기기를 기가 막히게 하면서 영국 귀족이라는 연줄을 이용해서 고액 대출을 해주겠다는 미끼를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던진 후 낚이는 대출자에게 소개비로만 무려 5천 달러라는 고액의 중개수수료를 받습니다.  여기에 위조 그림을 진짜라고 속여서 파는 짓도 서슴치 않고 합니다.

그러다 꼬리가 잡히게 되고 FBI에 체포가 됩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아주 흥미롭게 진행이 됩니다. 



혈기 왕성한 FBI요원인 '리치 디마소(브래들리 쿠퍼 분)'는 이 두 사기꾼 커플에게 뛰어난 사기술을 이용한 함정수사로 4명의 범죄인만 잡아 넣으면 모든 죄를 묻지 않겠다고 솔깃한 제한을 합니다. 이때부터 FBI요원이 낀 사기술을 바탕으로 한 함정 수사가 진행이 됩니다.



점점 커지는 함정 수사, 국회의원, 시장, 마피아까지. 일이 점점 커지네

함정 수사는 작은 규모로 시작 했습니다. 지역에서 사기질로 돈을 버는 잔챙이들만 잡으려고 했죠. 그런데 수사를 하다 보니 대어가 포착이 됩니다. 바로 시장입니다. 카마인(제레미 레너 분)이라는 시장은 흑인 아이를 입양할 정도로 성품이 아주 좋은 시장이고 평판도 아주 좋습니다. 다정다감하며 시민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입니다. 모든 시민이 웃는 일이라면 서슴치 않고 합니다. 결과만 좋다면 수단이 나빠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죠. 그게 문제였습니다.

도시 재정비 사업을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자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서 도시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도시 재건 프로젝트를 위해서 이 함정 수사단은 시장을 낚을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FBI요원을 아랍 족장 분장을 하고 시장에 접근 시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은 생각보다 더 뒤가 구린 사람입니다. 

부패한 국회의원과 심지어 마피아까지도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게 다 시를 발전 시키기 위해서라는 명목아래 지하경제까지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은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 영화인가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도 유머도 증폭됩니다.  어! 생각보다 재미있네에서 나중에는 푸하하하 깔깔깔 소리가 극장안을 가득 채웁니다. 여기저기서 푸하핫 박장대소가 나오데 저도 모르게 3번이나 웃어 버렸습니다

제가 영화관가서 잘 웃지 않거든요. 특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라면 심각한 모드는 기본 자세인데 이 무거운 팔짱을 풀고 박장 대소를 하게 만듭니다.



아메리칸 허슬이 웃긴 이유 하나. 배우들의 명연기

올챙이 배가 툭 튀어나온 대머리 아저씨가 배트맨의 슈트빨 나던 '크리스찬 베일'? 이미 알고 봤지만 영화 보는 내내 크리스찬 베일이라고 믿기지가 않습니다. 외모가 딴판에다가 안경까지 끼고 배가 너무 나와서 다른 사람으로만 보입니다. 가끔 벗는 안경 속 깊은 눈매를 보면서 베일 맞구나 하지만 다시 안경을 쓰면 누구세요? 라고 할 정도로 베일은 아주 뛰어난 연기를 합니다. 툭 튀어 나온 배는 일부러 찌운 살이라고 하는데요. 베일은 아주 명 연기를 합니다


여기에 아내로 나오는 헝거 게임으로 유명한 '제니퍼 로렌스'의 푼수끼 가득한 우울증 아내 역은 시종일관 영화관을 큰 웃음바다로 만듭니다. 아주 아주 독특한 캐릭터인데요. 집에 불을 내놓고 내가 집에 있었기에 불을 끌 수 있었다는 묘한 정신 세계를 가진 여자로 나옵니다. 

그리고 팜프파탈의 매력을 물씬 발산하는 '에이미 아담스'의 지적이면서도 차분하면서도 섹시함을 보여주는 연기도 꽤 좋고요. 제레미 레너, 브래들리 쿠퍼의 황당해 하는 표정들은 이 영화의 1등 공신입니다. 





아메리칸 허슬이 재미있는 이유 2번째 뛰어난 시나리오

시나리오가 무척 뛰어납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21세기 '스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스팅'은 뛰어난 반전 드라마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반전 영화하면 스팅을 꼽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허슬'은 '스팅'과 상당히 유사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 보다 더 복잡합니다. 어빙의 뛰어난 임기응변과 지략은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서 시종일관 흥미로움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또한, 곳곳에서 터지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만들어 버리네요. 찰진 대사도 대사지만 아주 재미있는 상황들이 꽤 많이 나오고 그런 상황에 풉하는 웃음이 저절로 튀어 나옵니다. 


아메리칸 허슬이 재미있는 이유 3번째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

이 영화 아메리칸 허슬을 보면서 감탄을 한 이유는 음악 때문입니다. 70년대 히트곡을 아주 잘 활용하는데요. 시장과 어빙의 파티에서는 딜라일라가 나오고  모든 인물들이 모이는 축하파티에서는 엘튼 존의 'Goobye Yellow Brick Road'가 나옵니다. 
또한, 아내 로잘린이 남편을 밀고하고 '007 죽느냐 사느냐'의 메인 테마곡인 Live and Let Die'가 나오면서 춤을 추는 장면은 가장 압권입니다. 

정말 이 영화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음악을 이렇게 잘 활용 하다니요. 영화를 본 후 1시간이 넘어가자 팔짱을 풀고 이 사랑스러운 영화를 초승달 미소를 하고 지켜보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말하는 영화 '아메리칸 허슬'

아메리칸 허슬에서 이 사기꾼 커플은 이 대사를 자주 합니다.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믿어"
 확증편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에 꽤 많습니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상이죠. 진실과 사실은 따로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사실로 생각하면서 살죠. 이런 인지부조화 속에서 사기꾼은 피어납니다. 

이 사기꾼 커플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의 병을 간파하고 그걸 이용합니다. 그래서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 없다고 튕기거나 도망치면 오히려 쫒아와서 바지끄댕이를 잡고 읍소하죠. 또한, 가짜 그림을 진품 명화라고 속여도 쉽게 속습니다. 어빙은 말합니다.

"세상은 흑과 백으로 나눠질 수 없어. 그냥 다 회색이지" 

이 대사는 정말 명대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 모든 이치나 논리를 무 자르듯이 맞다 틀리다, 옳고 그르다, 이쪽 저쪽 내편, 니편 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으로 삽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아이에게 묻습니다. 그럼 아이는 고민을 하다가 아빠라고 하면 엄마는 싫은거니? 라는 말을 합니다. 그건 틀린 생각입니다.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지만 아빠가 좀 더 좋을 수 있다고 해서 엄마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이분법적 사고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여기에 확증편향까지 가지고 사는 것이 기본적인 인간들의 삶입니다. 이런 마음의 정형성을 어빙은 지적합니다. 세상은 회색이야.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서 사는 것이지

어빙이라는 사기꾼에게는 삶 자체가 거짓 덩어리였습니다. 사기로 돈을 벌고 결혼을 했지만 아들 때문에 사는 것이지 거짓말 같은 무책임한 아내와 사는 삶도 거짓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기 파트너인 시드니를 향한 사랑만은 진짜이고 진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진짜를 향해서 어빙은 달립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어빙은 사기꾼이지만 마음만은 항상 진실 하고 싶은 성품을 가진 사기꾼입니다. 양심이라는 본성이 자라나서 거짓이라는 헛것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시드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FBI요원은 사기술을 이용해서 세상 거짓을 소탕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이분법 적으로 무 자르듯이 넌 악인, 넌 선인이라고 구분되어지지 않습니다. 디마소 형사가 선인의 탈을 쓴 악인일 수도 있고 카마인 시장은 악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대 선인일수도 있고요.

이런 거짓과 진실이 혼재 된 세상을 이 영화는 멋지게 조롱을 합니다. 정말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웃음도 맑은 웃음을 나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안 보고 지나갔으면 큰 후회를 할 뻔 했네요. 미국식 코메디가 더러 있고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그게 좀 아쉽지만 생각할 꺼리도 웃음 꺼리도 잘 섞어서 담은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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