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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코레일의 어처구니 없는 청소년을 위한 서울 체험 투어

by 썬도그 201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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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보면 항상 말합니다. 경험을 많이 쌓아!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해! 그렇다고 경험만 쌓으라는 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경험을 느껴야지. 항상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하면 청소를 하더라도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어. 그냥 허투루 보내는 그 시간 보다 뭐든 경험하고 그 경험을 되새기면서 내것으로 체화하면 그 경험은 나의 큰 반석이 될거야

그래서 맹목적으로 학원과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집 근처에 있는 대학교 캠퍼스를 보여줍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사는 집 근처에 있는 대학 중 가장 가까운 대학이 서울대학교네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라고 가끔 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곳이 대학이라는 곳이고 이 곳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것을 하는지 미리 보여주는 것입니다.

큰 학교, 다양한 건물과 큰 운동장,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등등 그냥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이 서울대학교라서 서울대를 데리고 가지만 서울대학교가 멀리 있다면 결코 거기까지 데리고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부산에 산다면 부산에 있는 대학교를 데리고 가지 서울대학교를 보여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학교가 중요한 것이지 서울대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공짜로 서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차라리 교정이 아름다운 연세대학교나 이화여대가 훨씬 낫지 서울대는 결코 데리고 가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갈때마다 느끼지만 크기만 크지 고풍스러운 건물이 없기에 그냥 다리만 아플 뿐입니다. 서울대는 1970년대에 관악 캠퍼스로 옮긴 곳이기에 멋진 석조 건물이 없습니다.

반면, 연세대는 응답하라 1994의 배경이 될 정도로 뛰어난 조형미를 갖춘 건물이 많습니다.
그런데 코레일은 저와 생각이 다른가 봅니다. 



삼성 딜라이트, 서울대학교, 청와대 견학이 서울체험이라고?

가끔 전철역에서 코레일의 여행 상품을 보곤 합니다만 항상 보면 가격이 비쌉니다. 기차여행이라는 즐거움도 좋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항상 주저하게 되네요. 

우연히 보게된 코레일 관광개발의  청소년을 위한 서울 체험 투어입니다. 부산과 마산이라는 경상도 지방 청소년들을 위한 서울 체험 여행이네요. 빠른  KTX를 타고 가기에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집에 도착을 합니다.  가격은 평일과 주말이 다른데 대략적으로 8만원에서 10만원 사이입니다.  부산, 울산, 동대구, 마산, 밀양, 천안 등의 KTX가 깔린 경부선 주변의 도시 청소년들이 이용하게 만들었네요. 

그런데 이 서울 체험 패키지가 좀 어거지입니다. 
서울 체험 여행을 보면 삼성 딜라이트와 서울대학교 그리고 청와대 사랑채입니다. 헉 소리가 나네요. 제가 3곳을 다 가봤지만 거길 여행객이 갈만한 곳인가?라는 의문이 먼저 드네요


삼성 딜라이트? 차라리 집 근처의 삼성 프라자에 가라

삼성 딜라이트는 서초동 삼성 본사 건물 지하에 있는 삼성전자의 최신 IT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과 카메라와 TV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여기 뿐 아니라 지상으로 올라가면 좀 더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길 서울까지 비싼 돈 들여서 올라와서 갈만한 곳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 전 비추천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체험할 수 있는 제품 대부분은 삼성 프라자나 지방의 대형 백화점이나 하이마트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별 다른 게 없는 공간을 왜 시간 들여서 체험을 합니까? 당췌 이해가 안갑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본사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면 경호원들이 득달같이 달려 나와서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합니다. 저도 건물 멋져서 촬영하고 있는데 몇번을 제지하더군요. 차라리 강남 풍경이나 구경 시켜주세요. 그래서 지방 번화가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것, 특색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크기만 큰 서울대학교. 거기 뭐가 볼 게 있을까?

서울대학교는 큽니다. 정말 커서 마을 버스가 들어가야 할 정도이고 직접 걸어봤더니 하루 반나절은 걸릴 정도로 큽니다. 그런데 다시는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볼 건물도 아름다운 건물도 없고 그냥 밍밍한 건물만 있습니다. 

서울대에 가서 선배들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위 스케즐을 보면 서울대에서 점심 먹고 버스타고 크게 한 바퀴 돌고 나옵니다. 이게 뭡니까? 무슨 건물 구경하러 서울대 갑니까? 그럼 차라리 다음 로드뷰나 네이버 거리뷰로 편하게 보세요. 이거 참! 누가 기획 했는지 성의가 없네요



그렇다고 1980년대 서울대생들의 민주화 운동의 성지인 도서관 앞 계단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점심 먹으로 서울대 갔다가 입가심으로 서울대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네요



청와대 홍보실 같은 청와대 사랑채를 관람한다고?

그나마 청와대 사랑채는 좀 낫긴 합니다. 참고로 청와대 사랑채는 청와대 앞에 있는 청화대 홍보관 같은 곳이지 여기에 무슨 대단한 내용이 담긴 곳은 아닙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해외 순방에 받은 물건들과 청와대 홍보물이 가득한 곳입니다. 
전 이 조합 삼성전자, 서울대, 청와대의 조합을 보면서 실소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3개 모두 한국의 탑들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삼성전자, 한국 최고의 대학 서울대, 최고 권력자가 있는 청와대. 청소년을 위한 1등 주의 패키지 여행 같다는 느낌입니다. 가뜩이나 순위 경쟁에 치어서 고통스러워 하는 청소년들에게 1등인 곳만 보여줘는 것은 분명 활력소가 될 수도 있지만 좀 천박스러워 보입니다. 뭐 코레일의 생각과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저 같으면 경복궁이나  광화문 광장이나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혹은 인사동 거리 탐방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한데요

그게 서울이고 서울의 얼굴이지 삼성전자 서울대 청와대가 서울의 얼굴이 아닙니다. 차라리 남산이라도 올라가서 서울의 전경을 보여주세요. 누가 기획했는지 1등 지상주의자가 기획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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