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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의 악의적인 사용은 사진을 병들게 한다

by 썬도그 2014.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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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사진은 정말 사진 촬영자의 양심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진을 가장 미더운 매체로 여기는 신앙과 같은 믿음 때문입니다. 사진은 그 어떤 매체 보다 기록성이 뛰어납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복사해서 저장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신문과 같이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의 주요 전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면 법원에서는 그 뛰어난 기록성과 변질 가능성이 낮은 매체로 여겨서 포렌식 수사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요즘 하는 인증놀이도 다 사진이라는 뛰어난 기록성에 의존하는 놀이입니다. 
이 뛰어난 기록성 때문에 설왕설래를 하다 가도 사진을 보여주면 아무 말 못하게 됩니다. 사진에 수 많은 텍스트와 말 보다 명명백백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사진이라는 매체는 이 뛰어난 기록성을 살짝 만 왜곡해도 진실이 쉽게 왜곡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연평도에 북한이 포격을 했을 당시의 사진입니다. 같은 사진인데 한 보수 언론매체가 북한 포격 후 마을에서 나는 연기를 좀 더 진하게 묘사 했습니다. 보수 언론의 의도는 이겁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포격이 있었다! 라고요. 그러나 위 사진은 콘트라스트를 높여서 연기를 좀 더 진하게 해서 포격의 강도를 왜곡 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합성 사진만 사진을 왜곡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단한 콘트라스트나 채도 조정만 해도 현실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당시 진보 언론들은 조선일보의 이런 왜곡을 신랄하게 비판을 했습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왜곡 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이렇게 사진은 촬영자의 양심이 무척 중요하고 프레임 안에 넣고 빼는 것만으로도 현장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진을 싣고 안 싣고의 게이트 키핑을 하는 셀렉션에 따라서 사진은 아주 쉽게 의도한 자의 의도한 바대로 바꿀 수 있는 매체입니다. 그래서 전 사진을 알면 알수록 이 사진이 참으로 얄팍한 도구이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의 실언들 때문에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여수 기름유출의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라고 하는 발언 때문에 여수 여론를 넘어서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못했습니다. 
윤진숙 장관의 발언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조선 선장과 도선사가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GS칼텍스가 대응에 큰 문제가 없었다면 GS칼렉스가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는 해서는 안 됩니다. 여수 시민들이 매일 같이 바닷가로 가서 기름을 닦고 있는 마당에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되죠. 최대한 노력하겠다. 있는 방법을 다 찾아 보겠다 식으로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윤진숙 장관은 너무 쉽게 말을 했고 그 말을 할 때도 진정성 없게 웃음끼를 띤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윤진숙 전 장관에게 돌팔매질 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위 사진입니다. 위 사진에서 윤진숙 전 장관은 코를 막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 사진의 제목은 '코 막은 윤진숙 장관, 여수 기름유출 현장 악취 못 참겠네'였습니다.
저도 이 기사를 보고 확 열이 받았고 분노의 글을 SNS에 적었습니다. 


피해 어민들 앞에서 기름 냄새 때문에 코를 막은 행동은 1차 피해자가 GS칼텍스라는 말 보다 더 잘못된 행동입니다. 
피해자를 위로하지는 못할 망정 냄새 난다고 코를 막는 것은 몰염치한 행동입니다. 또한, 많은 언론들이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쏟아 냈습니다. 


윤진숙 전 장관은 이런 여론을 알고 있는 듯 JTBC에 나와서 이 사진에 대한 해명을 했습니다. 독감 때문에 입을 막고 기침을 한 것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이미 여론재판은 다 끝난 상태라서 윤진숙 전 장관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위 사진이 독감 때문에 기침을 하기 위해서 입을 막은 것인지 냄새 때문에 코를 막은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제가 책임 있는 언론사라면 연사 사진이나 동영상 사진을 함께 올려서 이런 논란을 잠재우거나 확실하게 해주길 바랬지만 한국 언론이 그렇듯 후속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냥 사진 한장으로 끝냈죠. 

그렇게 윤진숙 전 장관은 사퇴를 하게 됩니다. 저요! 사퇴할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윤진숙 장관 아주 싫어했고 앞으로도 싫어 할 생각입니다. 원래 이 장관은 장관이 되지 않았어야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밀어부친 결과입니다. 그렇게 사진 논란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래 영상을 보면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기름 냄새 때문에 코를 막은 윤진숙 전 장관이 아닌 독감 때문에 입을 막은 모습이 나옵니다. 


위 영상 29초 정도에 보면 기침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영상 말고 제가 어제 본 영상에는 어민분이 아닌 윤진숙 전 장관을 그대로 촬영한 즉 반대편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봤습니다. 보시면 반대편에 수 많은 카메라와 방송용 카메라가 있습니다. 이분들 중에 한 분이 올린 듯 한데요. 지금 그 동영상 주소를 몰라서 올리지 못하지만 제가 본 동영상에서는 윤진숙 전 장관이 기침을 막기 위해서 입을 막은 모습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걸 연사로 촬영해서 악의적으로 올린 언론매체가 올렸습니다.
위 영상에서 보시면 연사로 촬영하는 사진 기자를 볼 수 있습니다. 저분이 악의적으로 올렸다기 보다는 그 사진을 셀렉팅하고 제목을 단 언론 데스크가 더 큰 문제입니다. 사진은 연합뉴스라고 찍혀 있고 그걸 보도한 언론은 또 다른 곳이더군요.

연합뉴스는 뉴스 도매상이라서 사진을 올리면 그걸 다른 언론사가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있는 그대로를 담기 보다는 왜곡해서 보도한 언론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진보 언론들은 수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진보 성향의 블로거들도 그냥 한번 소비하고 말뿐 진실 탐구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낙마 시키려는 목표를 달성했기에 그냥 지나간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다시 말하지만 전 윤진숙 전 장관 너무도 싫습니다. 그러나 사실 관계 왜곡을 하면서까지 전 장관을 욕하는 것은 우리가 손가락질 하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의 행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역시 인간이라는 동물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동물임을 더 확실하게 깨닫게 되네요. 물론 저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동물입니다. 저 또한 같이 돌팔매질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나중에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반성을 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비슷한 일로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받지 않을테니까요. 

이번 사진 논란은 진보 언론들도 조중동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진보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독감 사진에 대한 진위 여부와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은 자체도 왜곡입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진위 여부를 캐지 않는 것도 언론의 책무를 외면한 모습입니다. 


더 웃겼던 것은 조선일보 같은 보수 매체도 이런 윤진숙 전 장관의 코막기를 비판하는 제목을 달아서 기사를 생산 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단순 가십 전달 내용이라서 비판까지는 아니지만 진위 여부를 판별하기 보다는 인터넷 논란을 그대로 확대 재생산하는데 일조 했다는 것이죠

사진은 거짓말을 쉽게 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프레임 하나 바꾸고 앵글 바꾸고 콘트라스트 조절만 해도 사실 왜곡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진을 보도하고 안하고의 셀렉팅도 사진 왜곡의 큰 역할을 하죠. 그래서 좋은 사진은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사건이라도 현장 그대로를 담는 사진입니다. 물론, 사진 자체가 사진가라는 하나의 필터링을 통하기 때문에 완벽한 객관적 사진은 있을 수 없지만 최대한 사진기자의 양심에 따라서 현장을 왜곡하지 않는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이런 사진의 맹점 때문에 사진을 알면 알수록 전 사진의 힘 보다는 동영상의 힘을 더 크게 믿습니다. 동영상이 재생 도구의 제약이 커서 아직 보편화 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진 대신에 동영상이 사진의 순간적인 모습만 담는 맹점을 파고 들어서 크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저 또한, 앞으로의 보도 매체가 지향해야 할 점은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영상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게 하려면 사진기자 사진작가 하나 하나가 양심에 따라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에 맞게 사건을 왜곡하는 못난 사진기자와 언론사가 많아질수록 언론의 신뢰는 물론 사진에 대한 깊은 신뢰도는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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