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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1950년대 서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1950 서울의 기억 사진전

by 썬도그 201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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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는 청춘입니다. 서울에 대학생들이 봄, 여름 , 가을 M.T를 떠나는 출발지이자 집합 장소입니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1층짜리 허름한 기차역으로 기억되었는데 이제는 거대한 롯데 백화점이 들어섰네요. 거대한 시계탑도 사라졌습니다. 

그남 광장이 있긴 하지만 예전의 거대한 광장의 느낌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그 푸른 하늘은 똑 같습니다. 사람이 변하지 하늘이 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광장이 사라진 자리에 은박이 쌓여진 나무 조형물이 줄줄이 서 있습니다. 


청량리역은 바뀌었지만 그 앞에 있는 70년대나 80년대에 지어진 듯한 이 건물은 변하지 않았네요. 이런 건물을 서울에서 보기 힘들어졌는데 여전히 붉은 벽돌의 건물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수도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학원이 참 많았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수도 간호학원, 수도 용접학원 등등이 기억나네요. 


이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어딜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근처에 있는 서울시립대에서 전시하는 사진전을 보기 위함입니다. 
오랜만에 대학교 캔퍼스에 가게 되네요. 그런데 그 길에서 서생원을 만났습니다. 앞에 지나가던 여자분이 흠찟 놀래해서 뭔가  봤더니 쥐가 사람들의 시선에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런데 이 쥐선생 직업 사진작가협회 가입하고 싶어 하나 봅니다. 


우연의 연속이면 필연인가요? 아님 하나의 현상일까요? 쥐를 본 후 10걸음 앞에는 날개를 다친 참새가 사람들을 피하고 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는 죽기 마련인데 이 참새 참 불쌍 하네요.



기차길을 지나서 


서울 시립대에 도착 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약 20분 정도 걸으면 됩니다. 멀다면 멀지만 길거리 구경하는 재미로 지루하지는 않는 20분입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에서는 9월 30일 까지 1950'S 서울의 기억 사진전을 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건물은 시립대학교 입구에서 13시 방향에 있는 1층 짜리 건물로 찾기 쉽습니다. 


서울 시립대에는 이런 오래된 석상이 참 많네요. 박원순 시장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학교이기도 합니다. 



이 박물관 건물도 참 오래 되어 보입니다. 붉은 벽돌로 된 단층 건물이네요. 1984년 9월 4일 개관했다는데 느낌은 일제 시대에 지어진 건물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전시는 일반 갤러리나 도심의 박물관과 달리 평일에만 운영합니다. 그것도 오전, 오후 2차례 개방을 하는데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식사 시간에는 문을 잠그나 보네요. 



박물관 입구에 들어가니 거대한 그림이 보였습니다. 마치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보입니다. 1950년대 서울의 모습인데요. 보통 우리가 1950년대를 떠올리면 흑백 사진과 흑백 필름으로 된 1950년대를 떠오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컬러 사진입니다. 

너무나 생동감이 넘치네요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은 갤러리로 치자면 보통 갤러리의 3배 이상의 큰 크기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진과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치고는 작을 수 있지만 갤러리 보다는 큽니다. 



이 사진전의 주제는 단 하나 1950년대 서울입니다. 서울의 1950년대의 희귀한 모습을 컬러 사진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1950년대와 현재의 서울은 아주 달라졌지만 이 서울시청 건물은 똑같네요. 뭐 오세훈 전 시장이 일부분을 허물어 버리긴 했죠. 


1950년대 서울은 전차가 지나다녔습니다. 저 뒤에 있는 건물은 현재 한국은행 건물입니다. 


전차 종착지는 동대문이었네요. 동대문에서 유원지를 왕복합니다. 전차는 언제 사라졌을까요? 한국 영화에서도 전차가 나오던데요. 60년대에 사라진 것 같기도 하고요



전 이상하게도 옛 것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좋아해요. 사진은 옛 것을 그대로 담아 놓잖아요. 그래서 옛날 사진도 좋아하고 제가 태어나기 이전의 서울의 모습을 보면 뚫어지게 봅니다. 누구도 서울의 옛 이야기를 잘 안 하는 듯 해요.

앞으로만 진격할 줄 만 알지 뒤돌아보는 여유가 없는 우리들 이라서 그런가 보네요. 
위 사진은 덕수궁을 찍은 사진입니다. 앞에 있는 기와지붕의 건물이 현재의 대한문인데 위치가 현재와 비슷하네요. 덕수궁 돌담길도 있고요. 석조전도 보이고 사진 오른쪽 끝에는 러시아 공사관 건물이 있는데 현재는 허물어졌죠. 저 뒤에 인왕산이 보입니다. 


덕수궁에는 스케이트장이 있었습니다. 현재 성공회 건물도 그대로 보이네요. 현재 이 스케이트 장은 연못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창경궁의 그 예쁜 춘당지라는 연못도 예전엔 스케이트 장으로 쓰였습니다. 고궁 연못을 스케이트 장으로? 당시는 우리 것에 대한 개념도 보존에 대한 개념도 희미 했던 시절이기도 하고 일제가 고궁을 유희 문화 공간으로 만든 것도 있어서 저런 모습이 보였을 거예요.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잘 한 행동 중 하나입니다. 일제 시대에 지어진 건물은 90년대 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은 대단한 수치였습니다. 다만, 저 건물을 해체한 후에 다른 곳에 다시 복원해 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야 우리의 치욕스런 과거를 잊지 않죠. 


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당시의 대한 화보입니다. 
이 대한 화보에는 북진 통일을 외치는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기 4286년인데요. 서기 1953년입니다. 휴전 협상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기인데 북진을 외칩니다. 참 씁쓸하네요. 그렇게 많이 죽었으면서 또 전쟁을 길게 가자고 하는 모습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물론, 그 적개심, 분노심 압니다. 압니다만 계속 전쟁을 하자는 소리는 무섭기까지 합니다. 전방에서는  군인들의 시체로 다져진 산이 생기고 있고 영화 고지전은 이런 참혹스러운 휴전 까지의 고지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북침 남침 논란에 실소를 했습니다. 아니 왜 말을 왜 짧게 써서 헛깔리게 해요.
북에서 남침, 남에서 북침 이렇게 놓고 설명하면 다 알아 듣던데요. 북한이 남침 한 게 맞습니다.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가르키고 있고요.  전 그 어떤 전쟁 보다 민간인이 많이 죽은 이 전쟁을 증오합니다. 전쟁을 떠나서 왜 그렇게 많은 민간인이 죽어야 했을까요? 아무 광끼의 3년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이 전쟁 당시의 군인들의 만행은 북한군과 국군 모두 저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쪽의 이야기만 듣고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국군의 만행은 있어도 못본 척 없는 척 하는 것이 상식이니까요
이런 소리 하면 빨갱이 소리 듣는 요즘이죠. 

자아비판 하면 빨갱이로 낙인 받는 세상입니다. 



트럭에 올라타는 사람들입니다. 웃도리를 벗고 있는 어린 여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1950년대 초의 서울 명동 부근의 모습입니다. 저 멀리 명동 성당이 보이네요. 
아마도 폭격으로 인해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을 것입니다. 폭격이 아닌 탱크전 하다가 파괴 된 것 같기도 하고요. 군용 텐트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파괴된 집들이 많아서 미국의 원조를 받아서 서울시는 공용주택을 만듭니다. 똑같이 생긴 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1층짜리 아파트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재건화보는 전 세계 아니 미국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국의 원조로 재건해가는 한국을 보여주고 있고 
미군 폭격기와 아틀라스호라는 원자력 잠수함의 이야기가 담겨 있네요



중앙청에서 본듯한 서울 광화문 거리의 모습입니다. 저 멀리 서울시의회 건물이 보이고 서울시청도 보입니다. 세종 문화회관은 박정희 정권 때 만들어져서 세종문화회관은 안 보입니다

전 이 사진을 보면서 나우 앤 댄 사진 놀이를 해보고 싶더라고요. 



서울 종묘를 촬영한 항공사진입니다. 종묘 뒤 창경궁과 창덕궁도 보이네요. 세심하게 보니 창경궁은 현재와 참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래도 당시는 창경궁이 아닌 동물원인 창경원이었으니까요



수류탄을 재활용한 호롱불도 있고 


전화선을 엮어서 만든 바구니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화선을 피피선이라고 했나 보네요. 


건물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닌 인물 사진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 사진들은 누가 찍었을까요? 돌아보면서 누가 찍은 것인지 아님 이 사진들을 누가 수집 한 것인지 궁금 했습니다.  



이런 좋은 사진전을 보게 되다니 보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사진전을 가도 사진을 오래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은 꼼꼼하게 봤습니다. 정말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보긴 참 오랜만이네요. 


1950년대 아이들, 현재의 60~70대 어르신들의 예전 국민학교 학생때 모습입니다. 남자 아이들은 한결같이 한복 스타일에 조끼를 입고 있고 여자 아이들은 치마 저고리를 입고 있습니다. 남자는 빡빡이라는 스포츠 머리. 여자 아이들은 레고 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걸 단발머리라고 하기에는 아주 촌스러운 머리였습니다. 


그래도 이 꼬마 아가씨들은 꽤 잘 살았나 봅니다. 원도 고급스럽고 신발도 비싸 보입니다. 
뒤 배경을 보니 덕수궁의 정관헌이네요. 고종이 커피를 먹던 곳입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이 있던 남산의 모습이네요. 쪽팔리게도 김일성과 똑같이 살아 있는 사람이 자신의 동상을 세우라고 지시를 합니다. 결국은 4.19 혁명 이후에 저 동상은 무참히 쓰러지게 되었죠. 

아직도 이승만을 존경하고 추종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승만은 독재자였습니다. 
그리고 전쟁 시에 자기만 살겠다고 한강 다리 끊고 도망간 대통령입니다. 뭐 국민 수준에 맞는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니 누워서 침뱉기이지만요. 



참으로 오랜만에 기분 좋은 그리고 보는 내내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감정이 계속 이리저리 부초처럼 나부끼게한 사진전이었습니다.  찰랑 거리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나오면서 물어 봤습니다. 

이 사진들은 누가 찍었냐고 했더니 대부분이 미국인이나 미군들이 찍은 사진들이라고 합니다. 
그럼 누가 콜렉션을 했냐고 물으니 서울시립대에서 직접 했다고 하네요. 그럼 어떤 단체와 연락을 해서 대규모로 사진을 기증 받은 것이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고 

미국 신문에 공고를 냈고 그 50년대 한국 사진을 수집한다는 공고 광고를 보고 많은 미국인들이 사진을 보내 왔다고 합니다.
아! 이런 식으로 수집 할 수도 있겠네요. 덕분에 아주 기분 좋은 사진전 잘 봤습니다. 

항상 흑백으로만 보던 서울의 옛 모습, 컬러로 보면서 그 생기와 생동감 그리고 파괴되었지만 사람들의 활력 넘치는 모습에 큰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실은 지옥 같지만 그래도 웃으려고 하는 모습들, 살려고 하는 의지 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진들에서 울고 있거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거의 안 보이네요. 


사진도록이 있냐고 물었더니 있다기에 얼마냐고 물어 봤습니다. 제가 이 사진들 꼭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나우 앤 댄이라고 현재와 옛 모습을 겹쳐서 보이게 하는 사진 놀이가 있는데 서양에서는 꽤 인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그 나우 앤 댄 놀이를 보지 못해서 제가 직접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 그것도 컬러 사진이 필요 했고 도록을 사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무료로 줍니다

사진 도록과 사진 엽서를 그냥 줍니다!
헐~~~ 얼마나 기뻤는지 페이스북에도 바로 소개 했네요. 6월부터 한 전시회인데 전 지난 주에 알았습니다. 9월 30일까지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서둘러야 합니다. 아쉽게도 평일에만 볼 수 있는 것이 아쉽네요. 그래도 제 사진으로 어느 정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현장에서 큰 사진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죠.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게 본 사진전이었고 꼼꼼하게 본 사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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