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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반쪽짜리 행복 전성시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행복 스트레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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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행복 전성시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행복 스트레스`

썬도그 2013. 9. 1. 20:28

며칠 전 집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하는 기사님의 명함을 보니 '행복 기사'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행복. 이 단어는 언젠가부터 유행어가 되었을까요? 최근 들어서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90년대 초,중반의 웰빙과 최근의 힐링처럼 하나의 큰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국민 행복 시대를 외치는 현 정부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만날 수 있고 고객 행복을 외치는 기업에서도 우리는 쉽게 행복이라는 단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행복을 강의하는 행복 전도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삶의 목적을 '행복'에 두고 있습니다. 

행복 전성시대입니다. 행복이 삶의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행복이 삶의 목표이자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맹목적으로 행복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행복이라는 단어가 생긴지 서양에서는 2세기 동북아시아에서는 1세기가 조금 넘는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외친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섬의 말을 메이지유신때 일본에서 번역하다가 happiness라는 단어의 대체어가 없어서 만들어낸 단어가 행복이고 이걸 한국에서 수용 했습니다. 그럼 이 메이지유신 이전의 일본과 한국 사람들은 어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았을까요? 

이 행복 전성시대에 돌직구를 날린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이름은 '행복 스트레스'입니다. 



면전에서 쓴소리를 날리는 쓴소리 대가 탁석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자 탁석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거침 없는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설 개미의 인기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인터뷰 때 직설적으로 책에 대한 이견을 보이기도 했고 독서의 날 때 라디오에 패널로 나와서 책을 읽지 말라는 말을 하는 아주 독특한 분이십니다. 보통, 면전 앞에서는 쓴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한국에서는 예의이지만 탁석산 철학 박사는 면전에서 직언을 잘 하는 분입니다. 시쳇말로 돌직구를 던지는 분이시죠

이 탁석산 철학 박사가 한국에 만연해가고 있는 행복 지상주의에 돌직구를 던졌습니다. 



행복 지상주의에 돌직구를 날리다



우리가 심리학자나 행복 상인이 내놓은 치료제를 먹고도 행복하지 않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행복에는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이 혼합되어 있으며 그 혼합은 쉽게 변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그동안의 행복론은 이 혼합에 주의하지 않았다. 행복을 개인적 차원으로 여겼고 마침내는 마음의 문제로 환원해 버렸다. 하지만 아무리 환원하려 해도 사회적 차원은 환원되지 않고 남는다. 

<행복 스트레스 중 32페이지 일부 발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은 베스트셀러이지만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의 20,30대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결책이 아닌 잠시 고통을 잊게 하는 몰핀과 같은 책입니다. 내 안의 고통이 무엇인지 분석하기 보다는 모든 고통은 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사라질 수 있다는 식으로 청년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줍니다.

청년의 고통이 자기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자신만 잘하면 되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부분이라면 청년들이 그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뭉쳐서 기성세대나 권력자에게 요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행복 전도사나 힐링에 관한 책들 대부분이 모든 고통과 불행의 원인을 개인적인 문제 혹은 내 마음 속에 있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정말 그 불행과 고통이 개인적인 문제이고 개인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만 가득할까요?
저자는 최근의 행복 전도사나 행복 상인들이 모든 행복을 개인적 차원으로만 묘사하고 기술하고 강의하는 모습을 비판합니다. 행복은 개인과 함께 사회가 함께 노력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도한 대학 등록금이나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도 빚을 내서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저소득 근로자는 자신만의 노력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 만으로는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이 '행복 스트레스'는 행복의 개인적인 차원은 이미 많은 강사들과 책들이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사회적인 차원의 행복에 대한 접근과 분석 비판을 합니다. 





민주주의 ,개인주의 시장주의, 공리주의가 만든 행복 지상주의


저자는 한,중.일에서 세속 종교가 된 행복의 구조를 파헤치기 위해 행복의 외면을 구성하는 민주주의 ,개인주의, 시장주의 그리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공리주의를 꼼꼼하게 들여다 봅니다. 

민주주의는 계급이 없는 사회이고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는 성공이라는 가치를 확대 생산합니다. 민주주의는 행복을 대중화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과 쾌락을 달성할 수 있고 성공과 쾌락의 다른 이름인 행복은 대중의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계급사회에서는 아무리 성공해도 계급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의미도 거의 없고 자신의 계급에 맞고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 받으면 되기에 집안의 결속이 강했습니다. 누구의 아들 어느 가문의 누구라는 삶이 더 중요 했기에 성공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만 묵묵히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어느 집안이나 누구의 아들 딸이 아닌 모두가 평등하다는 조건으로 출발을 하니 모두가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을 향해서 달립니다. 이 성공의 다른 말이 바로 행복입니다. 

시장주의는 행복을 계량화 수치화합니다. 
제품을 넘어서 노동까지 사고 파는 뭐든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되었고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도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니 실제로 행복을 사고 팔 수 있는 시대입니다. 왜냐하면 행복=돈 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다른 이름인 시장주의는 돈이라는 가치로 팔아서는 안 될 것도 판매하게 되고 여기에 추상화라는 개념까지 끼어들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은행에 넣고 쓰는 돈은 그냥 숫자 놀음일 뿐입니다. 2억 8천만 달러를 손해 봤다는 기사를 보면 그 숫자만 접하게 되고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규모의 돈인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말장난 같은 금융파생상품이 난무하게 되죠. 

이런 시장주의는 자본의 축적을 양산하게 되고 양극화를 필연적으로 동반합니다. 이 양극화는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게 됩니다. 이런 시장주의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부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기부를 독려할 것이 아니라 기부가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부는 기부를 받는 사람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매년 100명 정도가 굶어죽는데 이는 자존심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행복을 추구한다면 그 기부를 받는 사람의 심정까지 해아려서 개인의 기부보다는 사회시스템의 촘촘한 복지가 더 필요할 것입니다. 



행복이 종교가 된 1등 공신은 '공리주의'입니다.

제레미 밴섬은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했고 많은 나라들이 이 공리주의를 종교 혹은 절대적 철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져서 공기처럼 느껴지는 공리주의, 이 공리주의에서 행복은 쾌락과 동의어입니다. 

공리주의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소수의 행복은 무시해도 된다는 큰 결함이 있습니다. 또한,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쾌락을 계량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밀이 쾌락의 질적 차이가 있다고는 말 했지만 다수의 쾌락을 위해서 소수의 쾌락이 무시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기본 엔진이고 이런 엔진으로 달리는 기관차가 바로 공리주의입니다. 공리주의는 인간 행동의 원리를 쾌락에 두고 있습니다. 쾌락이 없으면 인간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쾌락은 행복으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소수의 행복이 쉽게 무시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인권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외치면 다수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의 행복의 총량이 더 크다면서 다수결로 밀어 부치고 그렇게 소수자들은 공리주의가 공기가 된 세상에서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런 공리주의는 행복의 총량만 집중하게 되는데요. 이런 공리주의가 어떻게 행복을 재단하고 양산 보급하는 이 책은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한 치료제 평등, 공중도덕, 예의



저자는 행복 지상주의 시대에 오히려 행복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개탄 하면서 보다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위해서 3가지를 제안합니다. 그건 바로 평등, 공중도덕, 예의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평등은 '사람은 나면서부터 평등하다'와 함께 기회의 평등, 법앞에 평등이 제대로 돌아가야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중도덕입니다. 저자는 행복 전성시대를 이끈 개인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동체를 해결 방안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너와 나만 있고 우리가 없는 세상에서는 보다 보편적이고 광의의 행복이 사라졌고 행복의 단위가 개인으로 내려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고독과도 연계되어 있는데  이런 개인의 고독과 개인의 행복이 채워주지 않는 행복을 공동체에서 찾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동호회나 지역 공동체가 대표적인 공동체이죠. 이런 공동체가 많아지면 나와 상관 없는 사람들이 아닌 나랑 상관 있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시선을 가지게 되고 남이야 손가락질 하던 말던 길거리에서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침을 뱉거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DMB를 듣거나 쩍벌남이 되지 않습니다. 

공중도덕을 어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주의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과 사회라는 관계 양극화에 공동체는 훌륭한 완충제 역할을 넘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공동체가 촘촘하게 형성된 사회는 공중도덕과 예의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동체의 행복이 증가하고 공동체의 행복은 공동체에 속한 개인의 행복까지 강화 시킬 것입니다. 


행복은 마음먹기 달려있다고? 반쪽짜리 행복에 돌팔매질을 한 '행복 스트레스'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에서 주인공인 깡패 동철은 만년 취업준비생 세진에게 라면을 먹으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프랑스, 영국에서는 취직 안 되는게 나라가 문제라고 해서 시위를 하는데 한국애들은 착한 건지 멍청한 건지 취직 안 되는게 자기탓인줄 알아요"

책 '행복 스트레스'는 수 많은 힐링/행복 전도사들이 쓴 책과 강연에서 빠진 사회적인 행복을 나열하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행복 전도사들은 행복은 마음먹기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반 밖에 없구나라고 비관하지 말고 반이나 있구나 하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봐도 컵의 물은 반 밖에 없습니다. 물이 반 밖에 없어서 불만이면 주전자로 컵에 물을 채우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그 상황을 타파하기 보다는 그냥 수동적으로 마음을 다스려 물이 반이나 있구나 합니다. 

책 행복 스트레스는 사회 구조적인 행복 또는 사회의 행복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아주 독특한 책입니다. 단어가 생긴 지 200년도 안 된 행복이라는 단어가 범지구적인 삶의 핵심 가치가 된 이유를 조목조목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저자의 경험담 보다는 다른 여러 행복에 관한 서적을 참고 했다는 것은 좀 아쉽네요. 

행복하지 않으면 실패한 삶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행복 강박시대에 꼭 읽어 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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