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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저작권이 책의 보급을 방해하고 있다? 저작권과 문화 발전 촉진 관계

by 썬도그 201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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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이 뭔지도 개념도 잡히지 않던 시절의 사진작가들은 길거리에서 줌 렌즈 혹은 표준 렌즈로 몰래 도둑 촬영 혹은 대놓고 촬영을 했습니다. 초상권 개념이 없기에 누가 날 찍는 것을 알아도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은 누가 날 함부로 찍으면 역정을 내거나 혹은 내 얼굴을 사진전에 올려 놓으면 초상권을 요구합니다. 아마도 연예인의 초상권도 지금 같이 확실하게 된 것은 서태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한 의류업체에서 서태지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서태지가 퍼블리시티권권 침해 소송을 냈습니다. 

이제는 초상권이 뭔지 확실하게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한국보다 더 심해서 길거리에서 허락도 없이 남의 얼굴을 찍으면 큰 곤혹을 당한다고 하죠.  이 초상권 말고도 사진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제가 촬영한 사진을 다른 사람이 맘대로 사용하지만 요즘은 사진에 대한 허락을 받는 메일을 먼저 보내옵니다. 잡지에 실을 예정인데 원본 사진 줄 수 없냐고 물어오면 잡지 1권 달라고 하고 선뜻 보내줍니다. 

이렇게 이제는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확실해지고 그걸 지키려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작권이 너무 심하게 작동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음악 같은 경우가 아주 심하죠. 얼마 전 표절 문제로 말이 많았던 로이킴의 '봄봄봄'이  어쿠스틱 레인의 ' LOVE IS CANON'과 흡사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 했습니다. 정말 표절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계의 이런 표전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저작권은 원작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분명 창작자를 보호해 줘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다만 이게 너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지다보니 문화 발전의 큰 방해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The Hole in Our Collective Memory: HowCopyright Made Mid-Century Books Vanish

라는 아틀란틱스 글이 이런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문화 발전을 촉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화 발전 촉진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 말이빈다. 왜냐하면 최근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작권 때문에 책이 오히려 더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리노이 법대의 Paul J.Heald교수는 과거 200년 동안 출판 된 서적의 수를 10년 단위로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저작권이 책의 보급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닌 반대로 방해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Heald 박사는 아마존닷컴에서 발매된 책 중에서 무작위로 2317개의 제목을 추출해서  10년 단위로 분류 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1880년대에 새로 출간된 책의 숫자가 1980년대의 책의 출간 숫자보다 높습니다. 이렇게 새로 출간되는 책의 숫자가 1930년대 부터 확 낮아진 이유는 바로 저작권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이 생긴 것이 1930년대였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 나온 도서의 수와 1800년대 부터 1850년대 까지의 그래프가 상당히 유사합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출판 숫자가 확 늘어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퍼블릭 도메인 때문입니다. 

퍼블릭 도메인이란 저작물이나 발명 등의 지적 창작물의 배타적 권한의 소멸된 상태를 말합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발명 특허는 20년, 저작권은 저자의 사후 50년(한국, 일본) 또는 70년(미국)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원작자가 죽은 후 50년이 지나면 누구나 그 작품을 맘대로 출판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에 불었던 '위대한 개츠비' 열풍 때 많은 출판사들이 저렴하게 '위대한 개츠비'를 뿌릴 수 있었던 것도 이 원작 소설이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가 사망한지 50년이 넘었기 때문에 저작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디즈니는 이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큰 돈을 벌었으면 인류를 위해서 좀 뿌리면 어떨까 합니다. 

이 글의 원문은 긴 내용이지만 핵심은 1930년대 저작권 법 공포 이후로 많은 책들이 출간되지 않았고 1930년대 부터 저자 사후 40년이 지난 1990년대 이후로 급속하게 책 출간이 많아진 것은 퍼블릭 도메인 즉 누구나 번역해서 출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작권은 지켜져야겠지만 그 저작권이 문화 발전을 촉진하지 않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의 역사를 돌아봐도 만약 중국이 화약이나 종이 발명 특허를 내세워서 유럽 사람들을 다 고소하고 쓰지 말거나 돈을 내고 쓰라고 했다면 발전 속도가 더디었을 것입니다. 인류사로 따지면 저작권이 없던 시절이 더 많은 진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작권이 생긴 후에 과학이나 문화 발전 속도가 더디어지게 되었죠. 

특히 서로 영향을 받고 영감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하는 것이 과학계 예술계인데 요즘은 툭하면 표절이다 뭐다 해서 시끄러워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작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너무 꼼꼼하게 본다면 오히려 발전이 아닌 퇴보가 될 것입니다. 차라리 나는 이 노래에 영감을 받았다고 당당하게 밝히거나 미리 그 원작자에게 내가 당신 곡을 표절은 아닌데 영감을 받았다라고 미리 밝히고 노래를 들려주면 어떨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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