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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문화정보

진격의 거인은 인간의 공포심과 두려움을 담기 때문에 강하다

by 썬도그 201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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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염병은 '공포'입니다. 공포는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병 보다 더 빨리 전염이 됩니다. 특히나 지금 같이 실시간으로 전세계의 상황을 다 아는 시대에는 공포의 전파속도는 마하를 넘어 실시간으로 동시간대에 전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파괴력과 속도가 있습니다.


진격의 준하 때문에 보게 된 '진격의 거인'

즐겨보는 '무한도전'에서 진격의 준하라는 자막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정작 '명수는 12살'은 보다가 말았지만 '진격의 준하'자막이 궁금했고 바로 회자가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진격의 준하는 일본 인기 애니 '진격의 거인'의 패러디였습니다. 

진격의 거인? 이름 참 일본스럽다고 할까요? 제목마져도 특이한 이 애니를 지난 주에 6회까지 연속으로 봤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무료한 일요일 오전에 1화를 보고 나서 6화까지 진격을 했습니다. 기행종 거인 처럼 마구 달렸고 결국 오전을 날려 버리게 됩니다. 


별스런 이야기, 그 별스러움에 빠지다

일본이 애니와 소설 강국인 이유는 시장의 크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이 유지 되려면 그 나라의 인구가 1억은 넘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나는 참 좋아하는데 그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소수이면 제품은 단종이 되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일본은 다양한 애니와 소설이 성공하는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입니다. 컬트적이거나 극히 매니아들만 볼 만한 꺠알 같은 디테일의 이야기를 풀어도 그걸 소비하는 매니아들이 있기에 그 소설가와 애니가 망하지 않고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대박이라고 하는 큰 성공이나 중박 정도 성공하지 않으면 다음 소설이나 애니를 만들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은 대중 취향을 가장 선호하고 시청률을 맹신하고 모든 것을 시청률로 계산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대중 취향도 대중 취향이지만 오타쿠라고 하는 매니아층이 넓고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서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잘 팔립니다. 오타쿠를 무슨 벌레 취급 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타쿠 문화는 꽤 괜찮은 문화입니다. 그런 디테일이 강한 제품 잘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죠. 이렇게 문화 콘텐츠가 강하기에 한국에서 많은 영화나 드라마가 일본 원작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의 신도 일본 드라마 '파격의 품격'이 원작이고 찾아보면 엄청나게 많습니다. 

네. 이름만큼 진격의 거인은 아주 아주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애니입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845년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100년 전에 거대한 거인이 등장했고 인간을 마구마구 집어 삼키기 시작합니다. 인류는 전멸하다시피 했습니다. 동양 쪽은 전멸 했고 그나마 남은 인류인 서양인들이 3중으로 된 거대한 성벽을 쌓고 그 안에서 삽니다.

거인은 머리를 잘라도 다시 수 초만에 재생이 되는 자기복원력이 대단히 뛰어난 종족입니다. 생식기는 없으며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생기는지 인류는 알지를 못합니다. 거인들의 유일한 약점은 목 뒤를 칼로 베어내면 재생하지 못하고 죽습니다. 
인류는 이 거대한 공포 앞에서 거대한 성벽으로 겨우 겨우 맟서고 있고 옛 영토를 찾기 위해 조사병단을 성 밖으로 내보내지만 모두 전멸하다시피 해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대로 거대한 성벽으로 거대한 거인의 침공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옷 거인이 등장합니다. 역시나 왜 어떻게 등장하는지는 설명이 없이 거대한 성벽을 뚫어버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신 거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거인이 뚫은 성벽을 통해서 다른 거인들이 들어와 인간을 마구마구 집어 삼킵니다. 거인들인 인간을 먹이로 삼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성 안에서만 지내던 수십년 간 거인은 계속 생존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또한, 거인은 인간만 집어 삼키지 다른 동물은 쳐다도 안 봅니다. 지성이 없는 듯 대화도 안 되는 이 거인은 인류에게 있어서는 그 자체가 공포의 대상입니다.


공포가 주제인 듯한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에서 주인공인 에거의 어머니는 에거가 보는 앞에서 잡아 먹힙니다. 잡이 먹히다? 이 풍경은 생태계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생존 방법입니다. 개구리가 벌레를 잡아 먹고 늑대가 사슴을 잡아 먹습니다. 사자가 얼룩말을 먹고 호랑이가 멧돼지를 잡아 먹습니다. 

우리 인간은 가장 먹이 사슬 최상층에 있어서 세상 모든 생물(독이 있는 것을 빼고)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에 우월한 지구이 지배자이다 보니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먹힌다는 자체는 엄청난 공포입니다. 그나마 조선시대 같이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다는 이야기 마저도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비록 살인 진득이가 인간을 죽일 수 있어도 동물이 주기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인류가 거대한 거인이 나타나면서 먹이사슬이 바뀌게 됩니다. 인간 위에 거인이 있고 이 거인은 오로지 인간만 집어 삼킵니다. 사람이 잡아 먹히는 광경은 재난으로 죽는 사람의 모습보다 더 참혹합니다. 먹히다! 이건 가장 인간이 두려워하고 가장 공포스러운 죽음입니다. 그러나 이런 죽음은 오늘도 생태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만 그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할 뿐이죠. 

그래서 인간을 식량으로 삼는다는 미국 드라마 V가 그렇게 경악스러웠던 것 아닐까요?
비록 거인이 식량으로 인간을 먹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먹힌다는 그 행위 자체는 엄청난 쇼크입니다. 

진격의 거인은 6화까지 시종일관 하나의 주제로 달립니다. 그 주제는 공포입니다. 어머니가 거인에게 잡아 먹히는 광경을 본 주인공과 친구가 잡아 먹히는 광경을 본 아르민, 그리고 동료들이 잡아 먹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은 엄청난 충격을 줍니다. 


이 진격의 거인의 거인 자체는 하나의 공포입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에 대한 열패감과 굴욕을 느끼면서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모습들 이게 이 진격의 거인의 특이점이자 자극제이자 매력입니다.

보통 이런 상태라면 주인공이 괴력을 발휘하거나 지략을 펼쳐서 하나씩 거인을 제거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므로써 시청자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 정석인데 이 방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반격이 시작 되겠지만 6화 까지 최정예 병사들 까지도 거인에게 잡아 먹힙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시청자들의 감정은 주인공들과 같은 공포입니다. 그것도 가장 거대하고 전격적인 공포인 잡아 먹힘입니다.
이런 공포에 많은 캐릭터들이 반응하는 모습이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누구는 체념하고 자포자기하고 누군가는 더 안전한 곳인 내지로 이동하려고 하고 누구는 무모하지만 동료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거인에게 달려듭니다. 

공포를 느끼는 인간의 모습이 아주 진하게 담겨 있는데요. 이런 공포에 관한한 일본은 인류 최강의 민족입니다. 다른 장르는 다 죽을써도 일본 공포물은 전세계에서 인기가 있고 공포를 소재로 한 애니와 만화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도 그 공포심에 대한 우리 인간의 현제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공포를 잘 그리는 이유는 그들이 매일 같이 공포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크고 작은 지진이 연일 일어나고 큰 지진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납니다. 지진 해일로 수만 명이 하루에 사망을 하는 모습을 직접 목도하고 지켜본 일본 민족은 핵 쏜다고 해도 묵묵히 자기 할일만 하는 공포 무감각증에 걸린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이런 공포는 인류 최초로 핵 무기에 의한 대규모 사망을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진격의 거인은 이런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공포를 그대로 묘사하고 담고 있습니다. 


거대한 배틀로얄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 한다는 유기체들의 진리를 포장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이 외부의 적을 없애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잡아먹고 먹히는데 자비란 없습니다. 자비 베풀다간 자기가 굶어 죽습니다. 악어의 눈물을 흘리더라도 잡아 먹어야 합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행하는 행동인 잡아먹고 먹히는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그 피비린내 나는 풍경을 진격의 거인은 담고 있습니다. 그게 놀랍고 자극적이며 매력적입니다. 날 것 그 자체입니다. 

이 공포를 현세태에 대입해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의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간편하지만 효과 좋은 정치 수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공포입니다. 자신들의 실정과 악행과 부도덕함과 못남을 한 방에 치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포입니다.

좀 더 쉬운 말로 해보죠. 
빨갱이 들이 나라 먹어 삼킨다. 집값 떨어진다. 이러다 나라 망한다. 이게 다 공포를 무기로 우민을 혹세무민하는 것 아닐까요?
진격의 거인에서 보면 왕이나 후작은 거인이 진격을 하던 말던 지들 상류층 생활을 즐깁니다. 동족이 성 밖에서 잡아 먹히고 거인이 담을 꺠고 들어와도 그냥 닭다리나 뜯고 있죠.  

보세요. 정치인이나 한국의 상류층들 보세요. 선거 기간에만 공포로 무장해서 빨갱이 외치고 거대 그룹 흔들거나 악재가 터져서 여론이 안 좋아지만  xx그룹 망하면 한국 경제 망한다 식으로 공포심을 조장하고 대다수의 우민들은 그 공포심에 맞어! xx그룹 망하면 나라 망해라고 맞장구를 쳐줍니다.  

거인은 빨갱입니다
거인은 집값입니다
거인은 경제붕괴입니다
거인은 북한입니다
거인은 미국입니다
거인은 공포입니다
거인은 당신이 가장 두려워 하는 그 대상입니다.

이 진격의 거인은 만화 보다는 애니가 더 재미있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3D감이나 속도감은 만화책으로는 부족하거든요. 뛰어난 작화력과 표현력이 또 한 단계 진화한 듯한 일본 애니를 보는 듯합니다. 중세 유럽 마을 위를 입체 기동기로 날아다니는 모습은 애니가 만화보다 좋아 보이네요. 그리고 스토리가 예측 불허입니다. 어떻게 진행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진격의 거인은 매주 1회씩 공개되는데 현재까지 7화까지 방영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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