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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도서정가제 찬,반을 넘어서 출판시장은 결국, 활성화 되지 못할 것이다

by 썬도그 201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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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디스플레이 공학 책을 샀습니다 한 10년 만에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산 것 같네요. 책 값은 1만 5천원이었습니다. 2007년에 나온 책인데 책 가격을 다 받네요. 한 10분 서서 계산을 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할인 전혀 안 해주고 줄도 이렇게 서야하고 왜 내가 이런 오프란인 서점에서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지 않았던 이유는 책 가격 때문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기본 10% 저렴하고 마일리지라는 편법 할인까지 합치면 보통 20% 할인 된 가격에 각종 이벤트 응모도 할 수 있고 배송도 무료입니다.

하지만 제가 디스플레이 공학 책을 산 이유는 급했기 때문입니다. 서점에서 읽다가 다리도 아프고 책 내용도 좋아서 그냥 훅~ 하고 사버렸네요.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지난 1월 17일 도서정가제 개정법 발의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 했습니다.
지난 9일 도서정가제 강화를 목적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그동안 알라딘과 예스24가 관행적으로 마일리지 등의 꼼수로 신간 서적을 무려 20%나 할인 해주는 모습을 뜯어 고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미 2003년 경으로 기억되는데 온라인 서점의 30% 가까운 큰 할인에 많은 소비자들은 동네 서점이 아닌 온라인 서점에서 
책 구입을 했습니다. 저 또한 비싼 IT 서적을 근처 서점에서 구매를 하다가 우연히 알라딘 서점을 알게 되었고 같은 책을 30%나 할인해 주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분했습니다. 

아니! 왜 이렇게 책 가격이 다르지? 왜 내가 멍청하게 동네서점에서 샀지? 하는 분노는 이후 단 한 번도 오프란인에서 책을 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후, 동네서점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지면서 하나 둘 씩 고사하게 됩니다. 지금은 동네 서점 찾아보기도 힘들고 있어도 초중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곳에 주로 참고서를 팔아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직접 실물을 볼 수 없는 단점에도 예스24와 알라딘 인터파크 등은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동네 서점의 몰락은 과연 온라인 서점 때문일까요? 아니면 시대의 흐름 때문일까요?

동네 레코드 가게가 붕괴하고 사라질 때는 아무런 반대 목소리도 측은심도 보이지 않았는데 왜 우리는 동네 서점의 사라짐에는 안타까워 할까요? 그것은 아마 MP3라는 새로운 형태로의 변화가 아닌 똑같은 종이책을 판매하면서 단지 가격 경쟁력 때문에 동네서점이 고사하는 모습이 마치 대형 마트 때문에 동네 구멍가게가 쓰러지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는 동네 서점과 갑이 아닌 을이 되어버린 출판사들의 하소연 때문에 더욱 강력한 도서정가제를 유지시킬 수 있는 개정안이 마련되었고 더 이상 알라딘이나 예스24는 10% 이하로는 할인을 할 수 없게 족쇄를 채웠습니다.

이에 업계 1위인 예스24는 가만히 있는데 2위인 알라딘이 발끈 했습니다. 도서정가제를 강력하게 시행하면 결국은 20% 할인과 무료배송의 혜택을 받았던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전적인 할인 혜택을 소비자들은 받을 수 없게 되죠. 이런 알라딘의 행동에 대형 출판사 몇몇 곳이 알라딘에 책 공급을 중단한다는 초강수를 들고 왔고 성명 발표가 여론조작을 한다는 역풍을 맞게 됩니다. 성명까지는 그럴 수 있지만 국회의원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링크해서 항의 해달라고 하는 모습은 좀 쫌스럽긴 했습니다.


도서정가제 찬반 의견을 들어보면


알라딘은 여론의 역풍을 맞자 찬성, 반대 의견을 모두 경청하겠다며 게시판을 열었습니다 
http://www.aladin.co.kr/campaign.aspx?pn=130116_book

반대 의견은 예상대로 간단합니다.
책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도서 정가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요즘 출판사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책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보통 1만 5천원이 넘고 이제는 2만원을 넘어서는 책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종이값 상승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마케팅 비용의 증가도 무시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쓰잘덱 없는 치장은 왜 그리 합니까? 종이질도 온통 최고급 종이를 쓰는데요 갱지에 인쇄해도 좋으니 책 가격을 좀 낮출 수 없을까요?

저급 종이에 책을 내면 책 안 사본다고요? 어차피 금테를 두른 책을 내놓아도 책 안 읽을 사람은 안 읽습니다. 정말 책 좋아하는 사람은 저렴한 가격을 좋아하지 쓸데없이 비싼 책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도 1년에 1백여권의 넘는 책을 읽지만 책을 사서  읽는 책은 10% 내외입니다. 대부분은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봅니다. 도서관이 가까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소장가치가 있는 책도 많지 않고 책 가격도 비쌉니다. 

출판사들이 고사 위기라고 하소연을 하지만, 출판사에게 쓴소리를 하고 싶습니다. 
과연 당신들은 읽을 만한 책을 만들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종이책 가격을 더 낮추는데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쓰잘덱 없는 띠지나 두르면서 발번역한 해외 베스트셀러나 수입해서 소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은 이북으로 점점 흐르는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답그는 건지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방해를 하고 있습니까? 어떻게 된게 이북이 종이책과 가격이 비슷하면 어쩌라는 것입니까? 또한, 전자책 시장에는 종이책 판매가 거의 끝나가는 헌책에 가까운 책들만 내놓는 것은 아닙니까?





찬성의견은 좀 복잡합니다. 도서 정가제를 시행해서 출판사도 살고 유통업체와 동네서점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책가격 할인을 이끌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형 온라인 서점 2,3곳에 휘둘려서 울면서 겨자 쳐묵쳐묵 하면서 과도하게 할인된 가격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정 각격이 1만원인 제품을 1만 5천원에 소비자 가격으로 적어놓고 30% 할인해서 1만원에 파는 책을 우리가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면서 싸게 산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적자를 보면서 대형 온라인 서점에 공급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찬성의견의 궁극적으로 출판사들이 책 가격 할인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 길이  멀고 험해서 동업자 정신을 출판사들이 모두 보여줄때나 가능한 일이기에 크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정말 도서 정가제 하면 거품 많은 책 가격이 많이 착해질까요?
그런 명분이라면 저도 도서 정가제를 적극 찬성하지만 솔직히 현 출판사들을 믿지 못하기에 단지 도서 할인율이 현재 20%에서 10%로 줄어 든다는 알라딘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하지만, 전 알라딘도 출판사도 옹호하지 않습니다. 가장 바른 것은 책 가격이 낮아지고 모든 곳에서 책 가격을 동일하게 받으면 굳이 온라인 서점에서 책 구매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네 서점 마실 갔다가 하나 구매하고 돌아오겠죠. 다만, 동네 서점에 없는 책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혼탁해졌습니다. 지금 출판사와 온라인 도서 유통업체가 싸움질을 하는데요. 이 두 세력은 모두 소비자를 생각하기 보다는 자기들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으르렁 거림을 지켜보면서 결국은 출판사와 온라인 대형서점간의 세력 다툼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불만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자기들 끼리 갑과 을 전쟁을 하는 것일 뿐이죠. 



책을 안 읽는 시대에 결국 출판사도 온라인 서점 모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렇게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간의 싸움질은 파이가 쫄아들었기 때문입니다. 출판계의 전성시대였던 70,80년 대와 달리 지금은 책 읽는 사람이 줄어 들었고 그 원인은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뭐 제 생각으로는 스마트폰이 없었어도 세상 즐거움이 다양해져서 굳이 책이라는 인기 아이템을 집어들 이유가 점점 줄어 들 것입니다. 

음악시장 보세요. 얼마나 쫄아들었는지 음원 판매 보다는 콘서트나 행사 뛰면서 수익을 내잖아요.
출판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이 무슨 용가리 통뼈입니까? 다양한 볼꺼리 즐길꺼리가 넘치고 넘치는데 굳이 책을 애용해야 할 이유가 꼭 있나요?

물론, 책에 대한 예찬은 많고 저도 책을 예찬합니다. 한 사람의 지혜와 경험을 단 2,3일 만에 귀동냥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책입니다. 또한 여백의 미학이 대단한 매체라서 누가 읽어도 자신의 영혼에 잘 녹여내고 침투하기가 쉬운 매체입니다. 책은 읽은 사람의 배수 만큼 다양한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하는 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책에서만 그런 느낌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책 말고도 사람과 깊은 대화를 하면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이 있습니다. 또한 잘 만든 영화나 TV드라마에서도 깊지는 않지만 큰 감동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안 읽으면 야만인 취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책 없이도 사는데 전혀 지장 없습니다. 또한 책 한 권 안 읽어도 매년 수백권을 읽은 사람 보다 더 뛰어난 인격을 갖춘 사람도 많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소프라테스가 철학가가 된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사유와 대화가 그를 철학가로 만든 것이지 책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사람의 세상에 대한 태도이지 책이 사람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개탄만 하고 있는 출판사의 모습은 한심하게 보여지기도 합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은 읽는 시간은 줄어들었어도 끊임없이 활자를 소비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시간도 활자를 소비하는 시간이죠. 예전에는 활자를 무조건 책이나 잡지 교과서에서만 소비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목소리가 다양한 형태로 담겨 소비 됩니다.

제가 블로그가 없었다면 세상 사람이 읽으라고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냥 혼자 일기장에 글 쓰고 혼자 읽고 말겠죠
시대가 변했습니다. 온라인 시대가 열렸고 소시민이 쓴 낙서도 저 미국에 사는 교포가 읽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줄었지만 활자를 소비하는 시간은 크게 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형태나 글을 담는 그릇의 변화에 우리 출판사는 제대로 대응 하고 있습니까? 전자책 시장 활성화도 제대로 안되고 있고 아직도 불합리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활자의 다양한 변형도 시도도 안하면서 오로지 종이책 그 종이책 안 팔린다고 징징거립니다.

종이책 앞으로는 더 안 팔릴 것입니다.
도서정가제를 해서 가격이 올라가던 내려가던 더 안 읽습니다. 어차피 이런식의 종이책 쟁탈전이면 결국 멱살잡이 하는 치킨 게임 밖에 되지 않고 공멸의 길로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이 도서의 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도서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 부흥도 없었습니다. 얄팍한 행사나 도서의 해 지정보다는 한국인들의 생활 패턴 변화에 맞춰서 책의 형태도 크게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도서정가제를 시행해도 안해도 결과는 똑 같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좋은 책이 없다면서 책 값이 비싸다면서 외면할 것이고 출판사는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하면서 도서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결국 합의 점은 찾지 못하고 독자와 출판사와 유통사간의 괴리감만 커지다가 공멸의 단계로 갈 것 같네요. 
자기계발서와 개발서만 읽는 시대에 돈 되는 책만 생산하는 출판업계가 공공성을 잃어 버리면서 이 공멸의 속도는 더 가속화 될 것입니다. 프랑스 처럼 좋은 책은 전국 도서관에서 1쇄 정도는 구매해줘서 큰 이익은 아니더라도 망하지는 않게 하는 법안 발의가 더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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