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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마천루에서의 식사라는 유명한 사진은 연출된 사진이다

by 썬도그 201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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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반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는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여신도 아닌 그냥 여자 인간이 풀밭위에서 홀딱 벗고 남자들하고 수다를 떠는 모습이기 때문이었죠. 당시만 해도 옷을 홀딱 벗을 권리는 신 밖에 없었습니다. 감히 인간이 홀딱 옷을 벗을수는 없었죠. 

그렇게 세상을 깜짝 놀라게한 '풀밭 위의 식사'이후에 가장 유명한 식사는 바로 위 사진입니다.
사진작가 
Charles C. Ebbets가 1932년 RCA빌딩(지금은 GE빌딩으로 불리움) 건설현장에 올라가서 점심식사를 하는 노동자들을 찍은 사진이죠

이 사진을 제가 처음 본게 어느 당구장에서였습니다. 너무 강렬한 사진에 당구도 치는둥 마는둥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놀라운 사진입니다. 고소공포증에 있는 저에게는 존경스러운 사진이기도 하고요. 무려 지상으로 부터 260미터나 되는 빌딩 건설현장에서 아무런 안전장치도 하지 않고 태연스럽게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 끝에 두분은 담배도 피고 있네요. 

노동자의 고단하고 강철같은 삶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죠. 이후 많은 패러디물이 나올 정도로 20세기 노동자의 삶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연출 사진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일랜드 출신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Sean o cualain은 MAN AT LUNCH라는 다큐에서 이 사진속 인물들은 누구며 왜 이 사진을 찍었는지 추적을 했습니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것이 아닌 호기심이 다큐를 만듭니다. 

다큐를 만들면서 이 사진의 저작권이 있는 Corbis사가 보관중인 원본 유리필림을 살펴 봤습니다. 혹시 사진 조작이 있지 않았는지 살펴 보았지만 사진에 조작은 없었습니다.  뒷 배경은 진짜 뉴욕의 배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연찮게 사진속 노동자들의 친척과 자녀분들이 우리의 삼촌과 아버지라고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진을 찍은 주인공들이 같은 강철빔에서 낮잠을 자고 있네요. 
이 사진도 까무러칠 사진입니다. 이분들 강철심장을 가졌나 봅니다. 전 저 근처에도 못가는데 태연하게 잡니다. 

그런데 이 유명한 '마천루에서의 점심식사' 사진이 연출 논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당시는 연사로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유명한 사진에서 맨 왼쪽에서 담배불을 붙이는 사진 바로 다음 장면이 찍힌 사진을 보게 되었고 이 사진을 찍을 때 사진작가 
Charles C. Ebbets 혼자 촬영한 것이 아닌 

 Thomas Kelley 와  William Leftwich 사진작가가 같이 있었습니다. 즉 3명의 사진작가가 동시에 촬영을 한 것인데요. 우연히 사진작가가 몰래 찍은 캔디드 사진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사진작가가 사진을 촬영한 것입니다.

원래 이 사진은 록펠러 센터의 홍보용으로 촬영한 사진이고 그건 세상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연출이 아닌 자연스러운 사진인줄 알았는데 3명의 사진작가가 달라 붙어서 찍은 사진이네요. 그렇다고 저 사진속 인물들이 배우들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진짜 노동자들이지만 점심식사하는 장면을 의식하면서 찍은 사진이죠. 

연출이지만 아주 약한 연출입니다. 이게 연출이면 대선주자들이 찍는 사진, 특히 이미지 정치의 대가인 한 여성 대선주자나 현 대통령은 연출의 대가겠습니다.. 저는 이 사진이 연출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러나 분명 몰래 찍은 캔디드 사진은 아닌 사진이지만 그럼에도 좋고 훌륭한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진작가가 멋진 장면을 우연히 포착하지 않았기에 사진작가에 대한 존경은 없습니다. 그냥 그런 사진작가죠.
전 이 사진 말고 '루이스 하인'이 촬영한 사진들도 참 좋습니다






이 30년대 사람들은 심장을 집에 두고 출근 했나 봅니다. 이런 강심장들이 있다니 어떻게 저런 심장이 쫄깃해지는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볼때마다 후덜덜 합니다. 

비록 연출된 사진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노동자들의 삶 자체는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히어로들이 뉴욕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네요. 어제도 파주에서 다리 공사하다가 많은 건설노동자분들이 다쳤습니다. 건설노동자 분들의 안전에 좀 더 신경 썼으면 하고 그분들이 만든 건물과 다리등이 우리의 삶을 윤택해주는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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