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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강철같은 소신을 가진 대처 수상을 그린 영화 '철의 여인'

by 썬도그 201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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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은 제 정치적인 성향을 잘 아실 것 입니다.
한번은 친구들의 모임에서 내 정치적인 성향을 나타냈더니 매너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 친구가 저를 잔뜩 노려 보더군요
참 이해가 안갔습니다. 내가 아이유 좋아하고 소녀시대 좋아하는 것은 괜찮고 내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도리입니까?

정치가 왜 개판이 되었는데요. 정치적인 소신이 없이 정치라면 환멸부터 느끼고 토악질이나 하는 정치 무관심주의자들이 일조한 풍경입니다.  보수나 진보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마치 세상 정의인양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죠.  

정치하면 넌더리를 내는 이유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가치가 사회의 두 바퀴가 되지 못하고
한쪽이 다른 쪽은 인정하지 않고 협상상대로 거부하는 그 더러운 모습이 문제이지요. 하지만 정치 자체는 세상을 올바르게 이끄는 두 바퀴입니다.

세상에는 개혁을 주장하는 진보가 있고 지금이 좋다. 이대로만 가자고 하는 개혁보다는 안정을 주장하는 보수가 있고 정치 선진국들은 이 두 바퀴가 잘 굴러갑니다.

그 잘 굴러가는 나라이자 현대 민주주의가 태어난 곳이 바로 영국입니다.

 
영국에는 훌륭한 수상이 두명 있었습니다. 처칠과 마가렛 대처수상입니다.
재미있게도 두 수상 모두 보수정당인 보수의 가치를 상징하는 보수당의 수상이죠

어렸을때 영국수상이 대처수상을 보면서 영국을 어렴풋이 생각했스니다.  저 나라는 여자가 수상을 하는 진보적인 나라구나 했는데 대처가 보수정당의 수장이라는 것을 되새김질 한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영화 '철의 여인'은 마가렛 대처수상을 담은 영화입니다. 
그녀가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우게 된것은 당시 소련이 그녀를 그렇게 불렀기 때문입니다.

대처수상은 대쪽 같은 성품과 소신의 정치인이었습니다.  영화 빌리 에리어트나 여러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80년대 영국의 황폐했던 시대를 극복하고 영국 재건의 깃발을 올린 수상입니다. 1979년 영국은 한국의 포철이 철강산업을 주도하는등 여러 부침속에서 공장과 탄광 노동자들은 잦은 파업을 했던 시기입니다. 이런 암울한 영국의 잿빛 하늘 아래에서 수상을 맡은 후에 퇴임하던 90년대 초 까지 영국을 다시 부흥의 깃발을 휘날리게 하고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강단 있는 여장부 수상입니다.


 
영화는 마가렛 대처의 성장과정을 플래시백 기법으로 담았습니다.  치매끼가 있고 죽은 남편의 환청속에서 시달리는 현재에서 남편의 유품과 옛 기록물들을 들쳐 보면서 과거 대처 수상의 이야기가 파편처럼 흘러 나옵니다.

공부벌레라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굳굳하게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한 후 남자들의 전유물인 정치계에 당찬 포부를 가지고 뛰어브니다. 그리고 그 특유의 타협없는 소신 정치로 한발 한발 정치계의 코어에 접근 하고 수상까지 하게 됩니다

 
초반엔 솔직히 졸립더군요. 그 이유는 이 대처 수상이 보수정치인이고 그닥 좋아하는 정치인은 아니라서 시큰둥 하게 봤습니다. 공짜표가 있어서 봤지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기에 시니컬하게 봤습니다.  탄광 노동자들이 단식해서 10명이나 죽었는데
눈하나 꿈쩍 안하는 정치인을 좋아할리 없죠

이렇게 초반은 졸립기도 하고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자질을 하는 무개념 20대 여자두명이 짜증나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어서 영화가 끝나길 바랬죠. 거기에 이 영화는 무슨 치매를 다룬 의학영화인지 수시로 플래식백을 하면서 치매의 괴로움을 담는데 치중을 합니다.  

아니 내가 치매환자의 이야기를 보고 있나?


하지만 후반부터 제 눈은 커졌습니다.   포클랜드와의 전쟁이 일어나자  참모진들은  아르헨티나와 전쟁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 어려우지고 국가 파탄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반대하지만 이 소신과 강단의 여성정치인 대처는 파병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군함에 대한 선제 공격을 지시합니다.
이때부터 대처를 다시 보게 됩니다.  최근의 영국 수상들이 미국의 개가 되어 미국 대통령이 이래라 저래라 하면 한국의 현 정부 처럼 헤헤헤 거리면서 여부가 있겠습니까? 미국님 하는 모습과 달리  아르헨티나와의 전쟁말고 평화를 요청하는 중재안을 단칼에 거부 합니다

"그래서 하와이를 일본이 공격하자 맞 받아 쳤나요?"
기억납니다. 80년대 중반 포클랜드 전쟁이 났을때.  영국과는 엄청나게 떨어진 포클랜드에 과연 영국이 파병을 할까 했는데 놀랍게도 그 포클랜드 섬에 대규모 영국군을 파병을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겟지만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군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군함이 파괴되고 많은 군인이 죽었습니다.  대처는 눈 하나 꿈쩍 않고  전사자 가족에게 직접 자필로 된 위로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저게 보수인데. 저게 보수의 가치이자 보수의 정치이자 보수인데...라는 긴 장탄식이 나옵니다. 
제 눈시울이 붉어진 이유는  한국에는  보수라는 깃발아래 꼴통들이 모여서 보수라고 외치는 모습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입니다. 연평도나 천안함에서 군인이 죽었지만  자신들의 정치의 아이콘으로만 이용했지 직접 대통령이 자필로 유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생각 조차 못하는게 한국의 보수정치인들입니다. 선거 팜플렛에 천안함 장병들의 사진을 올리는게 한국 보수들의 현주소입니다.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국정교과서에 넣겠다고 일본이 말하자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고 했던 현 한국 대통령과 오늘 하루 종일 이슈가 된 새누리당 여자 의원이 한일합방 100주년이라는 말이 머리속에 스쳤습니다.

보수라면 국민감정인 반일감정을 이용하거나 이끄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일본의 역사왜곡에 기다려달라. 일본의 강제병합을 합방 100주년이라고 미화를 합니다.  이게 무슨 보수입니까?  보수가 아닌 꼴통들입니다.  대처는 자신의 소신 즉 보수의 가치인  강한 국가를 외치면서  당장은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80년 당시 영국의 산업은 황폐했습니다. 보통 경제가 침체되면 정치인들은 돈을 찍어서 마구 푸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고 국가 재정을 늘립니다. 그러나 대처는 소신있게 당장은 힘들지만 소신있게  긴축정책을 합니다.  

요즘 그리스가 국가 부도위기에 있으니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그리스인들이 그 긴축정책을 반대합니까?
그 풍경이 바로 80년대 영국이었습니다. 이 강단있고 소신 보수정치인인 대처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긴축정책을 해서 국가의 빚과 경제 부흥에 멀고도 험한 길을 걷고 결국은 영국 경제는 되살아 납니다.

 


하지만 이 소신은 자신을 찌르는 비수가 됩니다.  소신을 넘어 독선적인 정치를 하게 되는데요. 각료들 앞에서 광끼어린 독설을 퍼붇는 대처의 모습에 전율을 합니다. 아니 매릴 스트립이라는 연기머신이 보이는 신들린 연기에 얼이 빠졌습니다.

대처의 외모와 너무 닮아서 놀랬고 그 뛰어난 연기에 또 한번 놀랬습니다.
곧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매릴 스트립에게 여우주연상 안주면  제가 아카데미 뒤집어 엎을 생각이 들 정도로
귀신들린 연기를 합니다.  숨이 막힌다고 해야 할까요?

뛰어난 연기는 기본이고 허리우드 연기자중에서 가장 발음이 뛰어나고 액센트 연기가 좋다는 매릴 스트립의 대처 특유의 앵앵거리는  목소리 연기도 최고입니다.  

이 영화의 표현력은 아주 좋습니다. 수시로 젊었을 때, 수상시절,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데 이게 참 세련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이리저리 시간을 점프하니 짜증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차라리 시간의 연대기 순으로 담았으면 참 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긴 합니다. 



전쟁을 안해봤다면서 멸시하는 주변의 남자들에게 
여기에 올라오기 까지 매일 매일이 전쟁이었다고 노려보던 대처의 철과 같은 강건함과 강단이 큰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여,야 모두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 붇고 있고 이걸 청와대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지적이 맞습니다. 문제는 현재 청와대가 어떤 말을 해도 그 말이 곱게 들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 정권 들어서기 전에 선거에서 747및 각종 공약을 해 놓고 대부분이 지켜지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의 여야의 포퓰리즘 정책에 삿대지를 해봐야 여야 모두 "너나 잘하세요"라고 할 뿐이죠

대처는 결국 포퓰리즘을 거부하고 자신의 정치 소신을 비록 욕을 먹더라도 밀고 나간 훌륭한 정치인임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요즘 유로화를 통화로 쓰는 나라들이 공동붕괴의 모습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영국은 외따로 파운드화를 그대로 쓰고 있고 영화에서는 대처가 유로통화를 쓰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까지 담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인가요. 아니 보수라면 넌더리를 내는 제가 보수 정치인을 영화로 담은 영화에 시니컬하게 보다가 보수의 가치를 올곧게 주장하고 보수라는 가치를 지켜나가는 그 소신에 감동했습니다.  보수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보수도 하나의 훌륭한 가치이자 세상을 떠 받드는 하나의 가치입니다. 문제는 그런 보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선거철만 되면 보수가 왼쪽으로 달리고 진보가 오른쪽으로 달리는 천박하고 더러운 정치인들이 문제인것이고 특히 한국의 보수들은 보수라는 가치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리사욕만 챙기면서 일본에 굽신거리는 정치를 하는게 문제죠. 

어떻게 보면 그냥 그런 영화일 수 있지만 현재의 한국정치에 대한 생각이 오버랩되니 괜히 울쩍해 지게 하는 영화네요
보수나 진보를 떠나서 이 영화는 정치인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정치란 어떤것인지 어떤게 소신정치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이자 소신을 넘어 독선이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기대하며 정치철이 다가온 요즘 볼만한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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