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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혜경궁 홍씨의 화려한 환갑잔치에 갔다 왔습니다.

by 썬도그 201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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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건물중에 예쁜 건물이 하나 있죠. 오페라 하우스인데 멀리서 보면 양반들의 갓 모양을 한 지붕을 이고 있습니다.
갓이라면 저 건물을 국악에 관련된 건물로 지었으면 좋으련만 서양의 오페라를 공연하는 곳이네요

갓쓰고 힙합댄스 추는 모습과 비슷해 보입니다. 약간의 이질감이 있긴 하지만 뭐 오페라나 뮤지컬이나 모두 서양의 문화죠
환갑찬치가 열려서 이 곳에 왔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무슨 환갑잔치냐고요?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해드릴께요 



예술의 전당에는 많은 예술 관련 건물들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이자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한가람 미술관과 오페라 하우스등이 있고 그 오른쪽에 국립국악원 예약당 건물과 국악관련 건물들이 있습니다. 

그 예약당 건물에서 18일까지 '왕조의 꿈, 태평서곡' 공연이 하루 한 차례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 태평서곡은 국립국악원의 대표 송년 공연이라고 하는데요.  우연히 이 공연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떤 공연인지 전혀 정보가 없었습니다. 무슨 공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악공연 같더군요. 국악공연 한번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공연장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모니터에 있는 장면으로 대충 어떤 공연인지 살펴봤습니다. 

공연장에 들어갔습니다. 웅장한 크기의 공연장은 하늘에 방패연이 있더군요. 무대 가운데는 거대한 장막이 쳐져 있었습니다.
큰 북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잘 나가는 여자 성우의 굵은 목소리와 함께  영조 사도세자 정조 그리고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영조 사도세자 정조의 이야기는 가슴아픈 역사죠

영조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왕이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들 사도세자는 영조라는 위대한 왕을 따라가기에 벅찼습니다.
영조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었지만 아들은 그런 압박에 서서히 미쳐갔습니다. 그러다  궁녀를 이유없이 살해를 하고 기행을 일삼다가   영조의 분노를 사게 되고 스스로 죽으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사도세자는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영조는 뒤주에 자신의 아들을 넣어 버립니다.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궁궐을 가득매웠고 그 소리를 들은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속에 9일을 지냈습니다.

그렇게 사도세자가 죽은 후 아내 혜경궁 홍씨는 그 슬픔과 괴로움을 한중록에 담았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한 중학생이 성적이 떨어졌다고 불호령을 치는 어머니에 대한 차가운 시선속에서 살다가 자살한 학생이야기가 보이더군요. 그 학생은 유서에  아이팟과 곰돌이를  같이 묻어 달라고 했는데 그 학생을 위로해 줄 사람은 곰돌이와 아이팟 밖에 없었다는 말에 한숨이 나오더군요.   몇달 전에는 전국 1%에 드는 고등학생이 성적이 떨어졌다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체와 함께 살았다는 엽기적인 뉴스도 보이고요

되돌아 보게 됩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요즘 학교 성적은 어떠니? 라고 인삿말 대신 묻는지
성적이 향상 되었음에도 모자른 부분을 지적하며 평균으로 끌어 올리라고 하는지 그래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사람은 항상 자신을 기준으로 보는 버릇이 있나 봅니다. 사도세자도 마찬가지죠.  영조가 훌륭한거지 사도세자가 못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조는 자기만큼 하라고 다그치니 그걸 평범한 사도세자가 따라갈 수 없었고 결국은 기행을 한 것 아닐까요?
 
조선의 또 하나의 대왕인 정조대왕은  그런 어머니의 슬픔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고통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정조는 조선 500년 왕국에서 가장 위대하고 화려한 시기인 태평성대를 만든 대왕이었습니다.

정조는 자신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1800명의 인원이 참가한 거대한 잔치를 펼쳤고 그 환갑잔치를 공연으로 만든게  바로 '왕조의 꿈 태평서곡'입니다. 



공연은 약 1시간 20분 정도 했습니다.
환갑잔치 순서대로 하는데  혜경궁 홍씨가 입장할때는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서 예를 같이 취했습니다. 

이후 술잔이 올라가는데 정말 장엄하고 위품있고 품위가 있었습니다. 마치 버킹검 궁의 수문교대식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조금은 정적인 공연입니다. 

지금이라면 아이돌가수나 송대관이 무희들과 올라와서 흥겨운 노래를 부르고 춤을 같이 출텐데요. 그런 대중적인 환갑잔치가 아닌 궁궐의 환갑잔치라서 그런지 엄청난 예를 갖추고 식은 진행 되었습니다.  또 조선이 예와 효를 중요시 하는 유교국가였잔아요


술잔이 오르기 내리면서  여민락등의 국악이 울려퍼지고 공연의 끝과 시작은 타악기 '박'을 쳐서 알렸습니다
박의 소리가 아주 쩌렁쩌렁 하더군요.

잔을 올린 후에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무고라는 북춤과 학의 탈을 쓴 학연화대무는 참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댄서라고 할수 있는 무희들은 전부 여자더군요. 여자들의 풍악을 울리면 춤을 추는 댄서였나 보네요.  남존 여비 사상이 있어서 그런것도 있고 천하다고 생각하는 춤은 여자들만 추라고 생각한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무희는 모두 여자였습니다.  중간에 활을 메고 들어온 무사풍의 공연자도 여자였습니다. 

공연은 장엄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좀 졸리운것도 있더라고요.  그 이유는 이 공연이 상당히 정적이었습니다. 춤을 춘다고 하지만 요즘 댄서에 비하면 그 군무가 아주 활동적인것은 아니고요.  

공연은 영상보다는 사진찍기에 딱 좋은 정말 화려한 옷과 조명이 대박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찍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태평서곡 검색하면 대충의 감을 느낄 수 있는 글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ugak1951&logNo=20145196590  

국립국악원 블로그에 올라온 소개글입니다. 참고하세요
환갑잔치를 공연으로 만든다. 국립국악원 소속 120명이 펼치는 환갑잔치.  이걸 세계에 수출할 수 있을까요?
몇몇 외국인들은 이 공연을 무척 좋아하던데요.  모르겠습니다. 좀 공연이 정적이라서 그런지 관객들이 호응하고 다시 피드백 받는 그런 대중적인 공연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이런 공연 참 좋아할듯 해요.
그렇지 않아도  어르신들은 기립박수는 물론 너무 좋아하십니다. 마치 자신들의 환갑잔치인듯 좋아라 하시는데 연말에 부모님 모시고 보면 좋을 공연입니다. 전 1층 구석에서 봤는데 무대랑 가까워서 좋을 줄 알았는데  이 공연은 2층에서 내려다 봐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1층에서 보니 수평적으로 보여서 좋은 자리는 아니더군요

이런 화려한 공연은 실내가 아닌 국가 행사때나 아니면 서울의 큰 행사때 전체가 아닌 일부 즉 북춤이나 학춤등은 청계천이나 서울광장에서 공연해도 꽤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한복은 참 때깔도 곱고 예쁩니다.
하지만 색이 권력인 시대인 조선이라서  양반이나 궁궐이나 색동저고리 입고 다녔지 대부분의 백성들은 백로마냥 하얀 옷만 입고 살았습니다.  조선에 온 어느 외국인이 배를 타고 입항하는데 어촌 근처에 하얀 점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백로인줄 알았다고 하잖아요

조선의 색은 다 궁궐로 같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뭐 요즘 사극에서 컬러풀한 한복 입고 나오는데 그건 HD 영상 때문에 그렇지 실제는  하얀 도포가 대부분이었죠. 




공연이 끝나고 잔치 떡을 받았습니다
참 맛나던데요.  내년에는 어머니하고 친구분들하고 보라고 예매를 좀 해 봐야겠습니다. 이 공연이 매년 연말에 하나 보더라고요. 

더 자세한 내용은 
http://movie.daum.net/play/detail/main.do?playId=32451 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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