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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베스트셀러 연대기를 담은 베스트셀러 30년

by 썬도그 201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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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11-09-16T13:16:170.3810
한 평론가가 말하길 베스트셀러란 
"평상시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사서 읽는 책" 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참 낯 뜨거워지는 문장이자 정곡을 잘 찌른 문장입니다. 제가 지금 처럼 한달에 2,3권의 책을 꾸준히 읽어서 책을 보는 눈을 기르기 전에는  어떤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때 그러나 꼭 한권은 읽고 싶을때  서점에서 가는 코너가 있습니다.

그 코너는 바로 '베스트셀러' 코너입니다. 남들이 많이 보는 책이 좋은책 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던 20대 때는 베스트셀러를 읽고서 그냥 마냥 뿌듯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에게 별 영양가도 없었고  베스트셀러 깜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책도 솔직히 더러 있었습니다.  지금은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덮석 물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저자도 출판사도 보지 않고 후루룩 넘겨보고 한 단락정도 집중적으로 읽다가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네요

종로 반디앤루니스 앞에 가면 역대 베스트셀러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한장 한장 그 역대 베스트셀러들을 보면서 추억에 젖기도 하며 '그땐 그랬지'하는 주억거림도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단순하게 그해에 책이 많이 팔린 순위만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베스트셀러는 그 당시 사회의 거울이자 사람들의 마음과 심리 그리고 그 시대상과 욕망을 나타내는 사회의 거울과 같은 것 입니다.  

80년대 군사독재정권때  장총찬이 사회 비리를 고발하면서 장총찬에게서 대리만족하면서 열광했고 90년대에는 퇴마록 같은 PC통신의 글들이 책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사회과학이나 철학 인문서들이 쇠퇴하고 영어토익, 자기계발서등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실용서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렇게 책들은 사람의 마음과 당시의 욕망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들입니다


도서실 가서 우연히 집어든 책 '베스트셀러 30년'은  지난 30년간의 베스트셀러 순위와 그 책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를 담백하고 간결한문체 그러나 핵심과 뒷이야기를 꼼꼼하게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펴낸곳은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인데요. 교보문고가 책을 유통함을 넘어서 시대의 목격자로써  지난 30년간의 베스트셀러를 되새김질 한 책 '베스트셀러 30년'을 선보였습니다



책을 펼치면 한국출판의 역사를 담은 글이 서두에 담깁니다. 돌이켜보면 70,80년대 서슬퍼런 군사독재정권에 들불처럼 잡초처럼 뽑아도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과 저항의식을 가진 출판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출판사들의 지난 역사를 담으면서 시작합니다.

이 책에 담긴 81년부터 2010년 작년까지의 베스트셀러 순위는 이 책을 낸 교보문고의 순위입니다. 그중에 저작권 문제나 
책 사재기등 부정한 방법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들은  순위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지난 30년간의 베스트셀러들을 되집어보면서 그 시대가 담은 울분이나 왜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하고 꼼꼼한 첨삭지도가 참 잘 박혀 있습니다.  

81년 옛날 옛날 한 옛날 
82년 인간시장
83년 배짱으로 삽시다
84년 소설 손자병법
85년 단
86년 소설 손자병법
87년 ,88년 홀러서기(시)
89년, 90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91년 배꼽
92년 소설 목민심서
93년 반갑다 논리야
94년 일본은 없다
95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96년 좀머씨 이야기
97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98년 산에는 꽃이 피네
99년 오체불만족
2000년 가시고기
2001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2002년 아홉살 인생
2003년 나무
2004년 연금술사
2005년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2006년 마시멜로 이야기
2007년 시크릿
2008년 시크릿
2009년 엄마를 부탁해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84년 국민학교 6학년때 담임 선생님은  조례가 끝나면 매일 하루에 2,3장씩 책을 읽어주셨습니다.
그때 읽어준 책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였고 제 인생에 가장 감명 깊게 있고 들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입소문을 타면서 86년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습니다. 2년이나 일찍 읽어본자의 쾌감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86년 중학생들을 설레게 했던 몰래보던 '비밀일기'라는 책도 기억이 나네요. 사춘기를 겪는 중학생들이 참 많이 보고 싶어했던 그러나 전 보지 못했던 책이기도 하고요

이 지난 베스트셀러들을 보면서 재미있는 것이 몇개가 있는데  베스트셀러 책중에 최근에 나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지만 오래전에 나온 책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드라마에서 나와서 크게 히트한 책들도 있습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나온 모모라는 책은 드라마의 영향으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책 제목만 바꿔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많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 원제는 다른 기억도 안나는 이름이었는데 제목만 바꿨더니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죠. 이런 책들이 꽤 있습니다

소설 '좀머씨 이야기'는 87년 이문세의 별밤에서 소개를 해줘서 그해에 제가 읽었는데 이 책은 당시에는 인기가 없다가 여중고생들이 종로의 한 서점에서 선물용으로 많이 사면서 그게 크게 터져서 1996년에 베스트셀러 1위가 됩니다. 이 책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안에 삽화가 너무 근사하고 멋지기 때문입니다.  작년인가 좀머씨 이야기의 삽화를 그린 '장자크 상페'전이 한국에서 개최가 되었느데 상페의 그림때문에 여중고생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사갔다고 하네요

전 '좀머씨 이야기'를 쓴 쥐스킨트를 무척 좋아해서   '향수'라는 책을 90년대 중반에 읽었는데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합니다. 2005년 18위까지 올라갔는데요. 이런 책들이 꽤 있죠.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하다가 해외에서 영화와 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라가기도 하고요

솔직히 베스트세러 깜이 아닌데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도 많고 논란의 책도 참 많습니다.
특히 94년 베스트셀러 1위였던 현 국회의원인 전여옥이 일본특파원 시절 쓴 일본은 없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누나의 책을 
배꼈다는 논란이 있었고  2006년 베스트셀러 1위였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나운서 출신의 정지영이 번역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사실은 정지영이 번역한게 아닌 대필이었다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에는 없지만 한젬마씨의 대필 의혹도 있었죠

베스트셀러들의 이유와 그 시대상을 차분하고 조근조근하고 설득력있게 담은 책입니다.  왜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았는지 왜 한국사람들이 배짱으로 살지 못해 배짱으로 살자고 말했는지 왜 인간시장의 장총찬에게서 민중의 영웅을 보았는지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글이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9가지 방법'이른 색션인데요 제목만 소개하겠습니다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9가지 방법

1. 임자는 따로 있다
2. 목숨걸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다
3. 적절한 타이밍
4. 제목장사가 절반
5. 초짜가 대박을 만든다
6. 밀리언셀러에는 수호천사가 분명히 있다
7. 밀리언셀러는 유행어를 낳는다
8. 밀리언셀러를 터트리면 망한다
9. 비정상적인 욕망 '사재기' 

제목장사가 반이라는 말이 가장 공감이 갑니다. 
책이나 블로그 포스트나 제목장사를 잘해야 사람들이 집어들거나 페이지를 클릭하죠

이 책은 출판사의 흐름과 시대의 흐름을 잘 담고 있어서  10,20대 들에게는 책을 통한 지난 30년간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으며 30,40대 이상인 분들에게는 추억에 잠기게 하는 책입니다. 하나의 역사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흐뭇한 미소 아스라한 미소들이 쏟아져 나오게 합니다. 

87,88년 시의 시대를 사춘기로 지낸 저에게 있어서 시의 시대가 다시 오지 않는 모습이 너무 아쉽네요. 
홀로서기, 마주보기, 접시꽃 당신등 짧지만 강한 느낌을 주던  그절이 가끔 그립습니다. 글이 길다고 감동이 긴것은 아니니까요.  책을 좋아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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