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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무슨 글쓰는데 고민을 하냐고 하겠지만
지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어    이 놈 또 실시간 검색어 노리고 글쓰는것
아닌가 하는 오해살까봐도 있었구  봉인된 아름다운 기억을 다시 꺼내기도 좀 꺼려지긴했다.
하지만 내 소중한 공간인 이 블로그에 언젠가는  그녀에 대한 내 기억을 담고 싶었다.
그게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자꾸 네이버의 검색어를
보면서 눈에 밟히는 정은임이란 단어와   방금전에 사온 맥주 캔 하나가 쓰라고  한쪽팔을
거들고 있다.

그래 써보자  쓰고 이젠  좀 편안한 기억으로 만들어보자




정확한 년도는 모른다. 내 고등학교때 새벽 2시에 자는게 일이었던지라 엎드린채 공부를
하면서 라디오에 귀 기울이면서 지내던 시절 유난히 일탈을 꿈꾸던 사춘기 소년인 나는
영화를 좋아했다.  왜 그 시절 아니 지금도 영화음악 라디오프로그램은 새벽에 하는지
KBS의 성우 아줌마가 하는 프로그램을 듣다가 대학을 가게 되었구  정은임 아나운서를
만났다. 

누나의 푸근함과  호수와 같은 얇은 떨림의 목소리  처음엔 어색해 했던 그 낭낭하진 않지만
나지막히 속삭임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학1학년에 술에 쩌들어 새벽에 집에 들어오면
의례 FM영화음악을 들으면서 잠들곤했구 방학이라도 되면 항상 그녀의 목소리를
끼고 살았다. 그리고  정은임이 소개시켜준  정성일이란  평론가.. 그 정성일이란 평론가
가 소개시켜준 영화는 안보면 후회가 될정도로 얼마나 영화의 코드와 그 뒤에 숨겨진 철학과
얘기를 무슨 추리소설 읽어주듯 하는지..  그 정은임과 정성일 평론가가 키운
시네키드들이 전국에 수만명이 되었을하다. 

그 당시 내가 좋아하던 여자동기가  자기도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을 듣는다는 소리가
난 너를 좋아해보다 왜 더 듣기 좋았던지. 새벽의 환타지를 나만이 느끼고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에 상기되기도 했다. 그 두 사람이 키운 시네키드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첨으로
오프라인으로 만나게 되었구  그 후 한국영화는 다양성과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인해
많은 영화들이 여러소재로 영화를 감독들이 만나면 최소한 망하지는 않게 골고루
영화들을 찾아서 봤다.  

정은임이 키운 시네키드들이 이룬 성과중 하나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란 예술영화의
거장이 만든 희생과 노스텔지어가 개봉한 96년도에 전세계에서 관객동원수 1위를 했다고
하니 그때의 관객들 분위기는  영화의 재미보단 예술로써 아니 다양성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뭐 꿈보다 해몽일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그러던 정은임이 내가 군대가기 전에 그 FM영화음악에서 물러나고 배유정이란 동시통역사
겸 연극배우가 맡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를 간 난  잊고 살았다. 그런데  항상 나만보면 패고 갈구던 2개월고참이
새벽에 너도 정은임아냐? 라고 묻는것이었다. 마치 "나도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왠지모를 기분 너같은 드러운새끼가 정은임이란 단어를 꺼내다니라는 생각과
함꼐 너도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제대후 PC통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하이텔인지 천리안인지 모르겠지만
정은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을 온라인에서 알게되었구 정은임의 마지막
방송을 담은 파일들이 돌아다녔다.

아..  나만의 정은임이 아니였구나.   왠지 배신감마져도 들었다.
왠지 정은임은 다른 아나운서랑 달랐다.  임을향한 행진이란 운동권 노래를 과감하게
틀질 않나 왠지모를 매력이 많은 아나운서였다.  꽃과 같다고나 할까. 백합과 같은 이미지의
아나운서 그러던 그녀가 떠났다. 미국으로 간듯했다. 한동안 안보이던 그녀가
3년전에 사고로 죽기전에  맡은 프로그램이 MBC의 도서소개 프로그램에서 볼수 있었다.
박경추 아나운서와 함꼐 진행하던 정은임..

누나도 많이 늙었구나 느끼면서 매주 챙겨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얼마나 기쁘던지
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제발 제발이라고 읇조리던 나의 모습들..

모르겠다. 인간 정은임을 좋아한건지 아님 정은임이 만들어준 내 청춘이 그리운건지
영화를 쫒아 달리는 외로운 마라토너처럼  그 새파랗게 젊은 시절 혼자 이 영화 저영화
소개시켜주는 대로 주문해주는 대로 보던 시절이었다. 

누가 혼자 영화보는게 쑥스럽지 않은가.  타르코프스키의 희생과 노스텔지어를
대학로의 예술전용극장에서 보면서  다른사람 눈치를 보면서도 정은임이 소개시켜주고
정성일씨가 소개시켜준건데라고  나 스스로를  한쪽 테이블에서 스스로 달래고 있었다.
물론 그 영화는 내 영혼의 한쪽 방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가슴속에 숨겨든 비밀들중 교집합이 있다는걸 알면서 기뻐했던 모습들과 기억들
그 기억들과 그 느낌을 알게해준 정은임 아나운서..

그를 잊을수가 없을듯하다.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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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omposition-y.net BlogIcon Y군! 2007.08.08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아했던 분인데 돌아가셨다니 뒤늦게 충격을 받습니다. 2004년, 인생이 송두리째 전환되는 치열한 시간이었던지라 많은 것을 놓치고 지나왔는데 가슴에 사무칠 안타까움이 또 하나 생기는군요. 참으로 공감할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오늘 밤에는 제 인생에 큰 의미를 주고 가신 고인을 추모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