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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복수보단 용서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인 어 베러 월드

by 썬도그 2011.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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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싸울때가 많습니다. 싸움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죠. 동생의 과자가 더 많아 보인다면서 형은 한움큼 집어갑니다. 그러면 동생은 복수를 한다면서 더 많이 빼았아 오죠. 그러다 주먹이 왔다갔다하고 나중에는 싸움이 납니다.
이때 부모가 중재를 서거나 말리지 않는다면 둘은 결국 공평하게 울게 됩니다. 이런 풍경은 일상다반사죠

부모는 그런 어린 자식들을 보면서 어려서 그런다고 자조어린 말을 하지만 정말 아이들만 그런 유치한 행동을 할까요?

사소한것에서 일은 시작됩니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시작은 정말 사소한 것 입니다.
상대가 한대 치면 나도 내가 맞은 물리적인 힘의 양보다 1.5배나 2배 이상의 힘으로 상대를 칩니다.  그렇게 작은 싸움이 크게 되고 둘중 하나가 멈추지 않으면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크게 당하면 복수하라고 부축입니다. 그게 세상 이치라고 가르치고 스스로 그걸 실천합니다.
상대가 한대 쳤는데 그냥 참으면 겁쟁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줍니다.



아이들의 싸움에 어른이 끼어듭니다. 자동차 수리공은  당신의 어린 아들이 내 아들을 쳤다면서  의사인 안톤을 치고 따귀를 떄립니다. 안톤은 대꾸하지 않고 묵묵히 맞습니다. 그 모습을 어린 아들인 엘리아스와 엘리아스의 친구인 크리스티안이 지켜봅니다. 

수리공은 꺼지라는 말을 했고 아버지 안톤은 그냥 돌아섭니다.
어린 아들인 엘리아스와 아들의 친구인 크리스티안은 이해가 안갑니다.  이 모습만 보면 안톤이 진것이고 꼬리를 감추고 도망가는 것 입니다.  하지만 안톤은 아들에게 말합니다.  됐다. 끝이야 그럴필요 없다.  

그리고 말합니다.
"내가 같이 치면 싸움이 크게 난다 "  똑같은 바보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들의 머리속 세계에서는 아버지가 이해가 안갑니다.  

맞으면 참지 않고 똑 같이 때려줘야 아니 두배 이상으로 앙갚음을 해야 더 이상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배웠습니다. 그러니 아들인 엘리아스와 크리스티안은 안톤의 행동에 아버지가 겁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인 어 베러 월드'는  복수와 용서라는 딜레마를 담고 있는 수작입니다. 

안톤은 아프리카 난민캠프에서 사랑의 의술을 펼치는 의사입니다.  이렇게 잦은 출장 때문에 어린 두 아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지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아내와의 관계가 요원하고 별거중에 있습니다.  안톤은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달라고 하지만  아내는  그런 안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불안한 가정속에서  어린 엘리아스는 불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머니의 죽음이 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복수만이 삶의 의미라고 생각하는 크리스티안을 만나게 됩니다.  복수가 어떻게  큰 힘을 가지는지 앙갑음만이  폭력배 같은 녀석들이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학교라는 생태계에서 생존방식임을 알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의 세계와  안톤의 복수보다는 용서가 진짜 이기는 것이고 현명하다는 세계는 충돌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해 안가는 아버지 안톤 대신 그 자동차 수리공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웁니다. 복수만이 세상의 진리이기 때문이죠



이런 크리스티안과 엘라아스의 복수심의 자양분이 되는 것은 부모들의 무관심과  분노입니다.  그나마 안톤의 아들인 엘리아스는 복수계획에 주뻣거립니다.  안에서 큰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것이죠. 복수가 맞는것 같으면서 너무 일이 커지는 것 같아 겁도 나고 혼란스럽습니다.


 

 안톤도 혼란스럽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갖은 악행을 하는 갱단 두목이 다리가 다쳤다면서 난민캠프에 찾아옵니다.
사람들은 악의 화신이라면서 제발 치료해주지 말라고 하지만  안톤은 자신의 의술은 모두에게 필요하다면서 치료를 합니다.

그러나 그도 갱단 두목의 말 한마디에 이성을 잃고  분노하게 됩니다.

만약 이 영화가 아이들의 복수심이 가득한 다분히 현실적인 모습과  부처님 같이 자비와 용서만을 추구하는 안톤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 영화는 기름과 물이 분리되듯 두 세계가 걷돌다가 뜬구름 잡기식으로 결말을 내렸을 것 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안톤은 용서가 복수보다 더 현명하다는 것에 대한 고뇌와 번민이 있고 그런 이유로 두세계가 섞이는 아주 현실적인  우리 주변의 복수와 용서의 딜레마를 관통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분노하고 그 분노심은 복수를 합니다. 악플러들의 원형질은 분노이며 그 결과의 행동은 복수입니다.  저 또한 그런 악플에  똑 같이 악플러의 감정과 동기화되어  서로 쏘아붙이다가 댓글전쟁이 시작되죠.   댓글 전쟁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내가 이기는 것으로 끝나야 좀 맘이 편한것 같습니다.  분명 내가 참는 것 보다는 맘이 더 편합니다. 상대에게 수치심과 수모를 주었다고 생각하면  미소도 지어집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그 악플전쟁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내가 이긴게 아님을 느낍니다. 내가 진거구나.이렇게 오랜시간 신경을 쓰는 것이면 내가 진거야~~~ 라고 읇조리죠. 하지만 다시 악플이 달리면  그 생각은 사라지고 복수심에 쌓여서 토악질을 합니다.



복수와 용서에 대한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감독은  아주 섬세한 시선으로 작위적이고 인위적이고 계몽적이지 않게 잘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3부작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박찬욱감독의 복수3부작은 복수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 '인 더 베터 월드'는  좀 더 일상적인 표현방식으로 복수보다는 용서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면서  따뜻한 용서의 손길을 내밉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행복의 완성'의 서문을 보면 이해가 안가는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임상심리학자인 잭 콘필드가 들려준 실화로   14세의 소년이 갱단의 일원임을 증명하기 위해 또래의 무고한 소년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희생자 어머니는 그 소년에게  "널 죽이고야 말겠다"고 말합니다. 

이후 그 희생자 어머니는 연고자가 없는 그 갱단 소년을 면회를 갑니다. 그리고 사식과 담배를 사 피우라면 돈을 넣어주죠. 
소년이 형을 마치고 나오자  그 희생자 어머니는 갈곳이 없는 소년에게 갈곳이 마련될 때 까지 자신의 집에서 있자고 합니다. 

그리고 취직자리까지 알아봐 줍니다. 소년은 취직까지 하면 건실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희생자 어머니는  그 소년을 앉으라고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복수하고 싶었고 죽이고 싶었고 그런 이유로  소년을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면회를 가다보니 돈과 물건을 넣어주었고 그게  소년을 변화시켰다며  그 살인자는 사라졌다면서  소년에게 제안을 합니다.

여기에서 계속 살면 어떻겠냐?  네가 원한다면 나는 너를 양자로 들이고 싶구나" 그렇게 해서 고아로 자란 소년에게 첫 어머니가 생깁니다.

이해가 가나요? 속물인 저에게는 이해가 안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가 안갈 것 입니다. 
 몇년 전 살인마 유영철의 피해가족이 유영철을 용서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가 방영했었습니다.  그 다큐를 보면서 용서의 힘이 복수의 힘보다 더 크고 위대함을 알게 되었죠. 

감히 우리같이 작은 것에 분노하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행동이죠

영화처럼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의 세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불문법의 세사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용서보다는 복수만이 진리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6.25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복수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북한을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게 정당한 시선일것입니다. 하지만 용서가 때로는 더 큰 복수라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네요.

네가 치면 나도 한대 치고  네가 두대치면 내가 세대치다가 어느새 한반도는 복수로 세운 바벨탑이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내일도 복수심에 휩싸여서 살아갈 것 입니다

영화 ' 인 더 베터 월드'는  용서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귓속말을 합니다.
오랜만에 복수와 용서라는 인류의 큰 딜레마를 잘 그려낸 수작을 봤네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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