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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공연예술은 없고 먹자 골목이 되어가는 듯한 인사동길

by 썬도그 201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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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을 보고 있으면 한국을 축소한 곳 같습니다.  수십년간 인사동을 즐겨찾기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점점 정체성도 희박해지고 사람구경하는 거리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원래 인사동은 조선시대의 중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화가등 중인들이 많이 살았죠. 그 전통을 이어간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방후 인사동은 문화 예술인들이 많이 살았고  갤러리와 화방과 고서적, 고미술품등 시간의 더께가 눅진하게 붙은  골동품 상가들이 많았습니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인사동은 골동품 거리였고 외국인들은 자국으로 돌아갈때 인사동에서 전통품 하나씩 사들고 갔습니다.

90년대 이후 인사동은 점점 변하기 시작합니다. 느닷없이 오락실이 등장하질 않나. 지금은 스타벅스까지 들어섰습니다. 전통의 거리?  그런 푯말은 이제 어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오랜 전통을 가진 전통찻집이 어느 곳 보다 많은 곳이죠

거기에 쌈짓길이라는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면서 완전히 전통의 거리보다는 그냥 신기한 수제품들 악세사리 파는 곳과  많은 갤러리들이 혼재되어 있는 정말 뭐가 뭔지 뭐를 곳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한지로 만든 부채며 붓이며 전통 공예품들도 하나같이 중국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들입니다.
그래도 제가 인사동을 자주 가는 이유는 그곳에 사진갤러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강남에는 드문드문 있지만 인사동에는 사진전문 갤러리가 수개는 있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진전시회와 미술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리겠죠

 “너무 서럽습니다!”인사동 ‘길거리공연’ 예술가의 절규 다음뷰 기사

위 기사를 읽었습니다.  위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프랑스 예술가 부부가 인사아트센터 앞에서 소프라노 섹서폰 같은 것을 불었습니다. 거리공연이죠.  그 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 길가의 사람들이 인산인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주변 노점상분들이 이 프랑스인을 내 쫒을려고 합니다.  장사에 방해된다는 것이죠
이해는 합니다. 장사에 방해되면 주먹질도 서슴치 않게 하는게 한국이니까요.  그래도 계속 불기에 노점상분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높은 분까지 와서 나가라고 종용을 합니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경찰들이 막무가내로 나가라는 소리에 이 프랑스 예술인 부부는 쫒겨나듯 나갔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엔 왜 거리공연이 없을까?

한국엔 왜 거리공연이 없을까요?  전 참 그게 이해가 안갑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거리공연을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거리에서 누군가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거나 뭘 연주하면 발걸음을 멈추고 둘러싸서 봅니다.   팁문화가 없어서 그런가요? 노래만 듣고 연주만 듣고 공연만 보고 획 하고 가버려서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위와같이 어느 상가 앞에서 공연하면 바로 상가주인이 쫒아 나올 것 입니다.

서울에서 거리공연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대학로 밖에 없습니다. 그곳은 거리공연 해도 괜찮습니다. 이름만 광장인 마로니에 광장에서 공연해도 되니까요.  하지만 인사동이나  서울광장 광화문에서 하면 안됩니다. 

그 이유는 그런 서울중심의 광장에서 공연을 할려면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청계천에서 기타치고 초상화 그려주는 분들도 다 서울문화재단의 거리아티스트의 심사를 거쳐서 뽑힌 분들입니다. 

이렇게 서울시가 공연권을 꽉 쥐고 있으니 누가 감히 서울의 중심광장에서 공연을 하겠습니까?
왜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에서 광화문광장에서 관에서 허가한 공연이나 대기업들의 행사만이 울려퍼지고 외국의 거리공연처럼 자연스러운 공연이 없는지 우리는 꺠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하이서울페스티벌'때  외국 넌버벌공연단체나 공연자가 서울시에서 돈을 주고 우리의 세금으로  거리 공연을 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관에서 공연자를 돈으로 모시는 모습에서 어떠한 자연스러움이 나오겠습니까?  

공연자는 서울시민들이 보던 말던 자기 공연만 해도  일정액의 공연비를 받겠죠.  수 많은 예술지망생들이 한국에도 있고 공연예술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광장을 개방하면 어떨까요? 지금같이 허가제라는 족쇄를 걷어치우고  편하게 공연을 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물론 난잡한 공연이나 퇴폐적인 공연은 막아야겠고 최소한의 장치는 해야겠죠.  하지만 지금 같이 사전검열식 공연허가제도는 80년대 시나리오 검열하던 한국영화의 암울한 시기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항상 서울시나 대한민국 정부가 제공한 공연만을 섭취할 뿐 입니다. 그 어떤 공연에도 시민참여가 적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고질병인 시민참여의 부재가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고  외국공연단을 비싼 돈을 주고 수입해서 보여주는 것이죠



광장 한켠에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장을 만들어주자 

서울광장은 서울시가 공연을 일용하게 내려주지 않으면 텅텅 빈 공간이 됩니다.  공연과 행사가 없는 날이면 거리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공연하고 노래 부르게 장소를 제공해주면 어떨까요?

2년전  가을 인사동에서 본 외국인 저글링 묘기입니다.  인사동 입구에는 공연할 수 있는 만큼의 공간이 큰 곳이 있습니다. 이 분은 저렇게 30분 넘게 공연을 하는데  서울시의 허락을 받고 하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수 많은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환호성을 터트렸습니다. 저런 자발적인 거리공연이 거리에 활력을 주는 것이지  관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주는 거리공연은  생동감이 없습니다. 위 프랑스 예술가가 쫒겨 났다고 하는데  사실 그 인사아트센터는 거리공연하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제가 영어 좀 잘하고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저 아래 인사동 입구에 가면 좋은 장소가 있다고 알려줬을 텐데요

그나저나 인사동은 장사치들의 거리가 되었습니다.  갤러리를 갈려면 어쩔 수 없이 인사동거리를 걸어야 하는데  여간 짜증스러운게 아닙니다. 원래 인사동은  보는 거리인데  언젠가 부터  여느 거리처럼 먹거리 거리가 되는 것 같아 보이네요. 그래도 골목 골목에 숨어 있는 갤러리와 화랑들이 많은 곳이라서 여전히 자주 찾고는 있습니다.

인사동이 먹자골목이 된다면 여느 먹자골목과 다를게 없습니다.  먹는 것도 좋지만  인사동이 전통의 거리는 아니더라도 문화예술의 거리로 자리매김 했으면 합니다. 



대학로에 가면 윤효상씨의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까칠한 독설을 하면서 공연을 하기로 유명하죠.  
이런 대학로 명물이 왜 인사동엔 없을까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 공연 그것도 재미있고 신나는 공연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이런 시끄러운 공연이 싫은 분들도 있겠죠. 또한 주변에 상가가 있다면  소금이나 물바가지를 뿌릴 것 입니다.  그렇다면 인사동 입구나 출구인 풍문여고 반대편 거대한 붓이 서 있는 그 광장을 거리공연장으로 꾸며 놓고 누구나 편하게 와서 거리 공연을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언제까지 서울 중심지에서 관에서 지정한 공연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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