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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산 타고/자전거여행기

자전거를 자동차처럼 타는 사람들

by 썬도그 201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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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과정을 즐기는 도구가 아닙니다.  A에서 출발해서 B에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도구이죠. 그 A에서 B로 가는 사이의 과정의 즐거움의 대부분은 자동차가 멈췄을 때 일어납니다.  자동차를 타고가면 도로변에 핀 코스모스를 즐길 수 없습니다. 즐길 수 있는 것은 먼 산에 내려 앉은 설경 같은 원경만 감상이 가능하죠.  

이렇게 자동차는 최대한 내가 원하는 지역에 빨리 도착해서 거기서부터 내 일을 하거나 즐길꺼리를 찾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다릅니다. 
자전거는 A에서  B를 목표점으로 정해 놓고 달리긴 하지만 자전거의 즐거움은  A에서 부터 B까지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벚꽃길을 만나면 잠시 벚꽃길로 들어서서 벚꽃빛을 감상합니다. 떄로는 자전거에 내려서  카메라로 풍경을 담기도 합니다.

이런 즐거운 해찰들이 있기에 자전거는 제시간에 도착하는 교통수단으로는 썩 좋은 도구는 아닙니다. 물론 자동차 대용으로  최대한 빨리 달려야 하는 이유가 있는 분들에게는 그런 풍광을 즐길 시간이 없긴 하겠지만  그런 분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휴일날 자전거도로를 달리다보면  속도계가 터질듯한 속도로 질주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면서 보고 있으면 마치 스포츠카를 탄듯한 모습입니다.  중간에 절대로 해찰 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곳에서 쉬고 정해진 시간에 달립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자전거를 즐기기 보다는 자전거 모양을 한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느낌입니다.
뒤에서 누가 쫒아 오는 것도 아닌데 속도란 속도는 다 냅니다.  뭐 워낙 자전거들이 좋아서 속도가 잘 나오겠지만  과정의 즐거움은 없어 보입니다.

저도 한때 그런 자전거질을 했었습니다. 자전거도로에서 경쟁이 붙으면 서로 따라잡기를 할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리가 다치고 한동안 자전거를 못타다가 최근에 다시 타면서 느낀것은  속도라는게 다 부질없는 것이구나 느껴지네요

자전거의 참 묘미를 잊고 자전거를 탔던것 같습니다. 과정의 즐거움을 오래간만에 느끼면서  자전거의 참 재미를 안듯 합니다. 그렇다고 속도를 내고 시간을 체크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분들을 심하게 채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분들도 그분들 나름대로 재미를 추구하고 있고 쾌락을 추구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과정의 즐거움을 좀 더 느껴보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들꽃에 생경스러운 풍경앞에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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