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한국여행

파주 공릉천 따라 걸으면서 느낀 파주라는 공간

썬도그 2024. 10. 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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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화국이죠. 인구의 4분의 1이 서울에 살고 있고 경기도까지 포함하면 인구의 절반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삽니다. 북한과 너무 가까워서 문제가 있다는 소리도 많죠. 그러나 우리는 통일을 소원으로 여기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북한도 그렇고 남한도 서로를 동족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시작했고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남한은 북한에 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전쟁 작전권이 미국에 있고 미국이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쳐 들어가면 그냥 한반도 전체가 리셋이 될 수 있기에 북진을 할 이유도 생각도 가질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 미사일이 여러 개가 있어서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자포자기가 되면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겠지만 최소 서울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겁니다. 

 

평화 모드에는 통일의 향기가 가득했던 파주 지금은 북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 

파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통일로입니다. 또한 경기도 서북쪽에 있어서 통일 관련 시설이 많습니다. 그리고 납골당이 많다는 점과 군부대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파주가 엄청나게 큰 공간이라는 점을 파주 가보면 압니다. 이번 포스팅은 도보 여행기입니다. 그러나 유명한 곳 단 1곳도 안 나옵니다. 나온다면 공릉천 하나입니다. 

 

우리가 지방에 가면 유명 명승지만 다니다 오죠. 그런데 서울의 진짜 얼굴을 보려면 경복궁 인근의 관광지화 된 지역 말고 사람이 먹고 자고 마시는 지역을 가야 합니다. 특히 주거지가 많은 동네에 가야 한국 사람들이 집 근처에서 집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 장곡 사거리에서 파주 삼릉까지 걸었습니다. 가는 버스가 있지만 시간도 남고 해서 걸었습니다. 지방 도시는 인도가 없는 곳들이 많아서 걱정을 좀 했는데 네이버 지도 앱으로 보니 다행히 인도가 있네요. 그러나 양쪽이 아닌 한쪽에만 있네요. 

서울살이가 지겨워서 지방에 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분하게 생각하니 건강에 좋고 풍광 좋고 조용하고  다 좋은데 생활 편의 시설이 엄청나게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느끼지 못한 각종 인프라, 편의시설이 지방엔 거의 없고 있어도 멀리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차가 없으면 지방에서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교통이 불편합니다. 그나마 파주니까 10분에 1대씩 버스가 다니지 다른 곳은 어렵죠. 

 

대형 마트도 시내 나가야 하죠. 그러나 이런 식자재마트가 있네요. 규모도 엄청나게 큽니다. 파주는 대형 카페도 많고 뭐든 큰 곳이 많네요. 식자재 도매센터네요. 

이디야와 던킨도너츠도 있네요. 

반대쪽에는 저 멀리 타운하우스가 보입니다. 파주에 은퇴 후 집을 팔고 그 돈으로 타운하우스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타운하우스가 좋은 점도 많은데 이웃과 얼굴 마주치는 일이 자주 있다 보니까 사생활이 잘 보호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집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사는 것이 참 부럽네요. 

여기는 작은 공원입니다. 체육공원이라고 하네요. 그냥 지역 근린공원인데 비석이 꽤 많습니다. 

한문으로 적힌 큰 비석이 있어서 다가가서 봤는데 

학도의용군 파주지대 6.25 동란 참전기념비네요. 비석 형태가 조선시대 비석이라서 역사적 유물로 봤네요. 아주 귀중한 비석입니다. 학도의용군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관리 좀 하지 한글이 제대로 안 보이네요. 영문은 잘 보이네요. 파주시가 이런 관리가 대체적으로 안 되어 있더라고요. 파주 삼릉의 안내판도 비슷했어요. 

여기가 공릉천이군요. 말로만 들었던 공릉천. 파주의 가장 큰 강입니다. 

통일염원이라는 시가 적힌 비석도 있습니다. 

이것 큰 탑이네요. 길가에 비석이 엄청 많네요. 지나 다시는 사람은 저 밖에 없었습니다. 길가라고 하기에는 주변에 집이 없고 좀 더 걸어가야 아파트가 나오더라고요. 

무슨 비석인지 모르겠지만 70~80년대 풍 조형물이네요. 

새마을을 기리는 탑이라고 적혀 있네요. 

평화통일 탑도 있고요. 

바로 옆에는 대한민국 무공훈장 공적비입니다. 

파주군징집 제1차 6.25 참전비도 있네요. 당시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처럼 남자라면 다 군대에 갔던 시기였죠. 

파주는 평지가 많아서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기도 하고 휴전 전까지 치열하게 싸웠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북한이 쳐들어오면 파주 쪽으로 밀고 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파주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가득한 비석과 탑이 많네요. 

이 동상은 좀 다릅니다. 월남전 참전 유공 전우회 동상이네요. 이 비석과 동상 탑이 300m 정도 거리에 쭉 있네요. 

반대쪽에도 있는데 한미해병참전비네요.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6.25 동족상잔의 비극도 기억하는 거리였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평화 모드였다가 전쟁모드였다가 수시로 변하는데 앞으로 다시 평화모드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정은이 미국과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가 뒤통수 맞았다는 느낌이 있는 한 어렵죠. 

 

북미 회담을 할 때만 해도 드디어 우리도 평화 통일을 논하겠구나 했는데 그날이 지옥문이 열린 하루였습니다. 

 

파주의 공릉천

파주 공릉천입니다. 강폭은 안양천과 비슷하네요. 그런데 한쪽에만 자전거 및 산책로가 있고 반대쪽은 안 보이네요. 

반대편에 주택이 안 보이니 필요가 없어서 안 만든 것 같기도 하네요. 아파트가 좀 보입니다. 파주는 서쪽 지역에 있고 높은 산이 안 보여서 이렇게 지평선이 깔끔하게 보이네요.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공릉천이 범람을 자주 하는지 재난 음성 경보 장치가 있네요. 올여름 파주에 폭우가 참 많이 내렸어요. 

시원스럽게 흐르네요. 그런데 철새들이 안 보여서 어디 갔나 했는데 

여울목에 몰려 있네요. 물이라는 것이 공기가 들어가야 맑아져요. 그래서 여울목에서 공기를 담뿍 머금어야 좋죠. 이곳에는 수심이 앉아서 물고기 잡기 쉬운데 여기에 철새들이 몰려 있네요. 

파주 삼릉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인도가 양쪽에 있습니다. 

파주 삼릉은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그런데 파주 삼릉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가 사라졌네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면 버스가 다닐 텐데 저 같은 관광객이 많지 않으니 노선이 사라졌나 봅니다. 여기서부터 한 1km 걸어 들어가야 해요. 저같이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분들은 점점 지방 여행하기 어려워지고 있네요. 차 없으면 지방 못 다닌다니까요. 

건너려고 하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건너려면 버튼을 누르라고 하는 안내 멘트네요. 이거 없었으면 하염없이 기다렸을 겁니다. 센서가 있어서 사람이 서 있으면 자동 안내음이 나오네요. 지역민이나 알지 저 같은 서울 촌놈은 몰랐을 거예요. 사람이 많이 안 다니니 건너고 싶을 때만 신호가 바뀌나 봅니다. 

벼가 노랗게 물들고 있네요. 그런데 벼가 수확도 안 했는데 많이 누워 있더라고요. 비가 많이 온 것도 아니고 바람이 많이 분 것도 아닌데 왜 누워있죠? 너무 많이 누워 있어서 뭔가 했네요. 멧돼지들이 쓸고 간 것 같기도 한데 이유를 모르겠네요. 

여기는 파주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센터 파주 캠퍼스입니다. 공기 좋은 곳에 연수원들이 참 많죠.  

파주 삼릉에 들렸는데 참 한적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도 거의 없고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3개의 거대한 능이 있어 있는데 너무 조용해서 또 들리고 싶더라고요. 혼자 온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눈 올 때 다시 가볼까 합니다. 참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냇가에는 이렇게 가시박 덩굴이 점령했네요. 자라는 속도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냥 두면 나무까지 덮을 정도입니다. 가시박 덩굴은 봄철에 뿌리까지 제거해야 하는데 내버려 두면 이렇게 됩니다. 

파주 마을 구경하기

경기도 시가 다 그렇듯 농촌과 도시의 풍경을 다 품고 있습니다. 파주도 운정 신도시 쪽은 신도시 느낌이 물씬 나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시골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파주 삼릉 찍고 운정역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보니 한참 걸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도 앱 따라서 한 마을을 지나갔습니다. 

 

평일 낮이었는데 마을의 몇 안 되는 상점 모두 문을 닫고 있거나 불이 꺼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집 문들이 파란색으로 통일되어 있네요. 마치 산토리니 마을처럼요. 

마을 벽화 꾸미는 것보다 이런 게 낫죠. 다만 집모양이 다 다르다 보니 아주 정갈한 느낌은 없네요. 

77 클럽? 지도에도 안 나오고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네요. 검색을 하고 구글 맵에서 보니 이 뒤가 미군 기지인 '캠프 하우즈'이고 그 미군들을 위한 클럽이었군요. 지금이야 미군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군들이 큰 문제를 참 많이 일으켰어요. 아무래도 먼 나라에서 주둔하고 있으니 일탈 행위를 꽤 했었죠. 지금 캠프 하우즈는 사라졌고 이 자리에 파주시가 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여기가 조리읍인데 여기도 같이 개발이 될 듯하네요. 

서쪽으로 걸으니 저녁해를 보고 걸어야 하네요. 노을이 아름다운 도시 파주입니다. 서쪽 지역들이 노을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거대한 공터에는 코스모스가 가득 피고 있네요. 누가 일부러 심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찍기 딱 좋습니다.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데 미군부대 바로 뒤라서 미군 상대로 장사하는 곳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다 사라진 듯합니다. 

이게 군부대 담벼락입니다. 

건물들이 70~80년대 지어진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집도 70년대 지어진 듯하네요 박공지붕에 다락방도 있네요. 

아파트와 연결되는 길이 있는 것 같아서 쭉 걸었습니다. 

 

저 아파트는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네요. 저 아파트 앞에 버스가 있겠지 하고 걸어갔습니다.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계시네요. 집집마다 키우는 느낌이 들 정도로 채소 키우는 집들이 많네요. 요즘 채소 값 장난 없습니다. 상추와 배추만 비싼 게 아니라 다 비쌉니다. 

그러나 막다른 길이었네요. 고양이들이 깜짝 놀랍니다. 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인 듯합니다. 

 

버스가 다니는 상업지역으로 나왔습니다. 불경기라서 그런지 임대 및 빈 점포가 꽤 많네요. 서울도 이런데 지방이라도 다르지 않겠죠. 지방 사람들은 다 서울에 올라와서 살려고 하잖아요. 다만 파주는 운정 신도시 때문에 파주 인구는 늘고 있습니다. 타운하우스도 많이 짓고 있고요. 

경기도가 서울보다 잘하고 먼저 하는 것은 교통입니다. 교통 안내판이 컬러 LCD입니다. 그리고 언제 오는지 시간도 나오고요. 하차할 때 교통카드 태그도 경기도는 2개를 제공했고 이후 서울시도 지금처럼 2개를 제공합니다. 다 경기도에서 먼저 했던 것들이에요. 

 

그런데 버스를 잘못 탔습니다. 운정역으로 가는 버스가 무려 2대가 몰려서 지나가더라고요. 한대는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없으니 서지도 않고 지나가고 5초 뒤에 또 같은 번호의 다른 버스는 버스 정류장에 서지도 않더라고요. 다른 버스가 섰는데 운정역이라서 쓰여 있기에 타고 지도앱을 보니 거꾸로 가고 있네요. 

버스를 타고나서 좀 놀랬습니다. 처음 보는 버스입니다. 중간에 길게 늘어서 있어야 하는 좌석이 반토막 났고 맨 뒷자리는 너무 높습니다. 마치 2층으로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맨 뒷자리인데 그 앞에 좌석이 딱 한 줄 있고 바로 내리는 문입니다. 뭐 이리 짧데요. 

순간 당황했지만 덕분에 멋진 노을을 봤고 

큰 아파트 단지에 내려서 운정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장터가 열렸네요. 

저 버스입니다. 밖에서 볼 때는 그냥 평범해 보였는데 길이가 짧네요. 그리고 전기버스네요. 전기버스는 중국 버스가 많은데 중국에서 만든 버스 같네요. 

 

사랑해요 서해선

버스를 타고 운정역에서 내렸습니다. 운정역은 파주 출판 도시 축제 할 때 버스 타고 운정역까지 나왔는데 너무 막혀서 엄청나게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운정역 앞에는 딱 봐도 50층 이상 될 것 같은 홍콩형 초고층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네요. 

어질어질할 정도로 높네요. 여기 파주에 이런 고층빌딩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파주에 직장이 없더라도 지하철을 타고 갈 곳은 많습니다. 일산이 가깝고 작년에 개통한 서해선이 10분마다 다닙니다. 서해선은 일산에서 김포공항, 부천과 안산까지 가는 전철입니다. 사실 이 경기도 서부인 부천, 서울 강서구 사람들이 일산 가려면 대교를 건너야 합니다. 버스는 직통으로 가는 것이 꽤 있지만 전철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사는 서울 금천구에서 일산 가려면 종로 3가까지 갔다가 일산 가는 3호선을 타고 가야 하는데 가는데 2시간 정도 걸립니다. 거의 여행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 서해선 개통으로 서울 도심을 피해서 갈 수 있네요. 운정역에서 탄 후 서해선으로 갈아타고 부천운동장역에서 내려서 7호선 타고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1시간 6분 정도밖에 안 걸렸습니다. 기존 1호선 -- 3호선 타고 가는 일산과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사람이 없습니다. 쾌적합니다. 이게 최대 장점이고 시간도 50분 정도 단축하네요. 

킨텍스에서 가끔 볼만한 전시회를 하는데 너무 멀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꼭 볼만한 전시회 아니면 안 갑니다. 그나마 셔틀버스 제공하는 전시회면 애용했는데 요즘은 킨텍스에서 전시도 크게 줄고 볼만한 전시도 줄어서 점점 덜 가게 되네요. 그런데 1시간 10분 컷이면 더 많이 가봐야겠습니다. 

서해선은 대심도 철도로 지하 30m 이상 보통 50m 지하로 달립니다. 요즘 지하철은 대부분 대심도 전철인 이유가 지상의 건물을 이리저리 피해 가지 않아도 되는  깊이라서 이걸 많이 애용하네요. 토지 보상비나 건설 토목비용도 줄고요. 그러나 현기증 날 정도로 고각의 에스컬레이터가 있네요. 여기서 굴러 절어지면 최소 사망입니다. 2호선 이대역도 각도가 너무 가팔라서 후들후들했는데 이대역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가파릅니다. 에스컬레이터 고장마년 끔찍스럽네요. 그런데 다들 태연하고 손잡이도 안 잡고 탑니다. 저는 착시 현상이 일어날 정도라서 손잡이 꽉 잡고 올라갔습니다. 

 

여행이 별거 있나요? 유명한 곳, 남들이 다가는 곳 안 가도 여행은 성립됩니다. 또한 여행의 재미가 주는 것도 아니고요. 여행의 재미의 1순위는 예측 못하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파주를 돌아다니면서 파주가 도시의 이미지와 농촌의 이미지가 공존하고 미군 캠프가 있었다가 떠나고 6.25 상흔이 가득하고 기억하는 추모비가 많은 점을 잘 보고 왔네요. 

 

앞으로 이런 여행 더 많이 자주 가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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