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고구마 300개 핵노잼 드라마
넷플릭스는 최악의 한 해를 보낸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바닥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예상과 다르게 더 깊은 수렁 같은 드라마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네요. 정말 어디까지 노잼 드라마와 영화를 연이어 내놓을 건지 누가 작품 제작을 결정하는지 궁금할 정도로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는 해외나 국내 제작 드라마 모두 재미를 상실한 드라마만 나오네요.
펜션을 배경으로 한 스릴 가득한 드라마가 아닌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넷플릭스가 수개월 전부터 광고를 하던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영화배우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김윤석이 대표적으로 17년 만에 드라마 출연이라고 하죠. 김윤석은 원래 드라마 배우였고 영화 하기 전에는 드라마에서 큰 활약을 하다 영화가 뜨자 드라마 출연을 안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영화 제작 자체를 안 하기 때문에 영화배우들이 높은 출연료를 받고 OTT 드라마에 많이 출연하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의 <삼식이 삼촌>으로 망했다면 김윤석은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로 이미지를 망칠 듯하네요. 명확하게 구분하자면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나리오가 엉망진창입니다. 연출도 별로고요.
초반은 그나마 좋았습니다. 궁금하게 만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후반에 2개의 서사가 합쳐지면서 거대한 재미가 폭발할 줄 알았더니 아닙니다. 후반에 망작으로 전환하네요.
개구리가 된 펜션과 모델 사장의 이야기. 숙박업 자영업자 고충 드라마인가?
이야기는 2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출발합니다. 하나는 2001년 배경의 레이크뷰 모텔을 배경으로 합니다. 구상준은 어린 시절 고생 고생하고 IMF때 공장을 정리한 돈으로 지방의 한 모델을 인수합니다. 그렇게 레이크뷰 모텔에서 아들과 아내와 함께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죽듯이 연쇄살인마 지향철이 레이크뷰 모텔에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다음날 아내가 지향철이 묵은 방에 토막이 난 시체가 있었습니다. 이에 구상준은 큰 죄책감에 빠집니다. 이 엽기적인 팬션 살인 사건은 전국 방송과 언론에 나오고 모텔 사진도 떠돌게 됩니다. 이 뉴스 때문에 사람들은 이 모텔에 묵으려고 하지 않고 동네 소문도 좋지 못합니다.
결국 구상준은 목재소에서 근무하고 아내는 설거지 일을 하면서 아들 뒷바라지를 합니다. 정말 애먼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은 꼴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한 가정이 풍비박살이 납니다.
또 하나는 현재로 한 풍경 좋은 호수를 낀 펜션 사장인 전영하(김윤석 분)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영하는 은퇴 후에 은퇴 자금으로 풍광 좋은 펜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펜션에 묘한 분위기의 유성아(고민시 분)이 어린 아들과 함께 묵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사라집니다. 그렇게 알아서 떠났나 보다 하고 청소를 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손님이 화장실까지 청소를 하고 떠났습니다. 턴테이블의 LP음반에 피가 가득한 걸 보고 전영하는 크게 갈등을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그러나 안 합니다. 이유는 구상준 사건을 알고 있기도 하고 펜션에서 살인 사건 났다고 소문나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전국 모텔이나 팬션 사장님들은 자신들의 팬션에서 모텔에서 자살을 하면 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두 개의 이야기는 숙박업을 하는 두 자영업자의 고통으로 연결되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사회 비판 드라마가 아닌데 이런 걸 소재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이런 것도 드라마로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신선하더라고요. 여기에 고민시의 고혹적인 표정과 연기도 좋고요. 매화 여러 사람의 같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것도 스타일 있어서 좋았지만 드라마는 예상과 다르게 여러 충격을 줍니다.
상식적인 캐릭터가 거의 없는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고구마 300개 먹는 드라마
이정은 배우가 등장할 때 깨달았습니다. 아! 2개의 이야기가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을요. 경찰 윤보민은 20여 년 전 레이크뷰 모텔 사건으로 큰 고통을 받는 펜션 주인들을 잘 압니다. 별명은 술래로 술래가 되어서 범인을 잡는다고 해서 술래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렇게 20여 년이 지나서 하윤경 배우가 이정은 배우로 바뀌기에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이렇게 변하나 할 정도로 쇼킹했습니다. 보통 같은 캐릭터가 다른 배우로 바뀌면 비슷한 면이 조금이라도 있어야죠. 없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인물인가 했네요. 미스 캐스팅입니다. 그럼 이정은 배우의 뛰어난 연기 실력이 나오는 구간이 많고 출연량이 많고 큰 활약 하느냐? 아닙니다. 폼만 잔뜩 잡다가 끝납니다. 마지막 화에서 큰 역할을 하지만 그냥 병풍처럼 서 있습니다. 이 다른 배우 캐스팅 때문에 윤계상이 20여 년이 지나서 전영하가 되는 건지 착각을 했네요. 그런데 전영하는 약사 딸이 있어서 또 아닌 것 같고 유일하게 20년을 관통한 캐릭터라서 다른 배우를 기용한 것 같은데 이로 인해 괜한 오해를 사게 하네요.
펜션 주인 전영하도 그렇습니다. 아니 이 드라마의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인데 행동 하나하나가 답답합니다. 마치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고구마 200개를 먹는 느낌의 캐릭터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모니터에 대고 제발! 경찰에 신고 좀 하세요.라고 할 정도로 경찰에 신고를 안 합니다. 자기 딴에는 살인 사건이 나면 펜션 문을 닫아야 한다고 지레짐작을 해서 그런 것 같은데 이 생각 하나 때문에 광년인 유성아(고민시 분)을 내쫓지 못합니다.
초반에 펜션을 버리고 숲에서 캠핑을 하는 모습에 헛웃음만 나옵니다. 그냥 경찰에 가택침입으로 신고하면 되는데 유성아가 여기서 자기 아들 살해 했다고 말해 버린다는 협박에 당해서 펜션을 두고 도망칩니다.
고민시가 연기하는 유성아는 소시오패스입니다. 사람들과 감정 교류도 가능합니다. 심지어 펜션 사장 전영하와 밀땅도 하고 같이 식사도 합니다. 그렇다고 힘이 대단히 쎄지도 않습니다. 같은 여자에게 끌려 다닐 정도로 약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전영하가 때려잡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려다 몇 번 맙니다. 그러면 그때라도 경찰에 연락을 해야 하는데 안 합니다.
유성하는 부잣집 딸로 돈 걱정을 안 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건 모두 제거하려 하고 자신이 갖고 싶은 건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래서 펜션 사장에게 펜션을 팔라고 하죠. 보고 있으면 펜션에 집착하는 이유가 자기 그림 그릴 때 좋은 영감을 준다고 하는데 너무나도 막무가내입니다. 경찰에 신고 못하는 펜션 사장의 약점을 가지고 노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구상준의 아들 구기호(박찬열 분)도 가족의 복수를 위해서 직접 총기를 제작해서 지향철을 죽이려고 합니다. 이 인물과 전영하가 엮이는 과정이 좀 부자연스럽습니다. 2개의 서사가 어떻게 엮일까 했는데 윤보민 경찰의 사진 때문에 역이더라고요. 그렇데 둘이 만나서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한 팀이 됩니다. 그런데 이게 끈끈함이 약간 있긴 한데 구기호가 만든 총과 총알이 필요했던 도구로 소모되는 것 같아서 아쉽더라고요.
경찰에 신고 좀 하시라고요! 답답함만 가득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미장센이나 '큰 나무가 쓰러졌다 쿵하고 소리가 났을까? 안 났을까?'라는 내레이션을 매화 넣는 등의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꽤 노력하고 미장센은 꽤 좋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답답한 행동에 화가 날 지경입니다. 펜션 주인은 경찰 포비아가 있는지 신고를 안 합니다. 이런 주인공을 영화 <목격자>에서 봤는데 여기서 또 보네요.
경찰이 인지를 하고 수사를 했는데도 말도 안 되는 사건 진행에 또 경악을 하게 되네요. 무능한 경찰까지 등장하니 혼미할 정도로 재미가 지하 20층까지 내려갑니다.
나를 위해서 남의 고통을 모른 척하지 말자?
메시지는 있습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 남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지 말자. 펜션 사장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알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습니다. 그걸 잘 아는 광녀 유성하는 또 펜션을 찾아옵니다. 펜션 사장의 성향과 약점을 알고 그걸 이용해서 파고들죠. 만약 펜션 사장 전영하가 레코드판에 튄 피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으면 사건 수사에 들어가고 DAN 감식을 통해서 유성하를 검거했을 겁니다. 그러나 펜션이 뉴스에 나오고 펜션에 손님이 끊길까 봐 신고를 안 해서 이 사달이 났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네요.
그러나 너무 느슨한 전개와 개연성 없는 진행. 어설픈 살인마의 모습과 그런 인간과 밥을 먹고 일상적인 대화도 하는 등 보다 보면 밀땅을 하는 게 합당한가?라는 생각만 드네요. 유일하게 상식적인 인물은 세탁소 사장이 아닐까 할 정도입니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가 드라마 제작까지 할 수 있었는지 넷플릭스가 감이 많이 떨어졌네요.
별점 : ★ ★
40자 평 :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물 없이 고구마 300개 먹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