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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강조하는 넷플 더 인플루언서를 통해 느낌 무관심의 중요함을 깨닫다

썬도그 2024. 8. 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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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는 틱토커, 게임 스트리머,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등 한국에서 구독자가 많은 인플루언서 77명이 모여서 경쟁을 하는 또 하나의 콜로세움 예능입니다. 요즘 이런 경쟁 예능이 하도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좀 질리고 지칩니다. 물론 경쟁 구도가 재미를 뽑아내기 가장 쉬운 재미 구조이죠. 

 

올림픽도 다 경쟁이잖아요. 다만 경쟁을 통해서 1등을 가린다고 해도 1등과 꼴등이 상하위 개념이 아닌 함께 실력을 체크하고 겨루어서 다음에는 더 나은 나를 만들겠다는 다짐의 장소가 된다면 또 다를 겁니다. 패자를 조롱하는 것이 승자가 패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스포츠맨십이고 우리는 그 모습에 감동을 하게 됩니다. 

 

77명의 인플루언서와 배틀로열을 담은 넷플릭스의 <더 인플루언서>

더 인플루언서

벤처 기업이라고 했다가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합니다. 동일한 데 용어만 바뀌었죠.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영상 플랫폼과 SNS가 없던 시절에는 파워블로거라고 했고 SNS가 터지고 유튜브가 터지고 수많은 동영상 플랫폼이 구독자 기반으로 인기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통틀어서 인플루언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명한 블로거도 인플루언서이죠. 

 

그러나 이 인플루언서 전쟁에서 블로거들은 틱토커, 유튜브, 인스타그래머에 비해서 그 인기가 높지 않습니다. 블로그는 구독 기반보다는 검색에 기대는 플랫폼인 점이 블로그의 인기의 현실을 잘 담고 있습니다. 검색 결과 1페이지에 안 걸리면 블로그는 존재하는지도 모르니까요. 

 

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은 검색 기능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구독 기반이고 구독자가 많을수록 수익도 검색에 노출될 확률도 높습니다. 구독 기반의 장점은 참 많죠. 구독자를 보고 그 인플루언서의 인기를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이 구독자 기반으로 순위를 세우고 경쟁을 하는 예능이 넷플릭스의 <더 인플루언서>입니다. 

 

유명도 악명도 다 동일하다는 <더 인플루언서> 시선

더 인플루언서

77명에서 30명만 남기고 탈락 시키는 1라운드는 서로에게 좋아요와 싫어요를 누르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다들 좋아요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눈치 빠른 한 유튜버가 싫어요도 영향력 지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어그로를 끕니다. 그렇게 어그로를 끌어서 싫어요를 많이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치를 발표합니다. <더 인플루언서>는 좋아요와 싫어요는 동일하다고 판단합니다. 둘 다 영향력의 지표라고 생각하죠. 맞는 말이긴 하죠. 둘 다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이고 좋아요와 싫어요라는 액션을 유발했다는 자체가 영향력이긴 하죠. 그러나 우리가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좋은 쪽에서 영향을 받으려고 하지 안 좋은 쪽에서 영향을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돌아가려면 좋은 영향력을 주는 정면 교사 인플루언서를 지향해야지 나쁜 영향력으로 돈을 버는 쯔양님 사태에서 보여준 일부 사이버렉카의 나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는 있어도 따라 하려고 하지는 않죠. 

 

그래서 나쁜 영향력으로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은 광고가 붙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가짜 뉴스에 홀려 있는 후원에게만 기대서 더 나쁜 뉴스, 더 많은 거짓 뉴스를 만듭니다. 어차피 진짜인지 가짜인지 후원자들에게는 관심 사항이 아니고 내 귀에 달콤한 캔디 같은 내 생각이 옳다고 말해주는 유튜버가 필요한 것이니까요. 

 

역설적으로 무관심이 필요한 세상을 알게 해 준 <더 인플루언서>

더 인플루언서

1라운드는 무관심도가 높은 인플루언서가 탈락했습니다. 좋아요 든 싫어요 든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인플루언서들이 탈락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세상은 너무 관심들이 많아서 문제가 아닌가 하고요. 온갖 것에 관심들이 많은 세상이죠. 

 

하루에도 수 없이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블랙박스와 CCTV로 모든 것을 기록하다 보니 모든 것이 뉴스가 되는 세상이 됩니다. 뉴스는 그 뉴스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가치가 있을 때 유의미합니다. 물론 무의미, 유의미를 판단하는 건 시청자이지만 흔한 사건은 잘 다루지 않죠. 그럼에도 요즘은 모든 것이 뉴스화되어서 올라옵니다. 

 

심지어 길거리 지나다가 고인 물을 치고 나가는 차량 때문에 빗물을 뒤집어쓴 영상을 올려놓고 왈가왈부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언론은 모든 것을 논란화 시켜서 어그로를 끌어서 수익을 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참 피곤한 세상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이 관심이 없으면 무존재 하다는 <더 인플루언서>의 시선을 통해서 반대로 무관심한 존재들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기도 없지만 스트레스도 없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초연결 시대가 가져온 온갖 잡음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큰 고통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관심을 받으면 돈과 명예도 오르지만 스트레스도 엄청 올라갑니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의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도 그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온갖 악플에 시달리겠죠. 반면 관심이 없는 사람, 무존재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스스로만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무존재함의 자유로움을 아주 실컷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무존재함 또는 익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장점이겠죠. 

 

<더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시청자에 목숨 걸고 좋댓구알을 외치는 그들의 스트레스가 반면교사로 느껴지네요. 

 

마이 리틀 TV의 2024년 버전 같은 <더 인플루언서>

더 인플루언서

<더 인플루언서>는 재미가 없어서 보다 말았습니다. 3화부터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자 배틀을 하는데 이건 2015년에 MBC에서 한 '마이 리틀 TV'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10년 전 포맷을 그대로 이용하는 모습에 너무 안이한 생각으로 예능을 만든 것 같더라고요. 

 

여기에 장근석이라는 연예인이 치트키처럼 등장하는 것이나 틱톡이나 유튜브와 아프리카 TV는 플랫폼 스타일이 다 다른데 라이브 방송으로 배틀을 하는 건 육상 단거리 주자와 중거리, 장거리 주자가 함께 뛰는 것 같아서 공평하지 않아 보이네요. 
그리고 77명 중에 장근석, 빠니보틀, 대도서관 3명만 아는 인플루언서이고 나머지 74명은 거의 모르는 인플루언서네요. 저에게는 전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 아닌 분들이라서 지루한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향력이 아는 사람에게만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라는 것 같아서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인플루언서 잔뜩 모았지만 나에겐 영향력 일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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